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꽉 막힌 차량…도로 기능 반쪽 전락<7>불법 주정차　 /정성문기자 moon@kjdaily.com

2009년 06월 30일(화) 00:00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도로는 상습 불법 주·정차량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김애리기자 kki@kjdaily.com

　
　주차장을 앞에 두고도 푼돈을 절약하기 위해 버젓이 도로변에 불법주정차를 일삼는 고질적인 문화가 정착되면서 도로기능이 반쪽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불법주정차를 일삼는 운전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을 가리는 등 단속 카메라를 무력화 시키기 위한 갖가지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지역 상가 앞 도로는 수십년째 불법 점거 현상이 빚어지고 있지만 단속권한을 가지고 있는 구청과 경찰은 '단속 한계'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뒷짐을 쥐고 있어 운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광주에서 가장 혼잡한 구간으로 꼽히는 서구 양동시장 복개도로의 경우 인도를 사이에 두고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상인들과 상가를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은 이를 외면한채 불법주차를 선호하고 있다.
　이 곳은 도로 건너편에 무인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만 앞차량만 인식하게 돼있는 카메라 때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서구 풍암지구 근린공원, 백일지구, 북구 용봉동 전남대 후문, 말바우 시장 등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지난 4월 말 현재 9만5천573대의 불법주차 차량이 견인됐지만 사정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교통문화 인식 개선과 더불어 보다 더 강력한 단속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편도 2차로의 경우 1차로와 2차로의 경계 차선에 중앙 분리봉과 같은 시설물을 설치해 불법 주정차를 근절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만하다.
　이와 함께 대구시가 시행할 예정인 시내버스 단속카메라 설치도 불법 주정차 감소를 위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다음달부터 주요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5개 노선 10대의 시내버스에 단속카메라를 설치할 방침이다. 버스 지붕 앞쪽에 정면의 도로와 인도쪽을 촬영하는 카메라 2대를 장착해 버스전용차로 내 불법 주정차는 물론 인도 위의 불법 주차까지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광주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게 된 것은 부족한 시설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 주차면 확대를 위한 대책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광주시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47만7천758대인 반면 주차면은 44만8천858면으로 주차장 수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자동차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공공주차시설은 이를 뒤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일선 구청 관계자들은 "매일 단속은 하고 있지만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턱대고 견인을 하기는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