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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책임자 전두환 단죄 바랐는데, 아쉽다

  • 입력날짜 : 2020. 11.30. 19:15
전두환의 역사적 단죄를 바란 국민적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씨가 직접 출석한 가운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재판은 유죄 판결로 끝났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 기소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5·18민주화운동 기간 군의 헬기 사격을 인정했으며, 명예훼손의 고의성도 있었다고 봤다. 5·18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앞서 민사 소송에서도 재판부는 전씨가 5·18 발생 경위·진행 경과 등을 왜곡 서술, 항쟁 피해자의 명예를 해쳤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국가폭력 부인과 함께 독재를 합리화, 헌정질서를 무시하는 주장을 펼쳤다. 표현의 자유를 구실 삼아 역사적 사실을 덮고자 치졸한 변명으로 일관되게 썼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권력을 빼앗은 뒤 항공여단 기록과 군 전투 상보에서 헬기 사격 기록을 모두 삭제하거나 위·변조했다. 보안사령관 전씨는 발포와 헬기 관련 핵심 정보를 보고받은 사실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이날 선고는 사실상 전씨에 대한 마지막 사법적 처리이며, 특히 역사적으로 정립된 5·18항쟁의 왜곡행위에 대한 처벌이다. 그러나 재판과정, 전씨의 후안무치는 공분을 사고도 남았다.

광주에 도착할 때, 떠날 때 5·18 책임을 인정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집 앞에선 유투버를 향해 “시끄럽다 이놈아”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재판 중에는 또 다시 조는 모습을 보였다.

전씨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불출석했지만 골프를 즐기고, 12·12 쿠데타 가담자들과 고가의 회식 자리를 갖기도 했다. 형량이 관대하다는 일각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학살자이면서 피해자라고 우기는 전씨다. 광주 시민은 바라지도 않으나 단 한 번이라도 사과조차 없다. 이번 판결은 5·18 진상규명의 단초가 됐다. 역사와 정의를 바로세웠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지만 환영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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