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탄생 이래 최대규모 국제대회 유치" 대역사 /정리^김태진기자 jin89@kjdaily.com |
| 2009년 05월 27일(수) 00:00 |
|
남북 단일팀 구성…평화 메시지 세계에 전달
문화·친환경·첨단 IT 결합 광주 이미지 전파
아프리카 풍토병에 신종플루 겹쳐 유치활동 어려움
박광태 광주시장이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유치하고 25일 돌아왔다. 지난 24일 새벽 브뤼셀(벨기에)에서 '유치 성공' 낭보를 광주에 전한 뒤 곧바로 귀국했다. 한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끝내 광주에서 첫 국제대회 개최라는 대역사를 이룬 박 시장은 이제 성공개최가 우리에게 지워진 과제라며 다시 신발끈을 맸다. 박 시장을 만나 2015 하계U대회 유치 과정과 성공요인, 그리고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註
대담 : 이경수 사회부장
일시 : 2009년 5월26일
장소 : 광주시장 집무실
▲광주가 두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2015년 하계U대회 유치의 꿈을 이뤘다. 먼저 소감을 듣고 싶다.
-참으로 감격스럽고 기쁘다. 광주가 이번에 유치에 성공한 것은 지난 2년여 동안 똘똘 뭉쳐 유치활동에 온 정성과 열기를 모아준 광주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민들의 열정과 염원, 정부의 강력한 지원, 유치위원회의 치밀한 준비와 끈질긴 노력이 FISU를 감동시킨 것이다. 이 모든 영광과 기쁨을 위대한 광주시민께 돌린다.
▲이번에도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성공비결을 밝힌다면.
-광주시는 2015년 대회 재도전을 결정한 순간부터 첫 도전의 패인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유치신청서 작성, 대회 개최 계획 등 기술적인 면을 비롯해 대륙별 집행위원 공략법까지 유치활동의 모든 것을 백지에서 다시 짜고 '두번 실패는 없다'는 절박한 각오로 유치전에 임했다.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경쟁도시였던 러시아 카잔을 방문해 유치전략을 벤치마킹한 데 이어 각국 집행위원들과의 사전 접촉을 통해 대회 개최지가 갖춰야 할 주요 조건을 종합하고 이를 대회 개최계획에 반영했다.
유럽 집행위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경기종목을 13개에서 17개로 늘리고 조정 등 유럽권 인기종목을 포함시켰다. 올해 대회를 개최하는 세르비아가 신규시설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FISU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광주 인근 시·군까지 이용시설의 범위를 확대해 기존 경기장을 폭넓게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집행위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2013년 대회 유치 당시의 맨투맨식 접근에서 한발 나아가 그룹별 친화도를 분석하고 영향력있는 집행위원을 중심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한 것도 적중했다.
여기에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외교통상부와 해외주재공관, 국정원까지 정보라인을 풀가동, 경쟁도시의 동향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유치위원회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준 것도 큰 힘이 됐다.
▲유치활동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지난해 첫 도전에 실패한 뒤 시민사회와 각계 여론을 수렴해 재도전을 결정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어렵게 재도전이 결정됐지만 대만 타이베이와 캐나다 에드먼턴이 유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경쟁도시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세우는 등 물량공세에 나설 움직임을 보인 것도 부담스러웠다. 시민들의 열망이 큰 데 안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한 번 실패는 '병가지상사'라고, 비록 첫번째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뿌려놓은 '씨앗'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변함없이 뜨거운 열정에 정부의 강력한 지원의지를 더해 마침내 성공의 열매를 거뒀다.
특히 광주보다 도시 브랜드 가치가 더 높은 도시들과 경합해 거둔 승리여서 더욱 값지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했을 때 말라리아 등 풍토병을 경계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는데 올해는 신종플루까지 유행해 이중고를 겪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대회 개최로 얻게 되는 지역경제 효과와 눈에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는.
-가장 큰 것은 광주가 국제도시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국제 스포츠대회는 단기간에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자원으로 손꼽힌다. 특히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다음으로 규모가 큰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성공 개최를 통해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21세기 동북아 시대를 이끌 '세계도시'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회 기간동안 170여개국에서 1만3천여명의 선수와 임원진이 광주를 방문하게 돼 이들에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첨단산업도시로서의 광주 이미지를 확고히 심어줄 좋은 기회다.
직접적인 경제효과도 막대해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 2003년 유니버시아드를 개최했던 대구는 1천740억원 가량의 사업수익과 관광수익을 올렸으며 수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소득유발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
세부 종합계획을 잘 수립해 최대의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
▲FISU 총회에서 집행위원들에게 역대 최고의 대회로 치르겠다고 약속했는데 성공 개최를 위한 복안이 있다면.
-최고의 시설과 참가 선수들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최고의 대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만큼 모든 면에서 준비를 철저히 할 생각이다.
대회 기간동안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연계해 아시아 문화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컬쳐 유니버시아드(Culture Universiade)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맑고 푸른 환경도시 광주의 장점이 부각되는 친환경 대회(Ecoversiade), 광기술과 디지털 신기술을 구현한 최첨단 IT 유니버시아드(Technoversiade), 민주·인권·평화의 광주정신을 승화시켜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평화와 화합의 유니버시아드(Peaceversiade)로 세계인들에게 광주만의 잊지 못할 추억을 심어주겠다.
이와 함께 U대회 개최 계획에서 이미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2015년 대회때 남북이 단일팀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하고 광주만의 평화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할 방침이다.
▲대회 개최까지 6년여의 시간이 남았다.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U대회는 광주 역사상 처음으로 유치한 국제스포츠 대회로 경기장과 기반시설 구축 등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서두를 예정이다.
2003년 대구도 정부 지원법을 통해 국가의 지원을 받았고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2011년 세계육상경기대회도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도 지난해 2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SOC 건설 등 박람회 준비를 위한 안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국제대회 지원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동등한 수준의 지원을 받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데 힘쓰겠다.
특별법은 연말 안에 법안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광주지역 국회의원과 정의화 유치위원장의 의원발의 입법으로 준비중이다. 여야 의원들도 반대없이 법 제정에 동의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내년 상반기 안에 범국민적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시설, 선수촌, 교통 등 FISU에 약속했던 부분들을 차질없이 준비해 나가겠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는^유니버시아드는 전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제전으로 2년에 한 번씩 홀수년도에 동계와 하계로 나눠 개최된다.
지난 1959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4회 대회를 이어왔다. 올 여름 세르비아 벨 그레이드에서 25회 대회가 열릴 예정이며 2011년 중국 선전, 2013년 러시아 카잔이 각각 차기 개최지로 확정된 상태다.
U대회는 참가 선수의 자격을 17-28세 아마추어 대학 선수로 제한해 상업성이 배제된 올림픽으로 불리운다. 프로선수가 참가하지 않는 만큼 스포츠의 순수성과 지구촌 젊은이들의 우정, 화합을 다지는 축제로 가치를 빛내고 있다.
광주가 유치한 2015년 제28회 하계U대회는 8월초 11일간 열리게 된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가 주최하고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KUSB)와 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해 광주와 인근 시군 지역에서 17개 종목의 경기를 펼친다.
정식 종목은 육상, 농구, 펜싱, 축구, 체조(리듬·기계), 수상경기(수영·다이빙·수구), 유도, 탁구, 테니스, 배구 등 10개며 선택종목은 태권도, 배드민턴, 골프, 핸드볼, 양궁, 사격, 조정 등 7개다.
/정리^김태진기자 jin89@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