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공학분야'세계수준' 박상원기자 clearpen@kjdaily.com |
| 2005년 09월 07일(수) 00:00 |
유전자 복구물질 개발땐'암 정복'기여
연구는 교육과 더불어 대학의 핵심적 기능 가운데 하나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이론적 기본 지식을 창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나아가 인류문화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역 발전을 견인하고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하는 지방대학의 연구 역량은 이제 대학의 경쟁력 차원을 넘어 생존의 잣대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와 경쟁하는 광주·전남지역 대학의 연구역량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광주·전남지역 대학의 각종 연구사업은 거점대학인 전남대와 조선대와 일부 4년제 대학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연구의 핵심이슈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전남대 한호재 교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세계 최초 플루토늄 화합물 초전도현상 규명(전남대 방윤규 교수), 세계 첫 노화-암 상관관계 규명( 조선대대 유호진 교수)등 등 열악한 연구여건속에서도 세계수준의 연구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전남대는 생명과학 분야와 광산업, 가전정보산업 관련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바이오기술과 IT기술이 융합된 BIT기술 분야(BIT 융합기술기반구축사업단)에서도 서울대와 부산대 등 전국 3개 대학이 산업자원부로 부터 240억원을 지원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서울대 황우석 박사로 대표되는 줄기세포 연구의 한 분야인 배아줄기세포 기능조절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호재교수(수의대)는 신장 근위세뇨관 세포의 초대 및 삼차원 배양법을 확립, 이 모델을 활용해 스테로이드 호르몬에 의한 세포증식, 세포방어 작용, nongenomic 경로를 통한 세포기능 조절 기전을 규명해냈다.
또 장기이식용 무균돼지 생리기능 모니터링법을 개발하고, 광우병 저항소 생산의 핵심원천기술을 제작했으며, 지난 2002년 배아줄기세포 활용기술 개발에 관한 연구로 과학기술부로부터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 대형과제에 선정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방윤규교수(물리학과)는 원자폭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기반으로하는 화합물의 초전도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 플루토늄이 인류복지와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물질임을 밝혀내는 등 우리나라 초전도 연구가 세계 최고수준임을 입증했다.
김정묵교수(농업식물스트레스 연구센터)는 식물의 꽃피는 시기를 조절하고 낮은 온도에서도 잘 견디게 해주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냈다. 김 교수는 애기장대(아라비돕시스)라는 식물에 분자유전학적 방법을 적용해 이 유전자가 저온 및 동결저항성을 높이고 동시에 개화시기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남대는 최근의 이같은 연구성과와 함께 이준행 교수(백신연구개발사업단)가 2004년부터 234억원(과기부)을 지원받아 암과 각종 감염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백신제조공정 및 원천기반기술·실용화 기술을 개발중이며, 세계 최초로 패혈증 비브리오균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전해독한 최현일 교수(장관계감염세균유전체연구센터)는 비브리오 패혈증 항균치료제 및 예방백신 개발의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또 올해 바이오하우징기술개발이 과학기술부로부터 지방연구중심대학 사업으로 선정돼 9년간 510억원을 지원받아 목재 황토 등 친환경 전통재료들을 천단공법과 융합시켜 새집증후군이 없는 획기적인 바이오 하우징 모델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조선대는 단백질소재 연구센터을 중심으로 내성세포 연구센터, 레이저응용 신기술개발 연구센터, 당뇨병 연구소, 김치연구센터, 치과용정밀 장비 및 부품 기술혁신센터을 특성화해 집중육성키로 하고 이 분야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기부·한국과학재단 지정 단백질소재 연구센터는 올해 2월 유호진 교수팀이 노화현상으로 신체내에 세포 분열기능이 떨어지면 유전자 복구 기능이 상실되고 이로 인해 통제할 수 없는 비정상세포 분열이 일어나 암 발생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로로 규명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유교수의 연구는 노화세포에서 왜 암이 발생하는 지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유전자 복구 조절물질을 개발하면 암 발생 억제제를 만들 수 있어 노화에 기인한 암 정복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치과용 정밀장비 및 부품혁신센터는 산자부의 지역혁신센터에 선정돼 내년부터 10년간 70억원을 지원받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치과산업체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치과산업을 광주시의 치의공산업 클러스터화해 최첨단 산업으로 발전시켜 2014년 세계 10대 치과대학, 치과기자재 생산의 메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조선대는 또 당뇨병연구소를 설립, 특성화하기로 하고 당뇨병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 시카고의대 당뇨병병 연구소장 윤지원 교수와 시카고의대 미생물, 면역학교실 전희숙 교수를 초빙해 당뇨병 연구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남대는 가상현실응용 기술혁신센터(윤인모 교수) 사업을 통해 3차원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3차원 역설계 등을 특화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상현실기법을 응용한 컴퓨터그래픽스기반의 분자모델링을 비롯 다중뷰 카메라방식을 이용한 원격의 3D 계측기술, 개발, 문화재원형복원을 통한 영상시스템, 3차원 스캐너를 활용한 야적원료량 측정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지역산업체에 장비 구축과 지원,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동신대는 지난 1999년 멀티미디어 컨텐츠 제작분야 최우수 대학 선정을 계기로 이 분야를 집중 육성, 고분자 유기발광소자 기술과 디지털 백업용 디스크 타이틀 분야를 연구 개발했다. 지난해 IT 협동연구센터를 설립, 향후 5년간 3백억의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디지털 컨텐츠 산업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산자부의 생물산업 산학연 협동연구 및 실용화기반 구축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생물농업을 비롯 바이오식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 종자은행을 설립해 약용식물의 장기보존과 연구을 통해 한약자원 식물의 보존과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광주전남 대학이 이처럼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역량을 높여가고 있지만 그동안 백화점식 연구소 설립과 방만한 운영 등 구조조정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뚜렷한 연구성과를 내지 못하는 연구소에 대한 정밀진단이 필요하며 이공계통의 고급 인력 수급과 열악한 연구 환경의 개선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학 수요자 감소와 글로벌 체제속에서 지방대학이 생존하기 위해선 경쟁력있는 분야의 특성화를 통한 연구역량의 축적과 기술 개발, 우수한 인력의 배출이 절실한 시점이다.
#유호진 교수
"유전자 조절 관여 물질 기능규명 최선"
"유전자 복구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된다면 암 발병을 억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전자 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물질의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세계적 과학기술 잡지인 네이처 세포생물학지 1월호에 '노화-암 상관관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논문을 게재한 유호진 교수(단백질소재 연구센터)는 이후 연구진행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유교수는 노화현상으로 세포 분열기능이 떨어지면 유전자 복구기능이 상실되고 이로 인해 통제할 수 없는 비정상세포 분열이 일어나 암 발생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동안 독성물질이나 늙은 세포는 스스로 죽고 거기에 새로운 세포가 자리잡도록 하는데 그 자살 프로그램에 고장이나 무한정 번식하는것이 암이라는 것이 기존학설이었다.
유교수는 기존학설을 뒤엎고 세포분열억제가 유전자 복구 시스템을 망가뜨려 암이 생기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로써 유전자 복구시스템을 복구하는 조절물질을 찾아내 그 기능을 규명하면 노화에 의해 생기는 암의 발생 억제제개발이 가능하는 것이다.
현재 그는 "유전자 복구시스템에 관여하는 50여가지 조절물질중 중요한 물질 몇가지의 기능을 밝혀냈다"며 "유전자복구 시스템의 작용원리를 규명해 조절물질인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대학 연구센터의 어려움으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에 대한 지원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배연구자들에게 "생명과학은 반드시 확실한 비전을 보장한다"며 "불안한 미래지만 안개속을 걸으면 그만큼 보이듯 신념을 가지고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한호재 교수
"세포 기능조절 메카니즘 밝히기 집중"
"줄기세포 연구에서 줄기세포 확립과 기능분화 연구도 중요하지만 세포의 기능조절 메카니즘을 밝혀야 치료 가능성이 열리게 되므로 이 연구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줄기세포 연구의 한 축인 세포기능 조절연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한호재 교수(수의대·39)는 자신의 줄기세포 기능조절 연구 동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현재 세포 기능조절 분야 연구는 배아줄기세포의 조절, 염색체 이상, 면역거부 반응, 안전성 검증 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세포 조절물질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실 현황을 소개하면서 국립대 연구소로 지원에 있어 균형과 안배도 중요하지만 특성화가 필요하다"며 "연구인력과 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교수는 "기초연구에서 원자재(바이오 신약)를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2년전 줄기세포 연구회를 결성해 정보교류 등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신장 근위세뇨관 세포의 초대 및 삼차원 배양법을 확립했으며, 이 모델을 활용해 스테로이드 호르몬에 의한 세포증식, 세포방어 작용, nongenomic 경로를 통한 세포기능 조절기전을 규명해냈다.
한 교수는 지난 93년 전남대 교수로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총 109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99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6년간 국제 SCI급 학술지에 70편, 국내 학술지에 18편 등 총 88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상원기자 clearpe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