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참기름으로 세계시장 공략 올 매출 50억 목표 기계 한대 직원 1명서 10년만에 종합식품회사로 성장 |
| 2007년 01월 19일(금)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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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산구 우산동에 위치한 (주) 밀알식품(대표 김영숙)은 주부의 입장에서 내 식구에게 먹이는 음식을 만드는 마음으로 '먹거리 전쟁'시대를 10여년간 헤쳐온, 작지만 강단진 기업이다.
지난 95년 호남권에서는 최초로 전통 압착식으로 참기름을 생산, 10년만에 국내외 시장에서 연매출 30억원을 올리는 종합식품회사로 발전한 밀알식품의 첫 출발 역시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주부였던 김 대표 스스로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사먹는게 힘겨웠기 때문. 주부로서, 먹거리 시장의 소비자인 주부들의 심리를 꿰뚫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업으로 확장된 셈이다.
밀알식품의 주력 상품인 참기름은 10년전만해도 주부들이 사먹기를 꺼려하는 대표적인 식품이었다. 방앗간에서 직접 참깨를 짜내는 것과 똑같이 만들어 주부들이 참기름도 쉽게 사먹을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이 그 출발. 대량생산은 힘들지만 일일이 사람의 손길을 더해 맛과 향을 살리는 재래식 압착 방법으로 차별화를 뒀다. 전통을 고수하며 정직과 신뢰,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처음 10평의 공간에서 기계 한대에 직원 1명으로 시작했지만 밀알식품의 참기름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서서히 주문이 늘고 전국으로 판로가 확대, 공장도 급성장했다. 지금은 400여평의 공장에 20명의 직원이 주야로 기계를 돌려야 주문량을 맞출 수 있을 정도다. 하루에 소화하는 물량은 참깨 2톤에 참기름 2천병. 여기에 들기름, 볶음깨, 고추가루, 들깨가루, 찹쌀가루, 흑선식, 미숫가루, 청국장분말, 콩가루, 엿기름, 보리차 등 20여가지 상품을 더해 종합식품회사의 면모를 갖췄다.
100% 국내산 참깨로 만든 참기름과 들기름류는 품질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기농 매장에 들어간다. 밀알의 참기름은 고소하고 진한 맛이 특징. 대기업의 대량 생산방식으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특유의 맛과 향이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납품처도 대형 마트와 농협 등 전국의 대형 매장 70곳으로 확대됐다. 또 한국음식업중앙회 각 지부와 납품계약을 체결했고, 볶음참깨는 군납업체로 선정돼 전국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밀알식품만 찾는 마니아들을 위해 우편 판매도 실시, 판로를 다각화해 매출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는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듬해 8월 처음으로 미주시장을 개척한데 이어, 중국 등 동남아를 대상으로 수출 여부를 꾸준히 타진하고 있는 것. 대기업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중소기업의 설자리가 적은 국내와는 달리 해외시장은 품질만 뛰어나면 대·중 기업간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먼저 선점한 업체가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03년 美 FDA 등록후 미주 시장에 진출한 이래 매년 참기름을 비롯한 농산물 가공식품으로 연 30만불을 꾸준히 수출한데 이어 홍콩 중국 등지에서도 한국 참기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 수출 시장은 넓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밀알식품이 올해 수출과 내수를 통틀어 세운 매출 목표는 50억원, 지난해에 비해 66.6% 신장을 각오하고 있다. 상반기에 고삐를 조이고 뛰면 목표 매출액을 무난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명실상부한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을 목표하고 있다. 농산물 가공식품에 김 미역 등 수산 가공품을 상품화해 품목을 다양화하고 기술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일 참이다. 주력상품인 참기름 시장이 한계가 있는 만큼 산학 연계를 통해 참기름의 미용적인 활용도를 모색, 올리브유에 버금가는 상품으로 만드는게 목표다. 참기름을 먹는데 그치지 않고 올리브유처럼 바르고 마사지하는 용도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기술 연구 개발사업인 산자부의 RIS 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대표는 "참살이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언제 어디에서나 믿고 먹을 수 있는 웰빙 자연식품을 제공하는 게 우리 회사의 목표"라며 "광주 전남지역 최고의 식품메카로 세계를 누비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광주시장 표창(2001), 한국산업안전공단 '클린 사업장' 지정 및 상표등록 출원(2002), 중소기업청 선정 수출유망중소기업(2005), ISO9001·ISO14001 인증획득(2005),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상 수상(2006).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며 한단계 한단계 밟아오른 밀알식품. 세계를 향한 그들의 꿈이 이뤄질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가족건강 채기는 주부의 마음으로 제품에 정성쏟아"
밀알식품 김영숙 대표
"내가 먹을 수 없는 식품을 시장에 낼 수 없죠."
주부에서 중소기업 사장으로 변신한 김영숙 대표는 누구보다 주부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식구들의 건강을 위해 까다롭게 먹거리를 고르는 주부들 입장에서 제품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한다.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다짐한 각오를 잊지 않는다.
김 대표를 보면 동네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주부같다. 하지만 직접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영업 일선을 뛰고 직접 해외를 넘나들며 수출을 성사시켜내는 걸 보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지 놀랍다.
비결은 진솔함에 있었다. 화려한 매너로 포장된 사업가라기 보다는 자신이 정성과 혼을 다해 만든 식품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진솔하게 다가서는 점을 바이어들이 먼저 알아줬다.
공장 운영도 남다르다. 전체 직원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실제 살림하는 40~50대 주부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이들이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연히 이직률이 없고, 직원들이 앞장서 품질에 최선을 다하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사업하면서 왜 어려운 점이 없었겠습니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무렵인 2000년에 불이 나 정말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했죠. 그때부터 영업을 직접 뛰고 시장 개척에 나섰어요. 시련은 사람을 더 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이젠 두렵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 상태에서 지금의 기업을 일궈낸 김 대표. 그에게는 앞으로의 10년이 더 중요하다. 황금돼지해,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환율, 금리 등 대내외적인 상황이 어렵지만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연초 지역의 수출개척단과 함께 미주시장을 찾아 바이어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 루트를 개발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간 것도 그 때문이다. "제품력은 일정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영업력을 발휘해야 할 때예요. 내가 얼마나 뛰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지 열심히 뛰어야죠." 다부진 각오로 세계를 뛰는 그에게서 중소기업의 미래가 엿보였다.
/글^김소연기자 sy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