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제' 왜 못하나 |
| 2007년 03월 01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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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은 매년 쑥쑥 오른데 반해 학생들 장학금은 오히려 줄고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이 그만큼 가중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올해 우리지역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률을 보니 일제히 6-12% 안팎으로 인상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는 다소 사정은 괜찮은 편이나 일부 사립대의 경우는 최고 5백만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분명 서민들로선 감당키 어려운 금액이다. 예를들어 한 가정에 대학생이 2명이라고 가정 해보자. 어디 기둥이 남아 나겠는가. 이처럼 끝없이 올라버린 등록금 문제는 이제 우리 서민들에겐 '질긴 가난'으로 다가서 사회 문제화가 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대학 등록금은 IMF 때를 제외하고 매년 5-10%씩 꾸준히 올랐으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껑충 뛰어버린 등록금도 문제지만 오로지 현금 납부만을 선호하고 있다는데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말하면 대학들이 '신용카드 납부제'를 전면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용카드란 말 그대로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것으로써 주로 없는 사람들이 분할 납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강점이지 않는가. 그런데 세계무역 10위라는 국가에서 신용카드를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아마 국제사회 그 누가 보아도 좀 덜떨어진 선진국, 아니 좀 이상한 나라로 비쳐질지도 모른다.
얼마전 대학을 합격하고도 뭉터기돈(?)이 없어 대학 입학을 포기한채 음식점에서 점원생활을 하고 있다는 여고졸업생을 TV를 통해 본적이 있다. 물론 그 여학생은 가난 때문에 끝내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해당 방송사는 '학력이 능사가 아니다. 꿈을 키우는 청소년'이라는 컨셉으로 프로그램을 짰지만 왠지 씁쓸했던 것만은 사실이었다.
엊그제 소비자모임에서 서울에 소재한 4년제 대학교의 등록금 납부현황과 신용카드 결제가능여부를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결과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조사대상 35개 대학교 모두가 현금납부만 가능한 것으로 확인 됐다. 단, 덕성여자대학의 경우 재학생에 한해 신용카드 결재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이 바로 서울지역 대학들의 현주소인데 우리지역 대학인들 더이상 두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이처럼 대학사회에서 신용카드가 문전박대를 받고 있는데 비단 어제 오늘 얘기 만도 아니다. 물론 신용카드 결제라는 것은 분명히 수수료 및 이자 등 '손실' 부분을 누가 떠안을지에 대한 주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카드납부제는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시행은 커녕 한 발자욱도 나갈 수가 없도록 구조가 돼 있다. 현재 정부의 방관자적인 자세는 누가 보더라도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등록금 수백만원을 마련하느라 전전긍긍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현금만 챙기는 대학들도 꼴사납기는 마찬가지다.
사실 정부는 그동안 신용카드 사용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 그 덕에 신용카드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일반화된 지불 수단으로 이미 정착 단계에 접어 들었다. 그런데도 정부가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등록금을 비롯한 각종 국세, 관세, 과태료 등 국고로 들어가는 돈에 대해서는 카드 결제를 외면하고 있으니 이해할 수가 없다.
국민이야 불편을 겪든 말든 세금만 걷으면 된다는 식의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 아니고 뭔가. 대부분의 지자체가 어려운 재정인데도 불구하고 지방세의 카드 납부를 허용하는 것만 봐도 정부의 권위주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고 남는다.
이제 부터라도 세금이든 등록금이든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카드 결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더구나 등록금은 서민 가계의 부담이 큰 점을 감안해 정부와 대학이 적극 나서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와 대학이 의지만 있다면 카드사와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수수료를 내릴 수 있지 않는가. 카드 수납을 시행하는 대학엔 재정지원 때 각종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수수료 일부를 지원한다든지 하는 방안도 있다. <bigbell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