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무질서가 교통사고 1위 주범<1>프롤로그 /정성문기자 moon@kjdaily.com

2009년 06월 22일(월) 00:00

　민주인권 평화도시… 광주 부끄러운 '자화상' 교통문화 이대로는 안된다

차 1만대당 광주 156건 발생…전국 최악 수준
오토바이 사고 12%↑·불법 주정차 개선안돼
광주 품격 높이기 위한 범 시민 캠페인 전개

　
　
　'민주·인권·평화'를 도시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광주. 그러나 교통질서는 전국 최악의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5년 하계 U-대회 유치를 계기로 국제 도시로서의 명성을 확보하게 된 광주의 교통문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기초질서조차 지키지 못하는 광주의 현 주소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의 위상 정립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민주·인권·평화도시의 체면을 구기게 하고 있다.
　이에 광주 매일신문은 이달 말 출범하는 '광주선진교통문화범시민운동본부'와 함께 교통질서를 바로잡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편집자註
　
　
　지난 1월 취임한 박영렬 광주지검장의 눈에 비친 광주의 모습은 '혼란' 그 자체였다.
　경기도 출신인 박 지검장은 "광주의 교통문화는 민주화의 도시 이미지와는 너무나 상반될 정도로 무질서하다"고 곧잘 말한다.
　도로마다 불법 주정차 차량이 넘쳐나고, 무단횡단하는 사람들, 신호를 무시하는 오토바이, 비일비재한 불법 유턴 등 온갖 무질서가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지검장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이런 무질서를 시민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러는 사이 광주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교통사고 다발지역이 돼 버렸다는 점이다.
　21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자동차 1만대당 광주지역 교통사고는 156.4건으로 16개 시·도 중 가장 높으며, 15위인 대구(131.4건)보다도 25건이나 많다. 전국 평균은 105.8건이다.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는 2.6명으로 전국 평균 2.9명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사망자가 평균 1.6명인 점에 비춰볼 때 선진국 수준에 아직 못 미친다.
　경찰이 교통사고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잘못된 운전문화는 2007년 7천881건이던 교통사고를 2008년 8천231건으로 4.4% 증가시켰다. 오토바이 사고는 더욱 심각하다. 2007년 585건에서 2008년 659건으로 12.6%가 늘어났다. 무단횡단을 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만 31명이며, 669명이 부상을 당했다.
　도로기능을 저하시키는 불법 주정차도 골칫거리다. 올 들어 지난 4월 말 현재 9만5천573대의 불법주차 차량이 견인됐지만 사정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광주 서구 양동시장 복개도로와 인근 공구의 거리 일대는 불법 주정차 차들로 인해 도로 기능이 저하된 대표적인 지역이다. 편도 4차로인 이 곳 도로는 2열 또는 3열로 불법 주정차가 일상화 돼 실제 사용이 가능한 도로는 편도 1차~2차로여서 출퇴근 시간마다 빚어지는 정체현상으로 운전자들이 전쟁을 겪는 곳이다.
　박 지검장은 "교통 관리자와 이용자 모두가 함께 노력을 하면 무질서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서 "교통질서는 약속이며, 광주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시민 모두가 이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