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학생 특별전형
김경석기자 pius97@kjdaily.com
2004년 02월 09일(월) 00:00
내지역 학교에서 꿈을 펼친다
농어촌전형 통해 입학한 학생 성적우수
지방화시대 내지역 인재는 내 고장에서


경남 거창군 고제면 출신으로 지난 2002년도 대입에서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을 통해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입학한 소성욱(20·인문사회교육계열)군의 수능시험 성적은 정시모집으로 들어온 학생들에 비해 20∼30점 정도 떨어지지만 지난 2년간의 평점평균(GPA)은 4.3점 만점에 4.03으로 학과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거의 모든 과목에서 A 이상의 뛰어난 학점을 받은 것이다.
소군은 "농어촌특별전형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강의를 따라가지 못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오히려 농어촌출신이기 때문에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자세로 생활했다"고 말했다.
19일 서울대에 따르면 농어촌 특별전형 시행 첫해 입학한 신입생 86명의 평균성적은 2.8점대로 보통학생들과 다를바 없으며 성적우수자인 3.7(A-)점 이상도 5명이나 된다. 이처럼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의 성적이 기대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나 서울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입생 모집 지역할당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각 대학별 총정원의 3% 범위에서 운영되고 있는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의 규모를 5% 이상으로 확대하고 학과별로는 현행 10% 범위에서 최고 5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농어촌교육을 살리기 위한 해법의 하나로 자리잡은 '농어촌학생 대입 특별전형'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이란
1996년 대학학생정원령 제2조 3항과 지방자치법 제3조에 따라 도입된 농어촌학생 대학특례입학제도는 농어민의 복지증진과 더불어 궁극적으로는 농어촌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같은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농어촌 자녀가 본인의 의지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환경요인 때문에 교육적 기회가 제한되는 등 여러가지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어촌을 떠나지 않고 해당 지역에서 학교를 다닌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단순한 반사이익을 부여하는 제도는 아니라는게 교육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은 소외지역 거주 학생에 대한 교육적 보상의 차원에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농어촌을 사랑하며 농어촌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고급 인력을 교육·양성하는 차원에서 시행되는 제도라는 것.
이같은 도입취지의 바탕에는 농어촌이 항구적인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뜻이 담겨있다. 반면 도시지역 소재 농·수·축산계 고등학생에게는 농어촌학교 출신 학생과는 달리 별도의 지원조건을 각 대학들이 적용하고 관련 모집단위에 우대하고 있어 우려되는 부작용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가능한 학생은 누구
지방자치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읍·면(광역시·도, 도·농 통합시 관할 구역 안에 두는 읍·면 포함)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에서 3개 학년 전체 교육과정을 이수한 고교 졸업(예정)자로서 전체 재학기간 중 본인 및 그의 부모(사망·이혼 기타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부모는 제외) 모두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한 학생은 전국 각 대학이 실시하는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또 농어촌에서 부모와 동거하지 않고 부모 모두 또는 어느 한쪽이 도시에서 거주했더라도 지방자치법 제3조에 의한 읍·면 소재 초·중·고등학교의 12년 전체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특별전형 지원대상에 포함되며 고등학교 입학 당시 읍·면이던 행정구역이 재학중 또는 졸업 후 시·구의 동으로 개편된 경우에도 농·어촌으로 적용받는다.
최근에는 서울대를 비롯 일부 대학에서 지원조건이 까다롭다는 여론을 받아들여 중·고교 6년으로 낮추는 경우도 있어 각 대학별 입시요강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다만 농어촌지역 읍·면 소재 학교일지라도 과학고·외국어고·예술고·체육고 등 특수목적고인 경우와 고졸자격검정고시 합격자인 경우는 제외한다. 즉 전남 나주 금천면 오강리 소재 전남과학고 출신은 농어촌특별전형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도·농 통합시인 전남 순천시의 읍·면 단위 행정구역에 거주하며 읍·면지역에 소재하는 고교에 3년간 다녔을 경우,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으나 순천시내(행정구역상 동 지역)에 거주하며 순천시 소내 읍·면지역 고교 졸업(예정)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농어촌학생에 대한 효과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은 별도의 특별전형으로 지원한 농어촌 출신 학생들끼리만 경쟁하기 때문에 같은 점수대로는 일반전형 학생이 지원할 수 없는 우수대학이나 우수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이 유리한 점은 최근 시행결과로 보아 상위권 대학과 명문대학으로 갈수록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다만 의과대학과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등 의학계열은 1등급, 서울대·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등은 수능시험 2등급, 서강대 등 서울소재 중상위권 대학은 3등급 정도의 최저학력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에 지원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춰야 최종합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강원도 홍천군 출신으로 농어촌특별전형을 통해 입학한 뒤 줄곧 성적우수장학생에 선발된 인문대 박모(19)군은 "서울 생활이 힘들기는 하지만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있다"며 "일부 사립대학들이 알게 모르게 학교 등급제를 실시해 지방 학생들이 서러움을 겪고 있는데, 지역할당제가 도입되면 이런 점은 어느정도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대 한 교수는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일반전형 학생들에 비해 수능 성적은 낮을지 모르나 입학 후에는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하고 학업 성적도 뛰어나며 전공에 대한 애착도 강한 편"이라며 "특히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돼 있어 지역할당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과 과제
현 정부는 농어촌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어가 자녀의 대입 특별전형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교육부총리 자문기구인 농어촌교육발전위원회는 농어촌 자녀에 대한 대학입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대입 특별전형 비율을 현재의 3%에서 5%로 늘리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현재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통해 대학 모집정원의 3% 이내에서 허용하고 있는 농어촌 특별전형 선발규모 제한규정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행방법과 시행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대가 2005학년도부터 특기자전형, 정시모집과 더불어 지역균형선발제의 도입을 발표하고 교과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모집정원의 20% 범위에서 지역·사회·경제적 교육환경의 격차를 고려한 잠배적 인재를 폭넓게 선발하겠다고 농어촌교육의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 역시 농어촌 소재 고교를 자율학교로 지정해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고 교육과정도 자율운영하는 이른바 '지방명문고' 육성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이같은 정책들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제정을 미루고 있는 가칭 '농어촌교육발전특별법'이 하루 속히 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석기자 pius97@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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