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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늙어가는 나라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9. 09.04. 18:50
필자가 70대가 되면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노인천국이라고 한다. 노인들만 득실대는 나라. 2045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아질 전망이다. 통계청의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올해 77억1000만명에서 2067년 103억8000만명으로 1.3배 증가한다. 반면 한국 인구는 올해 5200만명에서 2028년까지 소폭 증가한 후 감소하여 2067년 3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현재 세계 인구 순위 28위에서 56위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인구는 즐어들고 고령인구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세계 인구 중 65세 이상 구성비가 올해 9.1%에서 2067년 18.6%로 증가하는 동안 한국은 14.9%에서 46.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때 되면 한국 인구의 거의 절반이 노인인구다. 우리나라가 2045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된다. 또 2067년에는 부양해야 할 노인이 일하는 노동자보다 더 많은 ‘노인대국’이 된다.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유소년·고령인구를 뜻하는 총부양비는 2019년 37.6명에서 2067년 120.2명으로 치솟아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65세 이상 고령인구인 노년부양비는 올해 20.4명에서 2067년 102.4명으로 5배로 급증하게 된다. 같은 기간 세계의 총부양비는 올해 53.2명에서 2067명 62.0명으로 증가하는 데 그친다. 노년부양비는 올해 14.0명에서 2067년 30.2명으로 증가한다.

2067년이면 일하는 노동자보다 부양해야 할 노인이 더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잇따른 인구정책 실패로 저출산 현상이 굳어지는 대신 수명은 크게 늘어나면서 노인 비중이 급속히 높아져서 늙은 나라가 되는 것이다. 지난 12년간 126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은 지난해 0.98명으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우리나라의 중위연령은 2020년 43.7세에서 2065년 62.2세로 급증한다. 2067년이 되면 중간 허리에 해당하는 중년층 나이가 62세란 얘기다. 중위연령은 총인구를 연령순서로 나열할 때 중앙에 있게 되는 사람의 연령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중위연령은 내년까지는 유럽(42.5세)보다 1.2세 높은 수준이지만, 2065년에는 유럽(47.6세)보다 14.6세 높아지게 된다. 세계 인구의 중위연령은 2020년 30.9세에서 2065년 38.2세로 상승한다.

전 세계에서 고령화 진행속도 1위, 전 세계에서 합계출산율 꼴찌. 국가로서는 정말 위중하고도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깨달아야 한다. 작년부터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져 세계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인구 급변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지 걱정이다. 인구정책이란게 빨리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특단의 대책은 나와야 한다.

이 시점에서 인구정책은 심각하게 되돌아볼 때다. 광주와 전남도 지역의 실태를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2017년 150만명이었던 광주 총인구는 2020년 149만명으로 감소한 후 30년 후인 2047년에는 126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총인구 180만명이었던 전남은 오는 2020년 176만명으로 감소한 후 2047년에는 161만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남은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빠른 2013년부터 이미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특히 전국에서 65세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전남(21.5%)은 2047년이 되면 46.8%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광주 고령인구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인구로 진입하는 202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오는 2047년에는 46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도 고령화가 심각한 광주·전남은 인구감소와 고령화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인구변화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고령화 추세는 향후 지역의 경쟁력, 성장잠재력을 약화시켜 저성장기조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지역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요해보인다. 인구변화 추세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 변화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지역의 성장동력 산업 등을 육성하고, 지역의 인력자본을 확충시키며, 살고 싶은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고령화 추세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재정 지출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생산인구 비중 감소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잠재 성장률을 높이려면 노인인구의 적극적인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늙어가는 광주·전남, 늙어가는 대한민국, 늙음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시대적인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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