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아베총리 왜 미국가서 사과 하나 |
| 2007년 05월 03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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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네들이 필요하면 우리보고 우호국이니 동맹국이니 외치면서도 역사 문제만 나오면 '정치적 계산'에 빠져 버리니 도데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누구 말마따나 지은죄 값이 하도 커서 그럴까. 역사에 관한한 진정성이 없는 나라, 오직 역사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희한한 나라임이 틀림없다.
일본하면 우리는 일제강점 36년의 식민지 생활을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질긴 고통을 지닌 나라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드문 기록으로써 지울 수가 없는 만고불변의 참혹한 역사이었지 않는가. 그래서 우리는 식민지라는 단어 하나만 보더라도 역사의 무게로 가위눌려온 민족이 아니던가.
헌데 며칠전 일본의 수상이라는 아베총리의 행동거지는 더 더욱 이해가 가질 않는다. 물론 갑론을박한 부시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발언이 바로 그것이다. 이자리서 아베총리는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위안부 분들을 매우 곤란한 상황 속에서 쓰라리고 힘든 일을 겪게 한 데 대해 인간으로서 총리로서 마음으로부터 동정하고 있으며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사과를) 받아들인다"고 맞장구를 쳤다. 다들 매스컴을 통해 소식을 접했겠지만 '강제동원'이란 말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수가 없었다.
여기서 문제는 일본 총리가 왜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한테 쫓아가 사과하며, 미국 대통령은 무슨 자격으로 그 사과를 받아 들였을까. 참으로 우스운 짓이 아닐 수 없다.
위안부 문제 만큼은 아직도 '기름 강아지'처럼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는 일본이 과연 대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말 냉소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사실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는 2차대전 때 일본군에 끌려가 집단 성폭행과 강제 낙태, 전기 고문의 만행을 당한 피해자는 부시 대통령도 아니고 미국 국민도 아닌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여성들 20만명이다. 아베 총리는 과거 관방장관 시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 "허구이며 언론이 만들어 낸 얘기"라고 한바 있다. 그리고 총리가 된 다음에는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이리빼고 저리빼는 모습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독일 나치의 깔끔한 과거반성과는 전혀 다른 정략적·외교적 수사로써 전 세계 인류의 양심을 희롱하는 처사임이 다름없다. 지난해 9월 제90대 일본 국무총리에 오른 아베 총리(54)는 정치거물이었던 선친과 조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권모술수도 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베총리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91년 작고)는 지난80년대 외무성 장관과 자민당 간사장를 지냈으며, 아버지의 장인인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87년 작고)는 지난 57년에 총리까지 역임할 정도의 화려한 가계도를 갖고 있다. 국제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는 부친 보다도 매파인 외조부를 닮았고, 역사관 역시도 주변 정세를 이용하는 스타일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 아베가 사용한 희한한 수사들을 보더라도 진정성을 의문케 하는 대목들이 많았다. 미국 하원의회 조차도 아베 총리 발언에 대해 공개 반박을 할 정도였으니 한번 생각해 보라. 아니, 오죽하면 자기네 나라 아사히신문이 사설에서 '사과 방법이 정말로 기묘하다'며 '총리가 사죄해야 마땅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죄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 그동안 신경 쓰지 않더니 미국에서 문제가 되니까 당장 사죄하는 것은 어찌된 일이냐'고 지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베의 잔꾀를 읽을 수가 있다.
이처럼 일국의 최고 통치자라는 사람의 발언은 항상 국가를 대표하는 것으로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발언에 있어서도 진정성과 함께 책임성도 담겨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렇지 않고 오직 정쟁에서 살아 남기위해 '정치적 계산'에만 몰입한다면 '글로벌 시대'에서 어떤 나라가 이해를 하고 함께 손을 잡아 주겠는가. 아베 총리가 측은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