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숙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

“광주시립발레단만의 특별한 의미를 담은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소재와 표현력을 갖춘 컨템포러리 발레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어요.”

취임 2개월차에 접어든 박경숙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은 공연 준비와 업무 파악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선보이는 ‘Voice of Spring’은 박 감독이 총연출을 맡아 취임 이후 처음 선보이는 무대다.

“봄을 알리는 파릇파릇하고 참신한 공연입니다. 이번 작품이 힘찬 희망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역할을 하길 바라요. 젊음과 미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레퍼토리로 무대를 채웠습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박 감독이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해온 미디어아티스트 진시영 작가와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커튼과 조명으로 꾸며졌던 기존 무대와는 달리 발레 장면과 어울리는 배경이 미디어아트 영상으로 꾸며진다.

이화여대 무용학사와 체육교육석사, 한양대 무용학박사, 영국왕립무용아카데미를 졸업한 박 감독은 현재 광주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립발레단 수석단원, 한국무용협회 이사, 광주시립발레단 제2대 단장(1996-2002) 등을 역임했다.

회관으로의 20년 만의 복귀에 박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그동안 마음 깊은 곳에 어떤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아요. 회귀하는 연어처럼 이곳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강한 열망이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중대한 자리를 또 한 번 맡겨주신 만큼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으로 발레단을 잘 이끌어가고 싶어요.”

요즘 그가 제일 몰두하는 것은 단원들과의 조화를 이루는 일이다. 예전엔 단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발레단을 이끄는 가장 큰 요소였다면 현재는 구성원들과의 화합이 중요하다는 것. 아울러 공연에서의 ‘작품 분석’을 강조하는 박 감독은 앞으로 단원들이 자신의 기량을 아낌없이 표출해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무용수 자신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자기만의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개성 넘치는 무용수도 있어요. 작품에 맞는 캐스팅이 이뤄진다면 그 무대가 훨씬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끊임없는 ‘연습’입니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서만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자신감 있는 동작이나 테크닉을 표현해낼 수 있어요.”

그간 발레단이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 고전발레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한 단계 나아가 동시대를 표현하는 컨템포러리 발레나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드라마틱발레 등 다양한 발레 장르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무용사적으로 훌륭하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또 고유한 레퍼토리를 개발해 우리나라 발레계에 광주시립발레단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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