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5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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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생각하는 갈대라고요?
여동구
전라남도민감사관

  • 입력날짜 : 2020. 10.26. 19:13
파스칼은 팡세라는 책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가장 연약한 존재이지만,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기에 존엄하다고 했습니다.

부처님은 우리 인간의 모습을 生·老·病·死의 사고(四苦)의 과정이라고 보셨지요. 또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苦海(고해·괴로움의 바다)라고도 하셨지요. 인간의 모습을 보고 부처님이 생각하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이런 말씀을 하실 수 있었겠어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낳아 주신 부모님이 계십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나의 아버님도 내가 집 밖을 나서면 ‘밥 먹고 가거라. 집 밖을 나가면 누가 물 한 모금 주는 사람 없다’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항상 여유 있게 나가야 한다. 교통사고가 났거나, 도로 공사로 인해 차가 막힐 수도 있으니 여유 있게 나서야 한다’거나 ‘아무리 급해도 막차는 타지 않는 법이다’라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전혀 귀에 와 닿지 않았지만 살아가면서 새록새록 이 말씀이 생각납니다. 모두 생각에서 나온 말씀이기에 인간은 위대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생각에는 바름이 수반 돼야 합니다. 바른 생각을 하려면 도덕과 윤리가 뒷받침 돼야 합니다. 그런데 도덕과 윤리의 기준은 지역·나라·사람·시대마다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위대하기는 하지만 생각이 바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아 괴로움이 많은 존재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을 비워라’ ‘욕심을 버려라’ ‘남을 위해서 살아라’고 하지만 그게 평생을 두고 되지 않습니다. 권력·명예·재산욕 등을 쉽게 버릴 수가 없습니다.

살다 보면 하루하루가, 지금 이 순간순간이 행복인데도 눈 한번 깜박하면 잊어버리고 권력을 계속 누리고 싶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식을 출세시켜 남보다 잘 살게 만들고 싶고, 재산을 더 많이 물려 주어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아 가게 하고 싶습니다.

자식이 능력이 미치지 못할 때는 아빠 찬스, 엄마 찬스로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그러지 못한 우리 대다수 부모님들은 능력 없음에 하늘만 쳐다 보며 자신의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카톡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오늘도 너무나 좋은 말들과 글들을 전해 줍니다. 고맙고 반가운 일입니다. 내 자신 그렇게 살아 보자고 다짐을 해 봅니다.

그러나 하룻밤만 자고 나면 너무 많은 괴로운 일들이 내 앞에 일어나 나를 슬프게 만듭니다. 오늘도 무사히 돌아 온 남편이나 아내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자식들이나 형제들로부터 전화가 걸려 오면 혹시 좋지 않는 일로 전화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가슴이 두근 두근 합니다. 몸이 아무리 아파도 자식들이 걱정 할까 봐서 부모는 웬만해서는 자식들에게 선뜻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어찌 우리가 살아가면서 좋은 일만 있으리요마는 부모 입장에서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살아 갈 날이 얼마 남지 않다 보니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쳐 주고 싶지 않습니다.

자식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들 모두가 오늘도 무탈하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 할 일입니다. 지금 현재 내 생활 하나하나, 모두가 감사할 일들입니다.

여기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安分知足(안문지족)해야 합니다. 뉴스에서 일반 서민들은 그럴망정 부와 귀를 함께 누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爲政者(위정자)들, 더 이상 서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야 합니다.

외무부 장관의 남편이 코로나 정국에서 미국으로 요트를 사서 여행을 간다고 미국으로 갔는데 자신의 아버지가 운명하셨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국민들과 자라나는 우리의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래도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위대한 존재일까? 하고 말입니다

가을입니다. 가을의 꽃은 단연코 국화입니다.

옛 선비들은 삶의 경험에서 가을이 되면 국화를 바라보며 삶의 교훈을 찾았습니다.

국화는 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는 봄·여름을 지나 늦가을에 서리를 맞으며 홀로 피어납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국화는 절개를 지키며 속세를 떠나 고고하게 살아가는 隱者(은자)에 즐겨 비유를 했지요. 국화를 傲霜孤節(오상고절)이라고 말합니다. 서릿발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외로이 절개를 지키는 꽃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국화를 잘 보십시오.

국화는 첫째, 서리가 내리면 많은 꽃들은 피었다 지지만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꽃이지요. 둘째, 시들어도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의연하게 끝까지 가지에 붙어서 향을 끌어 안은 채 枯死(고사)돼 가는 꽃이지요. 셋째, 강한 비바람에도 꽃잎이 낱낱으로 떨어지지 않고 가지에 마지막까지 붙어서 생명을 마치는 꽃입니다.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君子(군자)의 꽃이라는 말입니다.

어머니가 나간 사이 라면을 끓이다가 화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 중 동생이 하늘 나라로 떠났지만 억대가 넘은 성금이 모아졌다는 뉴스가 우리의 가슴을 훈훈하게 합니다. 가을에 노란 국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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