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과 함께 외길 40년…멋을 아는 기업인 오성수기자 star555@kjdaily.com

2006년 02월 06일(월) 00:00

이용현 세왕정밀 사장
빈틈없는 일처리 신뢰높아 지인층 넓어
여행·사진촬영 등 삶을 즐기는 낭만파
　이용현 (주)세왕정밀 대표이사는 지역 기계부품 업계의 대부다. 40여년간 철과 함께 외길를 걸어온데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모범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작가로도 활동하는 등 멋을 아는 이 사장은 인생을 즐기면서 산다. 그래서 인지 늘 여유가 있고 자신감이 넘친다.
　일반 제조업에 비하면 매출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돈과 재물에 대한 욕심이 적어서 인지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틈나면 국내외 여행을 즐기며,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밤을 꼬박 세우기도 한다.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하남 산업단지 방향으로 향하는 오른쪽 편에 자리잡은 (주)세왕정밀(대표 이용현)은 기술력이나 회사 규모면에서 대표적인 업체다. 지난해 말 완공된 130여평의 세왕정밀 공장은 업계에서는 제법 큰 축에 꼽힌다.
　아직 채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1층 공장에는 각종 제품의 가공으로 쉴틈이 없다. 고로나 채석장 등에서 사용되는 밀러롤러(mill roller) 등이 주력 제품이다. 제품 특성상 정밀성을 요구하는데다 대부분 수작업이 요구되지만 근래들어서는 각종 선반 기기의 발달로 기계화도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일반 수치제어선반인 NC선반과 기어 수치 등의 설비를 갖추고 있는 세왕정밀은 조만간 대표적인 첨단 장비인 자동수치제어기인 CNC선반을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업계 특성상 대부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랫동안의 연륜과 한 우물만을 고집해 기술력 만큼은 웬만한 중견기업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세왕정밀은 업계의 다른 회사와 달리 연간 물량이 확보돼 경영이 매우 안정된 편이다. 더욱이 거래 회사가 광양제철 등 대기업이 주류여서 업계에서도 부러워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 사장의 덕치 경영도 한몫 했다.
　적은 인원이기에 직원들을 한 식구같이 대했다. 지난해 퇴직한 한 사원은 30여년간 그와 같이 일했다. 지금도 일부 직원은 10년 이상 같이 일한다.
　"사실 저희 업계는 늘 인력난이 문제입니다. 할 일은 많은데 막상 일을 할려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젊은사람들은 힘든 일을 싫어하고 또 일부 직원들은 기술을 배우면 독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저는 그런 점에서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좀 나은 편입니다. 아마도 인복이 있었나 봅니다"
　지난 44년 일본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은 그 곳에서 보낸 후 한국으로 건너와 68년 수기동에서 동윤기공사를 설립한 이 사장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중 하나는 생활의 멋을 알고 즐기기 때문이다.
　여느 기업인처럼 일에는 빈틈이 없고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늘 여유가 있고 삶을 즐길 줄 안다. 각종 모임에서도 좌중을 압도하는 리더쉽과 믿음을 갖게 하는 실천이 함께한다. 그래서 인지 그를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이 사장은 사업이 안정되자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진 활동이다.
　지난 99년 취미로 시작한 사진은 이제 그의 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 부분이 됐다. 사진을 통해 그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열정과 여유 그리고 사진만이 갖는 진솔함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면을 즐기고 있다.
　"사진을 찍으려면 일상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의 내면을 볼수 있습니다. 또 늘 자연과 함께 하기에 스트레스를 풀수도 있고요. 그러나 사진은 무엇보다 하면 할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새로운 면이 나타납니다. 시각을 바라보는 면도 다르지요"
　사진에 매료된 이 사장은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2000년에는 전남대학교 사회교육원 사진과정에 입학하기도 했다.
　사회교육원 강의에서 이 사장은 부인 장점숙씨와 열정적으로 참여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이같은 그의 노력과 주변사람들의 권유로 이 사장은 회갑인 지난 2004년 7월에는 무등갤러리에서 '철과 함께 한 40년 세월' 이란 주제로 사진전을 갖기도 했다.
　사진전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막상 사진을 시작할때의 작은 바램이었던 전시회를 회갑을 맞아 가졌기 때문이다.
　"사실 사진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사진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사진은 그야말로 예술 자체 였습니다. 이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그의 집과 사무실에는 그가 활동한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이 사장과 막역한 친구인 서양화가 우제길씨는 사진전을 축하하면서 "평생동안 정밀 기계업에 종사하면서 한편으로는 지루했을 그의 삶에 스스로가 찾아낸 여유로움이 더 가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진 활동은 부인 장점숙씨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했다. 함께 산행도 하고 함께 사진촬영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여행을 좋아한다. 국내외 가리지 않고 여건만 되면 여행을 떠난다. 가능한 부인과 함께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그렇지 않을때도 많단다.
　"여유를 가져보세요 그러면 새로운 세계가 보입니다. 그것이 인생이지요"
#이용현 사장은
　1994년 일본 나고야 출생
　1968년 동윤기공사 설립
　1987년 세왕정밀 확장
　1999년 전남대 경영대학원 34기 수료
　2002년 전남대 경영대학원 34기 동창회장 역임
　2004년 광주 신록사진촬영대회 입선
　(현)세왕정밀 대표
　(현)한국산학협동연구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