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전당 논란 빨리 끝내라 |
| 2007년 03월 08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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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시작될 당시부터 거론되어온 케케묵은 문제들이 다시 거론되는 등 '백가쟁명'의 혼란이 느껴질 정도다. 지방비 부담 없이 순수하게 국비로, 그것도 8천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인 만큼 이처럼 날로 첨예해져가고 있는 논란을 지켜보는 광주시민들의 시선에서는 걱정과 우려가 짙게 느껴진다.
우선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부상하면서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광주시나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던 문화관광부 추진기획단장의 사표수리가 그 계기로 꼽힌다. 그동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과 관련해 지역사회로부터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됐으나 기획단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기획단에 대해 쌓여있던 불만들이 기획단장의 사퇴를 계기로 일거에 분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그 진위여부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그 보다는 지역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에 대처하는 우리 지역 특유의 문제의식에 주목하고 싶다. 지역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에 대해 수백 가지 의견은 있으되 이를 한 목소리로 집약해내는 결집력 부족이 그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에 대해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 내는 데만 열중할 일이 아니라 이를 한 목소리로 집약해내는 결집력을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그동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을 도맡아 추진해온 추진기획단에 대해 '독선적'이었다고 평가하는 이면에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결집력 부족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의 핵심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문화관광부는 이미 3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국제건축설계공모를 통해 재미교포 건축가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해놓은 상태다. '빛의 숲'으로 이름 붙여진 이 당선작은 지상으로 솟은 건물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건물을 지하공간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5·18의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공간의 구성과 자연광의 구사가 뛰어난 작품'이라는 게 문화관광부의 설명이다.
지금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논란의 요지는 바로 '모든 건물이 지하로 배치되는 문화전당으로는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문화전당이 지하에 배치된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쯤은 금방 알 수 있다. 지하에 건립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랜드마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문화전당을 '빛의 숲'으로 선정하기까지 추진기획단이 광주시민들의 여론이나 각계의 의견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라는 지적은 여기서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이렇게 몰아 부치기만 하면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 다양한 의견제시를 막아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를 집약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수적이다. 끝없이 의견만 낼 일이 아니라 가닥을 추 스리는 일이 더 중요한 것이다. 특별법의 발효를 앞둔 지금 그 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