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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의 '문화터치']코로나19와 광주청지수프로젝트

  • 입력날짜 : 2020. 12.03. 18:58
광주문화재단 빛고을시민문화관장
“여러분, 광주청지수프로젝트 대장정을 마무리합니다.”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힘차게 터져 나왔다. 몇 개월에 걸쳐 진행된 광주문화재단의 기술입은 문화예술교육 ‘청지수프로젝트(청소년지구수호프로젝트)’가 지난달 28일에 마무리됐다. 시작부터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안도의 박수였고, 잘 치러냈다는 우쭐함의 박수였다. 강사, 프로그래머, 스탭 등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다니. 정말 뿌둣했다.

윷놀이판에 ‘백도’란 게 있다. 백도를 당하면 첫 출발점으로 회귀해야 하는 놀이다. 백도 앞에 무너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해 백도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 삶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이겨내고 다시 나가야 한다. 그게 코로나19에 둘러싸인 우리들의 미션이다. 최선을 다해 그 미션을 수행했다. 기술입은 문화예술교육인 ‘광주 청소년들의 지구수호 프로젝트’(청지수프로젝트)가 그 중의 하나다.

한국문예회관연합회(한문연) 공모가 떴을 때 광주문화재단은 심혈을 기울여 기획에 나섰다. ‘기술입은 문화예술교육’이 시대 트렌드에 맞춘 신규사업인지라 떨리는 가슴으로 준비했었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라는 특장점을 살려 미디어아트와 공연예술의 융복합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단순히 놀이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아트의 개념을 이해하고 공연예술과의 융합을 경험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적어도 고등학생이어야 했다. 해서, 고1을 대상(1기 12차시)으로 삼았다. 그리고 학교 문화동아리를 섭외해 활동하고 광주청지수프로젝트를 생활기록부에 기재해 대입시 스펙으로 올려주려는 방안으로 설계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그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학교 등교도 힘든 처지에 체험활동은 언감생시였기에. 하는 수없이 중고등학생으로 열었고 개별 모집에 들어갔다. 이 과정이 만만찮았다. 절대 중도에서 포기할 수 없다는 각오로 나섰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과의 만남이 계속 미뤄졌다. 당초의 1기 12차시를 2기 6차시로 전환했다. 그게 코로나 상황에서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코로나가 살짝 물러나자 스타트를 감행했으나 이번엔 홍수가 났다. 프로그램 첫날 아이들이 오도가도 못했다. 다시 연기, 간신히 오리엔테이션과 1차시 활동을 마쳤으나 곧바로 코로나19의 심각단계가 됐다. 이젠 더 이상 늦출 수도 없었다.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활동을 이어갔다. 비대면을 생각지도 않은 기획이었으나 부득불 돌려야 했다. 모두들 죽을 맛이었다. 이걸 어떻게 비대면으로 하느냐고 성화였지만 결국 해냈다. 1기는 다소의 실험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2기는 완전히 달랐다. 1기 때의 시행착오를 거쳐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해서 깔끔하게 진행했다. 미디어파사드와 낭독극, LED영상과 그림자극 등 두 개의 파트로 나눠 진행된 프로젝트는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도 최상이었다.

어느 학생은 소감문을 통해 “여러 영상을 보며 미디어아트에 대해 알게 됐고 낭독극과 미디어아트의 융합 과정을 살펴보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온라인 영상 수업으로 진행하되 오프라인에서 1대1 수업으로 보완했다. 또 참가학생과 강사들간 단톡을 개설해 꾸준히 소통함으로써 비대면활동의 부족한 점을 메꿨다.

광주는 2단계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더욱 옭죄어온다. 더 현명하게 사는 법을 배울 때다. 올 한해는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매우 힘들었다. 일상과의 결별이 얼마나 아픈지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는 코로나19에 더 휘둘리지 모른다. 광주청지수프로젝트는 이제 끝났지만 상황에 파묻히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해가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 경험은 없어지지 않고 우리 몸 안에 흔적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광주청지수프로젝트는 계속되며 우리에게 교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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