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에서 '5월 광주'는… |
| 2009년 05월 14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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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유언비어가 퍼져나가는 유형의 특징 중 하나가 소문의 출처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미국이 광주시민군을 지원하기 위해 항공모함을 보냈다는 유언비어도 윤상원이 즉흥적으로 지어낸 유언비어였다….
#광주사태가 일어나기 전날까지도 김대중은 조선대 운동권을 자택으로 불러들이며 지원했던바, 이렇게 조직된 홍위병들이 '조선대 민주투쟁위원회'라는 간판을 달았다.…서울대 학생총회 역시 김대중이 금품을 뿌려 키운 홍위병들의 아지트였다….
#광주사태 현장에 있으셨다면 5·18무장단체 혹은 시민군 중 하나가 되셨을 거라는 말이시니, 김수환 추기경은 잠재적 5·18폭도였던 것이다. 오늘날의 오천만원에 해당하는 거금 천만원을 서신과 함께 1차 지원자금으로 헬기로 광주에 보내셨다. 당시 추기경 봉급으로 꼬박 이년을 모아야 하는 거금이었으며, 요즘 뉴스대로라면 추기경께서는 통장에 잔고를 남겨두시지 않으셨다고 하며, 정녕 시민군 지원 예산이 연초에 책정된 것도 아니었을진대 당시 성직자에게 거금이었던 그 돈은 어떻게 마련된 것이었나?
#당시에는 김대중이 카톨릭 신자인척하였기 때문에 광주사태와 천주교는 깊은 관계가 있었으며, 김대중이 또 한편으로는 문익환 목사와 손잡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민중신학 계열의 목사들이 광주사태에 연루되어 있었다. 진실 편에 서야 할 신부들과 목회자들이 유언비어를 유포시켰는데, 신부들이 특히 심하였으며…5·18 사기꾼들이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5·18…' 검색창에 뜨는 글들이다. 폄훼와 왜곡의 서슴없는 칼질은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고 윤상원 열사나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가차없다. 마치 당시 군사정권에 철저히 통제받던 언론보도를 보는 것도 같고, 헬기에서 숱하게 뿌려지던 게엄당국의 홍보물과도 닮았다.
1997년 5·18 주범들에 대한 반란 및 내란죄가 확정되면서 5월18일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때부터 5월의 '화두'는 메케한 최루가스가 연상되는 '진상규명·책임자처벌'에서 '5월 정신의 전국화·세계화'로 옮겨졌다. 그로부터도 10년이 지났는데 인터넷에서 5·18은 마치 80년대처럼 '광주사태'요, 시민들은 '폭도'며, 대학생들은 '홍위병'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5·18 역사는 황당하게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맞은 5월은 그래서 여전히 현재진형형이자 未完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왜 이지경이 되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5월단체의 무기력함이다. 내 기억에 온갖 비리를 '광주의 이름으로' 심판해오던 그들은 우선 하나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하나된 뜻과 행동으로 5월 정신을 계승한다며 '5·18민주유공자단체통합추진위원회'도 발족했지만 한밤중 도청별관에서 무력 충돌할 정도로 분열되어 있다. 요즘엔 5월정신 전파보다는 광주현안을 사사건건 발목잡고 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광주시민의 뜻이 더 중요하지만 '5월 광주'에 관련된 일은 5월단체에 먼저 묻지 않을 수 없다. 5월단체가 빨리 갈등과 대립을 끝내고 광주시민에 더 가까이 다가서야하는 이유다.
얼마 전 출판기념회까지 연 '5·18 교과서'도 낯부끄럽기는 마찬가지다. 5·18에 관한 교육의 제도화 및 전국화를 위해 제작된 교과서가 사용 중인 곳은 광주 13개 학교뿐이다. 교과서 활용 첫 해라는 점을 위안 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터넷에 퍼진 '5·18 왜곡사'에 비하면 너무 초라하다. 재단 이사장도 뽑지 못할 정도로 파행중인 기념재단의 처지로 보아서는 5·18에 담겨진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제도권 교육의 장에까지 확산시키는 일은 그야말로 요원해보여 걱정이다.
8천억원대 국책사업현장이 수개월째 공사 중단 상태인 것이나, 바로 옆 전남도청 별관이 마치 상복을 입은 듯 검은 장막이 드리워진 것만 문제가 아니다. 온라인서 저질러지는 섬뜩하고 치밀하기까지 한 역사왜곡의 칼질에 비하면 항쟁의 역사현장 보존운운은 사치에 가깝다. 오프라인까지 점철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 5·18 검색창이 폄훼와 왜곡으로 가득 채워지기 전에 바로 세워야 한다. 지금 작심하지 않으면 내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은 큰 의미 없어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