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뉴스데스크 > 사회

여성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오수배관실’
남구청사 관리맡은 캠코 “거기서 쉬라고 한적 없다”
노동자들 “근무지와 휴게 공간 멀어 임시방편 이용”
구청도 ‘모르쇠’…전면적 현장 점검·개선 조치 필요

  • 입력날짜 : 2019. 06.13. 19:32
남구청사 7층 남·녀 화장실 옆 오수배관실에 청소근로자들이 임시로 마련해 놓은 휴식 장소.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시설관리를 하고 있는 광주 남구청사의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 옆 오수배관실을 휴게실로 이용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하 2층에 별도의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근무 장소와 거리가 멀어 점심식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휴식 시간을 이 곳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휴게시설은 작업장 건물 안에 설치하는게 원칙이지만, 불가피할 경우에는 거리가 100m를 넘지 않고 걸어서 3-5분 안에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정부 지침과도 배치된다.

청소노동자들은 업무 특성 상 청사내 자신이 맡은 구역이 더럽혀 지거나 비품이 부족할 경우 수시로 채워줘야 하기 때문에 휴게실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7층 여성화장실과 남성화장실 옆면의 오수배관실에는 화장실 용품으로 보이는 비품들이 정리돼 있고 배수관 파이프 틈을 가림막이로 막고 바닥에 신문지와 종이박스를 차례대로 깔아놓고 열악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하는 실정이다.

청소근로자 A씨는 “혹시나 지정된 휴게장소가 아닌 오수배관실에서 쉬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아서 더 이상 말할 수 없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와 관련, 캠코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거기서 쉬라고 한 적도 없으며 관련해서 교육을 여러 번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청소하는 분들이 그곳에서 암묵적으로 쉬고 있는 건 알고 있지만 결국엔 이 문제로 시끄럽게 되면 피해를 입는 건 청소노동자들이다”고 덧붙였다.

남구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청사를 관리하는 캠코에게 관리비를 지불하는 과정에서 청소노동자들의 임금도 관리비의 일환으로 포함돼 있고, 모든 시설 관리는 전적으로 캠코에 있다는 것이다.

남구 관계자는 “청사 관리 및 청소 용역의 경우 전적으로 캠코에서 진행하고 있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에 캠코나 남구청 모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여서 안팎에서 비난을 사고 있다.

남구청사 건물은 지하 6층부터 지상 9층 규모로 청소노동자들은 모두 14명이다. 남구청은 5-8층을, 남구의회는 9층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8월 휴게공간이 없거나 부족해 쉴 공간이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사업장 휴게 시설·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소·경비노동자의 휴게실 설치·운영 실태에 대한 즉각적인 현장 점검 및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문철헌 기자


문철헌 기자         문철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http://www.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