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트예감 '상이오디주' 세계명성 얻는다 |
| 2006년 11월 29일(수) 00:00 |
저온발효숙성 상황버섯 첨가해 뒷 맛 깨끗
배즙과 오디 희석…최소 90일~1년 숙성 거쳐
출시 3년째…마케팅 한계 손익분기점 밑돌아
과실주 시장이 포화상태다. 가공산업이 발전하면서 각종 농산물을 이용한 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 어느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한 주류시장에서 과실주가 자리잡기는 쉽지 않다. 반면 틈새시장을 공략해 당초 기대 이상의 효과는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이오디주가 대표적이다.
뽕나무 열매로 빚은 상이오디주는 건강와 웰빙을 매개로 과실주 시장에 선보인 후 급신장하고 있다.
나주배와 오디 상황버섯 등을 주원료 해 저온 발효 숙성해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오디에 의해 빛깔이 곱고, 유기산이 적어 시지 않으며, 달콤하고 먹기가 편해 술에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들도 좋아한다.
나주시 봉황면 일원. 배의 주산지 답게 주 과실작목은 배다. 배를 이용해 만든 배로와인등 각종 과실주도 유명하다.
그러나 경쟁력이 문제였다. 부가가치가 낮아 수익이 적었다. 이에 지난 2003년 나주 봉황농협 직원들은 신제품을 개발키로 하고 시장조사와 연구를 병행했다. 지역의 배를 대량 소비하면서 신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전국의 주요 농촌지역을 샅샅이 돌아다녔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상이오디주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의 주산지는 아니지만 배즙과 오디를 희석해 오디주를 만들면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오디주의 주성분은 배가 90%, 오디가 10% 비율이다. 배를 착즙에서 즙으로 발효시키고 여기에 오디성분을 추가했다.
여기에 상황버섯을 소량 첨가했다. 뒷 맛이 깨끗하고 술을 마신 다음날 두통이 없는 것도 상황버섯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신 물이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이같은 상이오디주는 맛과 향에서 프랑스산 유명 와인을 능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 오디주는 지난 2004년 농협중앙회로 부터 '2005년도 히트예감농산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농협중앙회는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는 농산물 25가지를 선정한 결과, 창의성과 고부가가치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오디주를 1위로 선정했다.
그러나 나주는 오디의 산지는 아니다. 오디는 전국에서도 남원과 장수 영천지역 등 일부에서만 재배된다. 그래서 봉황농협은 남원 양잠조합에서 오디를 구입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디주는 배로 만들 술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특히 선물용으로 각광 받으면서 명절때는 수개월 전부터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오디는 동이보감에 뽕나무의 정령이 모여 있으며, 당뇨병에 좋고 오장에 이로운 열매로 기록돼 있다. 또 눈과 귀를 밝게 하며 정력을 돋구고 백발을 검게 만든다고도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오디를 찧는 즙은 달려 설탕 계피를 넣고 누룩을 술을 담가 먹기도 했다.
제조는 즙을 낸 배와 오디를 함께 넣어 주스로 만든다. 그 액체에 상황버섯 분말을 만들어 소량을 첨가한다. 이 원료에 알콜발효 효모를 넣어 14일간 발효과정을 거친다. 발효시 주의해야 할 점은 저온은 유지해야 하는 것. 발효시 온도 유지에 신경쓰지 않으면 술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어 최소 90일 이상 최장 1년 정도의 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맑게 뜨는 액체가 여과와 순화 과정을 거쳐 오디주가 만들어 진다.
그러나 개선점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마케팅이다. 과실주 시장이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봉황농협도 예외는 아니다. 최소 연간 매출이 13억원 정도는 돼야 손익분기점인데 현재는 10억여원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근들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주몽 드라마를 의식해 '주몽오디'도 선보였다. 한시적이지만 마케팅을 다양화 하기 위해서다. 또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서울 농협물류센터에서 시음회를 하고 있다. 봉황농협은 시음회의 효과가 좋아 앞으로는 서울과 부산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나주시의 협조를 얻어 전시장을 만들어 나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 박찬기 봉황농협조합장
"과실주 시장 경쟁 치열 나주시 지속적 지원필요"
"과실주 시장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매우 어렵습니다. 농가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고, 농협중앙회에서도 지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박찬기 봉황농협조합장은 "과실주 시장이 대기업의 자금력과 기술력 등으로 장악되고 있어 자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나주시의 지속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즉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를 대량으로 소비해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자치단체의 일정한 지원이 이뤄질 경우 더욱 큰 효과를 낼 것이다는 주장이다.
박 조합장은 "과실주의 제조 기준이 완화되다 보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다"며 "오디주의 경우도 산사춘에 이어 최근 부안군이 지역 특화작목으로 선정, 18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의 오디주 공장 라인을 신축중이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조합장은 "마케팅 강화를 위해 현재 서울에 한정된 시음회도 내년에는 부산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고 소개했다. "시음회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이 높은 대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조합장은 "해마다 매출이 오르고 있지만 아직도 손익분기점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판매 확대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 하겠다"고 말했다.
#오디는…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노화억제물질인 C3G, 고혈압 억제물질인 루틴, 유리당 성분 조성 및 혈당저하 성분인 1-DNJ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또한 오디속에 존재하는 당분은 과당과 포도당 만으로 조성돼 있어 설탕을 배제시켜야 하는 당뇨환자식 등의 식품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소재다.
동의보감 탕액편(湯液篇)에는 까만 오디는 뽕나무의 정령이 모여 있는 것이며, 당뇨병에 좋고 오장에 이로우며, 오래 먹으면 배고픔을 잊게 해준다고 했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은 건강기능성 성분을 다량 함유한 오디 유망 뽕 품종 44 계통을 선발해 이를 이용한 오디술, 오디즙, 오디음료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오성수기자 star555@kjdaily.com /나주^김인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