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승부…10년만에 업계 정상'우뚝' 박준수기자 pencut@kjdaily.com

2005년 08월 01일(월) 00:00

한상원 동아에스텍 사장
자체 개발한'고규격 가드레일'로 1천억 매출 올려
"도전정신·신뢰가 성장 비결"…작년 8월 주식상장
"전문건설업 업역침해 심각…입찰수수료 폐지돼야"

전남 화순읍에서 사평방향으로 10여분쯤 승용차를 달려가다보면 동면농공단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겉으로 보기엔 여느 농공단지와 다름없지만 이곳에 우리나라 굴지의 철재가공공장인 '동아에스텍'(대표이사 한상원)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도로안전시설인 철재중앙분리대 및 노견용 가드레일과 교량용 방호책을 주요제품군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콘그리트옹벽을 대체하는 환경친화적인 강재 및 목재형 옹벽시설물과 강재 인공어초로 사업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동아에스텍은 지난 1996년 1월 설립된 회사로 역사가 고작 10년정도에 불과하지만 연간매출액 470억, 국내 시장점유율(20%) 업계 1위로 지난해 8월 상장된 탄탄한 중소기업이다.
동아에스텍이 오늘날 이처럼 유망 중견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한상원 사장의 성실한 기업경영과 부단한 기술개발 노력이 원동력이 됐다.
"제가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젊은시절부터 철물공사업에 수 십년간 종사해 오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도로안전시설물분야가 우리나라의 물류환경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도로 이용자들의 안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안전시설물에 대한 신기술개발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자는 뜨거운 열정이 동기가 되었습니다."
한 사장은 자체 개발한 수많은 특허기술이 도로현장에 설치됨으로써 안전한 도로를 만들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한편 더 나아가 도로안전정책을 변화시키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 큰 보람이라고 밝혔다.
동아에스텍은 1996년부터 도로안전시설물중 대표시설인 가드레일의 신제품개발을 시작으로 수 십건의 연구개발활동을 직접수행 또는 산학연 협동연구로 지속해오고 있다. 자체 개발한 기술로는 최근 5년간 약 1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고규격 가드레일이 대표적이다.
한 사장은 "기존 제품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모색 중 '굴곡을 한 개 더 추가하고 단면폭을 넓혀보면 어떨까?','충격흡수력을 높일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는 수 차례의 자문자답의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1년여의 이론검증과 시험을 거쳐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신기술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신기술개발의 집요한 관심과 사물의 관찰력이 신기술 개발의 시작점이며 신기술 개발이 곧 기업의 경쟁력을 증진할 수 있는 절대적인 요소라는 것을 현장경험을 통해 체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임직원들에게 사소한 아이디어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제안하도록 '직무발명 및 제안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실제로 수백만원의 포상금을 받은 직원도 있다고 소개했다. 동아에스텍은 자체기술력이 못미치는 부분은 공주대학교 및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등 각 대학과 연구기관과의 협력연구를 통해 신기술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매년 연구개발비로 3~5억원 가량을 투입해가며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에게 기업활동을 하면서 터득한 신념이나 경영철학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저는 청춘시절부터 30년 가까이 사업을 해오면서 누구나 그렇듯이 수많은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시공현장에서 직접 노동을 해야 했으며 거래처 확보를 위한 부단한 노력은 물론 운영자금 부족으로 금융기관을 수없이 드나들기도 했고 경쟁회사의 도전에 맞서 신기술 아이템 창출을 위한 고민들 속에서도 불면의 밤을 보내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고난들을 당당히 이겨내고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된 것은 일에 대한 열정과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도전정신으로 순간순간을 극복했던 것과 무엇보다도 사업가로서 중요한 대외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믿음과 성실로서 응대했던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늘상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을 길러나가도록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가족인 것처럼 고객을 대하는 기본자세 역시 가족을 대하듯 성심과 정성을 다해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사장은 기업인들 사이에 '골프 매니아'로 통한다.
"회사경영과 기술개발에만 진력하다보니 건강을 돌볼 겨를이 없어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시작한 골프가 지금은 매니아가 되었습니다. 지인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한 사장은 그러나 틈나는대로 책과 가까이 하는 '독서광'이다. "아무래도 CEO리더쉽에 대한 서적이 더 손에 잡히더군요. 최근 지용희 교수가 쓴 '경제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나다'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정신과 원리원칙에 의한 공정한 지휘, 거북선과 학익진과 같은 전법의 창안, 그리고 신상필벌을 명확히 한 부하관리의 모습은 도덕경영, 신기술 개발 및 혁신과 인재육성이 최대의 화두가 되는 지금의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봅니다".
끝으로 전문건설협회 전남도회장으로서 업계의 애로사항과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을 물어봤다.
"지역에서 발주되는 대형공사 가운데 지역업체의 공사 수행율은 30%밖에 되지 않습니다. 중앙부처의 외청 및 정부투자기관 공사 발주시 지역업체 활용은 극히 저조합니다. 이로인해 지역전문건설업체는 시공경험 축적기회를 상실하고 과당경쟁으로 저가하도급 부실시공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대형공사 발주시 지역업체가 의무적으로 일정율 참여할수 있도록 입찰공고에 명시하여 지역업체 참여율이 제고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또한 건설공사 발주에 있어 복합공사는 설계단계에서부터 무조건 관행적으로 일반건설업으로 발주하는 편의적인 행정으로 인해 전문건설 업역을 침해 당하고 있습니다. 다소 복합공사라하더라도 공사의 목적과 성질에 비추어 주공종이 전문공사의 경우에는 전문건설업으로 공사가 발주되어 지역경제활황에 도움이 되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 합니다.
이밖에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통해 징수되고 있는 입찰참가수수료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전자입찰로 행정업무가 대폭 절감돼 입찰수수료를 징수할 명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사무처리상 필요에 따라 행하는 사무에 대해 지나치게 과다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며 지역중소 건설업체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힘겨운 시장경쟁의 틈바구니속에서 지역 업체들이 살아나갈 수 있도록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중소건설업체를 위하는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이 절실합니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