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5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특별사면 열흘 만에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에서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과의 본격 경쟁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지역 정가가 조 원장의 정치적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혁신당에 따르면 조국 원장은 26-28일 광주·전남·전북을 방문한다.

조 원장은 26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을 찾아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하는 공개 일정을 소화한다.

5·18 민주묘지에서는 평소 강조해온 ‘K-민주주의’의 뿌리인 광주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김과 동시에 한계를 지적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할 가능성이 있다.

이어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해 특별사면 요청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옥 대주교와는 2024년에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조 원장은 “‘19년 사태’(이른바 조국 사태)를 겪기 전까지는 스스로 돌아봤을 때 솔직히 오만한 게 있었던 것 같다”며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가 되자고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의미의 불쏘시개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7일엔 조 원장의 수감 기간 중 사망한 고(故) 최홍엽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묘소를 참배하고, 전국 유일 혁신당 기초단체장 지역인 담양군을 방문해 정철원 담양군수를 면담한 뒤 전북으로 이동한다.

조 원장은 이번 호남 방문이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에 대해 25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자리에서 “그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앞서 민주당 측의 잇단 자숙·신중 요구에도 자신을 ‘좌완 투수’에 비유하며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번 호남 행보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본격 경쟁을 대비한 지역 기반 다지기 차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혁신당 서왕진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지금 호남은 민주당이 그동안 게을리했던 진보 개혁 진영 내부 혁신과 역량 강화를 절실히 기대하고 있다”며 “혁신당은 중앙정치에서는 민주당의 왼쪽 날개로, 호남에서는 철저한 혁신 경쟁으로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조 원장은 민주당의 거센 비판을 의식했는지, 문화인과 청년 간담회 일정을 잡은 전북과 달리 광주·전남에서는 일반 시민과의 공개 만남 일정은 없다.

대신 광주·전남 방문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 때 최일선에서 뛸 시당 관계자들을 비공개 면담한 데 이어, 혁신당 기초단체장 지역인 담양을 찾는 것은 결국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경쟁을 대비한 행보라는 게 중론이다.

전북에서도 최근 ‘차명 주식 거래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이춘석(익산갑) 의원의 지역구 익산에서 종교계와 청년들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어서 혁신당의 민주당과의 호남 경쟁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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