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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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의 해 됐으면

  • 입력날짜 : 2021. 01.14. 19:45
김종민 논설실장
새해에는 달라질 줄 알았지만 변화가 없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언급처럼 ‘고차방정식’이 분명히 맞는 얘기인 것일까.

신문과 방송사는 2021년 신축년 이 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를 대상으로 앞다퉈 신년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연히, 빼놓지 않은 질문은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문제였다. 최대 현안인 때문인데, 여전히 평행선이다.

이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양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4자협의체 및 정부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공항 이전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민간공항과 군공항은 전혀 별개 사안이며 이미 확정된 민간공항 이전을 떠넘기는 것은 사실상 협약을 파기하고 국가계획을 위반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팽팽한 대치의 연속이다. 천년을 함께 해 온 공동운명체, 상생과 동반성장은 남의 얘기로 들린다.

논란의 중심이 된 4자협의체는 지난해 11월 첫 만남을 갖고 참여 인원 등을 논의한 이후 출범조차 못하고 차일피일이다. 당사자를 비롯해 국토교통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기구로 새 국면을 열어 줄 것이란 기대는 물거품이 됐으며 당분간 가동되기도 힘들 것 같다. 지역사회에서 반발이 있으면 중앙정부에서 어떤 묘안이 있다 해도 실현이 어려운 이유에서다.

1964년 개항 당시 광주군공항은 도시 외곽에 위치했으나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지금은 도심에 해당해 소음 피해와 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군공항 이전은 2013년 4월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추진되기 시작했다. 광주시는 특별법에 따라 2014년 10월 14일 국방부에 건의서를 제출했고 2016년 8월19일 ‘적정’ 통보를 받으면서 본격화했다.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이전대상지에 4천500억원을 현금 지원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에 혜택을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전 지역 선정의 첫 단계인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부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장기 표류 중이다.

공항 이전을 둘러싼 감정적 반목은 모두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毒)이 될 뿐이다. 특히, 메가 이슈가 된 행정통합이 새해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절박함이 크다.

비대해진 수도권에 대응해 전국 각 지역에서는 몸집 불리기가 한창이다.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대전·세종 등에서 통합 추진이나 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흐름에 뒤처지면 수십 년 이어진 지역 낙후의 시간은 연장될 수도 있다.

실제 1986년 11월 광주의 직할시 승격으로 분리된 광주시와 전남도를 합치는 행정통합은 관련 용역을 시작한다는 계획조차 안갯속이다.

꼬일대로 꼬인 공항 이전과 행정통합 이외에 광주와 전남을 두 쪽으로 갈라놓은 사안도 해를 넘겨 진행형이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이해관계 탓에 미로를 헤매고 있다.

2021년, 시도민들은 가깝게는 백년, 나아가 천년, 만년지계의 자세로 소통하고 화합해 줄 것을 바란다. 당면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동반성장할 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광주시와 전남도는 국가 비상사태에 다름 아닌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 대응,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 확보, 인공지능(AI)·블루이코노미 등 미래 먹거리 창출 등 적지않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휘발성 강한 문제들로 인해 그 빛을 발했다. 현안마다 터진 극단의 갈등, 흡사 ‘각자도생(各自圖生)’이었다.

민선7기 출범과 함께 상생의 기치로 손 잡았으나 민선7기 ‘빈손’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22년 지방선거, 이 시장과 김 지사에게 정치적으로 부메랑이 될 소지도 높다.

이른바 상생(相生)이란 서로 다른 것들의 공존이다. 진정한 공존은 있는 자와 없는 자, 더 가진 자와 덜 가진 자가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상생이 그리 어려울까 싶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포스트 코로나시대로 들어서는 역사적 변곡점의 해가 될 것이라며 모든 것을 재설정한다는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의 비상한 각오를 언급했다.

빚투 증시, 영끌 부동산 투자 등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향한 경고이지만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는데서, 작금의 광주시와 전남도의 상황에 대비해도 적절한 표현인 듯 하다.

광주와 전남은 천년을 이어온 한 뿌리다. 당장 눈 앞의 이익을 보기보다 원대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더욱 겸손한 자세로 민의를 받들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길 촉구한다. 그러면 ‘고진감래(苦盡甘來)’, 말 뜻대로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상 멈춤으로 서민경제가 무너지고, 부동산·집값 폭등 등으로 모두가 힘들었다. 2021년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우선으로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 공항 이전을 비롯해 지역 현안을 하나씩 풀어내야 한다.

지역주의에 매몰되지 말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한다. 광주·전남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책임감과 시대적 소명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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