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량'한 '선량'은 사절 |
| 2008년 03월 27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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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들은 향후 4년간 나라살림을 감독하고 견제할 국회의원들을 뽑기 위해 소중한 한표를 던지기를 기다리는 참이다. 누굴 뽑아야 한국의 앞날이 청청할 것인가, 누굴 뽑아야 나라의 정치가 바로 서고 경제가 튼실해질 것인가를 고민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누굴 뽑을까. 국어사전에 답이 나와있다. 국회의원을 가리켜 '선량'(選良)이라고도 하는데 국어사전엔 뛰어난 인물을 뽑음, 또는 그렇게 뽑힌 인물'이라고 적혀있다. 다름 아닌 '뛰어난 인물'이란다. 그렇다면 뛰어난 인물을 뽑으면 된다. 그러나 뛰어난 인물을 가리기가 어디 쉬운가. 또 다시 유권자들은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뛰어난' 인물이라, 어떤 인물이 뛰어난가. 그리고 무엇에 뛰어나야 하는 것인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뛰어남이란 단순히 역량만을 이야기함이 아닐 터다. '국민을 사랑하는데' 뛰어나야 할 거고, '나라를 사랑하는데' 뛰어나야 할거다. 출중한 역량이 자신의 이익이 아닌, 국민과 나라의 이익에 맞춰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행복을 갈구하는 대신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솔선수범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만약 탁월한 역량이 국가와 사회와 국민이 아닌 자신에게 맞춰진 이라면 '선량한' 선량이 될 자격이 없다. 그런 사람은 '불량한' 선량이기에 선량의 대열에서 기꺼이 빼내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가 국민에게 부여한 선거의 힘이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경력을 훑으면 한결같이 훌륭하다. 어느 한 사람 경력이 뒤떨어져 국회의원 자격에 미달되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화려한 경력으로 치단장을 끝내고 4·9총선의 출발선에 대기 중이다. 중요한 것은 그 출중한 경력이 아니다. 그이의 마음자락이 국민을 향하고 있느냐의 여부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공천의 터널을 거쳐 유리한 지점에 선 경우가 있다.
선량한 선량을 뽑느냐, 불량한 선량을 뽑느냐 그 몫은 공천과 상관없이 유권자인 국민에게 있다. 눈 똑똑히 뜨고 바로 보면 다 보이는데도 눈 감아 주고 대충 '불량한' 선량을 뽑게 되면 그로 인해 빚어질 악영향은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옛날에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절대권력자인 왕도 소박한 음식을 먹고 소박한 옷을 입으며 근신했다고 한다. 나라의 일을 보는 사람은 그같은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오늘날이라고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 사실, 자고나면 발생하는 갖가지 사고와 난제들을 생각하면 나랏일을 하는 누군들 마음 편하겠는가.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그걸 생각하면 선량대회에 쉽게 나가지 못할 것같은데도 선뜻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일하겠다고 나서 준데 대해 국민들은 모든 후보들에게 고맙게 여겨야 한다. 그러나 명심하자, 고맙다고 해서 아무나 '선량'에 입문시켜선 안된다는 점을. 우리가 오늘 누굴 뽑느냐에 따라 내일 삶의 행로가 결정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자신의 안일이 아닌 국민과 나라의 앞날과 안녕을 위해 고민하는 '선량한' 선량을 뽑는데 소중한 한표를 던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