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6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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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도어록이 작동되지 않아요” / 윤세민
이웃집소방관이야기 <12>

  • 입력날짜 : 2021. 01.24. 20:04
“문이 열리지 않아 갇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둘러 장비를 챙겨 현장으로 출발했다. 출동 중 신고자와 통화하니 다급함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렸다.

“남부소방서 구조대원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네~ 문이 열리지 않아서 갇혀 있는데 빨리 좀 와주세요!” 신고자는 출근을, 아이들은 등교를 못하고 있다는 울상의 목소리였다.

우리는 서둘러 문 개방 장비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로프와 안전벨트도 함께 챙겨 아파트로 올라갔다.

현장에 도착해서 보니 집 현관문 디지털 도어록 고장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팀장님 문이 고장 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신고자에게 비밀번호를 물어 시도해 보아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디지털 도어록을 파괴해야 하나?” 생각하는 순간 도어록 리셋을 해보고 안 되면 파괴하는 방법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행히 리셋 후 비밀번호를 누르니 현관문이 개방됐고 무엇보다 파괴로 인한 재산 피해 없이 문을 열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신고자와 학생은 다급히 나오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이런 일로 신고를 해서 죄송합니다.” 신고자 아주머니께서 고맙다는 인사를 연거푸 하셨다. “네~ 네~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시죠? 다행입니다.” 아주머니께서는 고맙다며 집 안에 귤 한 박스를 통째로 가지고 나오셔서 감사하다고 우리에게 건네주려 하셨다.

이걸 보신 팀장님이 “괜찮습니다. 저희는 마음만 받겠습니다.” 그래도 안 된다는 아주머니께서 승강기까지 신발도 신지 않고 맨발로 나오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계속하셨다.

며칠 뒤, 아주머니께서 기어코 사무실로 떡과 간식을 한가득 보내셨다. 감사하다는 장문의 손 편지와 함께….

공무상 받을 수 없는 상황 설명을 아주머니께 수차례 말씀을 드렸는데도 또 이렇게 보내신 것이었다.

문은 쉽게 리셋 버튼 조작만으로 열렸지만 바쁜 아침 신고자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일이었던 것 같다. 출동으로 힘든 일도 많지만 감사의 표현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뿌듯하다.

<윤세민 광산소방서 첨단119안전센터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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