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명품 파수꾼 사명감 갖고 일해" 오성수기자 star555@kjdaily.com

2005년 07월 18일(월) 00:00

구연수 우석실업(주) 회장
전통 굴비의 맛으로 멋을 내는 장인
3대에 걸친 굴비사업…업계 최고 전문가
열정·철저한 노력으로 안정 반열 올라

구연수 우석실업(주) 회장은 굴비업계 대부다. 굴비의 본고장 영광에서 3대에 걸쳐 굴비사업을 한데다 지금도 틈나면 시장이나 현지를 찾아 굴비를 이용한 맛과 멋을 추구하는 등 국내 최고의 전문가다.
지금은 빌딩임대업 등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으나 여전히 굴비 유통이 본업이다.
후덕한 인상 만큼이나 매사에 여유가 있고 열정과 대인관계가 원만해 지인들이 많다. 고향인 영광이 삶의 터전이자 여전히 사업의 구심점이지만 지난해 광주 상무지구에 빌딩을 완공한 이후에는 광주와 서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구 회장은 현재나 예전이나 굴비 사업을 천직으로 알고 있다. 굴비업은 3대에 걸친 가업인데다 굴비의 본고장 영광에서 가장 규모가 커 굴비유통에 남다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사실 굴비사업도 경쟁이 치열해 진데다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예년같지 않습니다. 다만 조상대대로 물려온 가업인데다,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이기에 남다른 애착과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어떤 상품 개발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짚어낸다. 또 지금도 종종 산지에서 직접 원료를 점검하고 상품개발 지도를 한다. 양질의 참조기만을 사용한데다, 영광군 백수면 광백사에 생산되는 천일염을 약 3년간 묵혀서 간수가 잘빠진 소금으로 간을 해 사용한다.
여기에 해풍 습도 일조량이 최적인 칠산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이용해 약 3~10일간 건조한 후, 전통 통보리 굴비(마른굴비)는 3~6개월간의 건조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그래서 전통의 맛을 이어오고 있다.
구 회장에게 굴비사업은 또다른 의미가 있다. 굴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 대표적인 먹거리지만 비교적 고가인데다, 가격과 맛이다양하고 손님들도 까다롭다. 여기에 워낙 브랜드 파워가 커 가짜 영광굴비와의 차별화 등도 신경써야 한다.
그래서 일까. 구 회장은 사업에는 꼭 일정한 주기가 있다고 말했다. "10년을 기준으로 했을때 3~4년간은 잘될 때가 있지만 3~4년은 아무리 열심해 해도 어려움을 겪고, 나머지는 현상유지를 합니다.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잘 나갈때 집중해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이는 쉬운것 같으면서도 실천이 쉽지 않다며,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인은 스스로의 관리에도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 신용과 믿음을 갖게하며, 원만한 대인관계가 사업의 필수다는 것.
구 회장은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해 2시간 남짓 운동을 한후 사무실에 출근한다. 사업의 규모나 비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지만 지인층은 두텁다.
지금은 특히 종친일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능성 구(具)씨 광주·전남 종친회장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대종회장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 친분이 각별하다.
지금도 한달에 1~2번 정기적으로 만나 운동하고 사업 자문을 받고 있다.
"사실 구자경 회장님의 성실하고 조상에 대한 정성스런 예를 갖추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겼습니다. 그래서 기업인이자 집안 어른으로 가장 존경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완공된 상무지구 9층짜리 쌍둥이 빌딩(상무트윈스)은 건물을 지을때 그의 성(具)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본떠 9층짜리 상무트윈스를 지을 정도로 종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고 또 많이 배우고 있다는 구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던 일로 지난 86년 12월께 굴비 판매를 서울 등 전국적으로 확대한 것을 꼽았다. 당시 까지만 해도 판매망이 원활하지 않는데다, 소비자들이 산지(영광)를 찾아 구매했지만 이를 상품화해 백화점 등에 납품하면서 전국적인 먹거리이자 서민적인 생선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한 것이다.
그러나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업종 특성상 직접 고기를 잡아야 할 때도 많아 생사의 고비에 선 적도 있었다.
지난 78년에는 고기잡이를 하던중 태풍을 만나 큰 곤혹을 치렀다. 잡은 고기를 바다에 던지고 구사일생으로 흑산도로 탈출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구 회장은 이때부터 한결 사업에 더욱 애착을 갖고 심혈을 기울였다. 하늘이 다시한번 기회를 준 것이다는 확신에서 였다. 그래서 종종 사업을 전환하고 싶을 때마다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하고 꾸꿋하게 참았다. 100여명의 직원들과 딸린 식구들을생각하면 어깨가 더욱 무겁고 큰 책임감도 느낀다.
구 회장은 지금은 굴비 사업을 차남에게 물려주는 과정이지만 여전히 직접 챙기고 중요한 결정을 한다. 굴비사업은 단순한 사업이 아닌 가업인데다 그의 혼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