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무해 맞는 6월 민주항쟁과 의미 |
| 2007년 03월 15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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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발발했던 6월항쟁은 '6.10민주화운동'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분명 시민운동의 표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국민의 단합된 힘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독재 정권으로 부터 항복을 이끌어낸 획기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사실, 5공화국은 중앙정보부같은 정보통치기관이 판을 치고, 말 한번 잘못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고문을 당했던 시기가 아니었던가.
6월항쟁은 이 5공화국의 말기쯤인 1987년 1월14일 물고문으로 서울대생 박종철군의 사망사건이 터지면서 비롯됐다. 그야말로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된셈이다. 이런 흐름에 위기를 느낀 당시 전두환 정권은 4월 13일, 이른바'호헌조치'를 발표 한다. 이에 국민들은 더욱 큰 분노를 느끼던 중 또다시 6월 9일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다시 발생했다. 그러자 그 동안 마음으로만 지지를 보내던 시민들도 거리로 뛰쳐 나왔다.
다시말하면 6월 10일. 민정당이 노태우 대표위원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던 그날, 전국에서는 '독재타도','직선제 쟁취'의 함성이 메아리 쳤다. 6월 26일에 있었던 평화대행진의 날에는 전국에서 1백 80여만명의 남녀노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결국 6월 29일 노태우 대통령후보는 체육관선거가 아닌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시국수습을 위한 8개항'을 선언한다. 바로 이 8개항의 항복문서가 '6.29선언'이었던 것이다.
필자 또한 참여했던 한사람으로서 87년 상황을 회고하자면 우리 지역의 투쟁강도는 전국에서 단연 앞섰다. 이지역 재야단체와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일선 시·군단위까지 무려 20여개 부문단체가 형성될 정도로 규모면에서도 전국 최대였다. 당시 광주시 동구 황금동 89번지 건물 2층의 자리한 '국본 전남본부' 사무실은 시민들과 언론인들의 발길이 닳을 정도였다. 비록 골방이나 다름없는 이 곳에서는 각종 유인물과 성명서, 국민신문 등 서슬퍼런 독재정권에 맞서 엄청난 저항의 에너지(?)들을 창조 해냈다. 그리고 최루탄 가스가 난무했던 금남로와 원각사, 중앙대교, 서현교회 일대는 매일같이 최루가스에도 아랑곳없이 수많은 군중들이 나와 목이 터지도록 독재타도를 외쳤던 역사의 현장들도 참 많았다. 이렇듯 우리광주는 역사의 고비마다 맨먼저 한 중심에 서 왔듯이 6월항쟁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민주쟁취 국민운동본부'의 서울 중앙본부가 결성되기도 전에 7주기행사가 치러지던 광주 5.18묘역에서는 '4.13호헌조치 반대및 민주헌법쟁취 범도민운동본부'가 발족 선언문과 함께 먼저 탄생했던 사실도 이를 잘 증명해 준다.
그로 인해 20년이 지난 지금, 6월항쟁 당시 집행부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그날을 돼새기고자 다시 만남을 갖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당시 지도자들과 집행부들이 지난달 28일 5.18기념재단에서'6월 민주항쟁 20주년 광주·전남행사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들의'6월 민주항쟁 20년 광주전남 행사위원회 출범에 부쳐…'라는 글을 보면 그 취지가 잘 나타나 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세월이 흐르자 사람들도 많이 변했습니다. 이 많은 변화 속에서도 우리는 독재의 폭압을 뚫고 모두가 함께했던 그날 금남로의 함성을 기억합니다. 온 몸으로 전해오는 가슴 떨리는 그 날의 감동은 여전합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모였습니다. 6월 민주항쟁 승리의 기억으로 다시 모였습니다. 항쟁의 기록을 다시 살피고 재정리하는 작업과 함께 치러질 항쟁 20년 기념사업은 이를 위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 중략… "
이처럼 행사취지에서 보듯 이번 20주기 행사야말로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발현되기 시작한 민주적 가치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하나의 '역사 되새김'으로써 그 출범의 의미가 크다할 수 있다.
더욱이 '6월 민주항쟁'은 비폭력 시민운동으로 큰 희생 없이 군부정권의 사실상 항복을 이끌어낸 최초의 사건이자, 평화시위의 표본이었다는 점에서도 이제 '민주화의 교훈'으로 재조명 돼야 한다.
<bigbell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