2020년 12월 3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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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다
박대우
지역발전정책연구원장

  • 입력날짜 : 2020. 10.22. 19:49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폐렴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된 교통망과 24시간 멈추지 않는 인적·물적 교류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세계화가 가져온 신속성과 연계성은 바이러스 전파에 가장 최적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한 달 가량이 지난 2020년 1월9일, 지구촌을 혼란과 두려움으로 뒤덮었던 폐렴의 정체가 밝혀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이름 붙여진 이 폐렴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당장 하늘과 바닷길이 막히고 국경은 단절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도 힘들고 주변과 이웃에 대한 경계심마저 자연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실시간으로 확진자수와 동선이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로 전달되는 긴장감으로 인해 선뜻 집밖에 나서기가 두렵고 어느새 마스크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가장 심각한 상황은 따로 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게 버텨오던 서민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고용 안정성이 취약한 직종과 계층의 일자리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와 함께 사람의 몸으로 치면 실핏줄과도 같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의 도미노 폐업이 나타나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 역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빈곤층이 늘어나고 침체된 경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고강도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긴급생계자금으로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책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아무리 많은 지원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근본적인 경제 여건이 회복되지 않는 한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어려움이 취약계층과 빈곤층에게만 더욱 가혹하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만큼의 빈부격차가 생겨나고 있다.

당장 코스피 지수를 살펴보자. 코로나19로 극심한 공포 심리를 이기지 못했던 3월 중순의 코스피 지수는 1,439로 떨어졌고, 코스닥 지수는 666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불과 7개월이 지나지 않은 10월 중순의 코스피 지수는 2,400을 넘나들고 코스닥 지수 역시 860선을 오르내린다.

정부의 저금리 기조와 엄청난 재정 투입으로 시중에는 천문학적인 유동자금이 조성되고 이들 자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버블에 가까운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상단을 3천 포인트 또는 그 이상까지를 예상하기도 한다.

부동산 역시 최악의 경우 10년을 버티면 두 배로 상승할 것이라는 장담이 들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현금이 풍부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재산 증식이 시작된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부의 쏠림과 분배의 왜곡현상은 늘 격변과 혼란의 시기에 만들어졌다. 특히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국가에서는 유독 심하게 나타난다. 지금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은 출렁이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빈부격차가 커지는 요인이 생겨난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많은 나라들이 재정을 확장하고 경기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머지않아 인간의 노력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극복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누군가는 더 깊은 빈곤에 빠지게 되고, 누군가는 빈곤 속의 풍요를 누리게 되는 모순이 드러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강력한 정책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정책을 펼치는데 있어서 시장을 누르고 이기려는 힘보다는 시장을 이해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겸손함이 요구되기도 한다. 시장은 정부가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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