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명품도시 광주 만들기 앞장서겠다" 광주 선진교통문화 확립 선도하는 박영렬 광주지검장 /정성문기자 moon@kjdaily.com

2009년 07월 01일(수) 00:00

　
　교통사고 1위, 예향·민주도시 이미지와 안어울려
　U-대회 성공 국제도시 도약 '무질서'부터 고쳐야
　교통정책은 '시설''의식''계도단속'등 3박자 맞아야 효과　
　
　"법질서 명품도시 광주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검찰이 앞장서겠습니다."
　교통사고 발생 및 사망률 전국 1위라는 오명으로 낙인 찍힌 광주의 교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선진교통문화 범시민운동본부'가 30일 출범했다.
　이 단체의 출범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박영렬(53) 광주지검장은 이번 범 시민운동의 목표가 기초질서 확립을 통한 도시이미지 개선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박 검사장은 "21세기는 사회적 자본이 국가발전의 성패를 좌우한다"면서 "법질서도 곧 사회적 자본이며, 교통질서가 확립된 광주는 품격 높은 도시로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속에 각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광주지역 교통질서 확립을 위한 범 시민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의 시발점이 지검장으로 알려져 있는 데 캠페인을 전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 1월 광주지검 검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주말이면 가끔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별다른 죄책감 없이 신호위반과 과속을 반복하는 운전자와 태연스레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를 자주 목격했다. 통계를 살펴보니, 놀랍게도 광주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4년째 전국 1등을 차지하고 있었다. 심각한 교통 무질서는 평소 예향(藝鄕), 의향(義鄕), 민주화의 성지라는 광주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이며 국제화된 '빛고을' 광주를 건설하는 데에도 큰 장애요인이다.
　그래서 그 동안 지역의 각계 각층의 인사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광주에 '선진교통문화 확립운동'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역 내 공무원, 언론계, 학계,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총망라된 '광주 선진교통문화 범시민운동본부'를 출범하게 됐다.
　▲광주의 교통질서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질서가 바로 잡히게 되면 얻게 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2008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1만대당 광주지역 사고발생은 156.4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전국 평균 105.4건보다 50% 가까이 초과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사고건수 또한 광주는 568.8건으로 전국 평균 444건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는 광주가 2.6명으로 광역시 중 1등이다. 광주와 인구규모가 비슷한 대전은 1.8명에 불과하다.
　거리로 나서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넓은 8차로 도로를 태연하게 무단횡단하는 사람들, 교차로에서조차 신호를 무시하고 진행하는 차량들을 수시로 볼 수 있다. 이는 '2015 하계 U-대회' 유치에 성공하는 등 선진 국제도시로의 도약을 꿈꾸는 광주에게 있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교통문화 또는 선진교통질서가 확립되면 단순히 교통사고를 줄여 안전한 광주를 만드는 효과 뿐 아니라 준법의식 제고로 인한 실질적 경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0조원에 이르고, 이는 GDP의 약 1%에 해당하는 막대한 액수다. 이러한 비용을 줄일 경우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OECD 국가들 중 법질서 준수 수준 및 교통사고율이 최하위권인 우리나라가 OECD 국가의 평균 법질서 준수 수준만 유지하면 GDP 1% 정도의 추가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도 있다.
　또 범시민운동을 통해 지역사회가 화합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이번 운동의 목적이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라는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있다 보니 각계각층의 기관·단체들과 시민들이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자발적·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념간, 여·야간, 종교간, 계층간, 세대간 입장 차이를 넘어 '선진교통문화 확립운동' 추진에 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지역사회가 단합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캠페인도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지만, 시설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운전자들은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 러시아워와 소통이 원활한 낮시간대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교통신호체계 등에 불만이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바로 그러한 시설 및 구조개선을 위해 범시민운동본부에 시청,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교통관련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것이다. 서로 협력해 전반적인 신호체계, 선형구조, 교통안전시설물, 주차장 문제 등을 점검한 뒤 개선방안을 검토하여 시정하는 등 교통구조 개선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범시민운동본부는 이에 대한 여러 시민들의 의견도 취합하여 유관기관과 협의하고 검토하는 등 제반 교통문제에 대해 민·관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방침이다.
　이번 운동이 시작되면서 현재 광주시에서는 전반적인 신호체계 점검을 위한 예산 확보에 들어갔고, 광주지역 모든 택시에 연말까지 교통사고 영상기록장치가 장착된다.
　이 장치는 교통사고 전후 20초 가량의 전방 상황이 기록돼 교통사고 원인을 둘러싼 시비를 줄이고, 운전습관을 고치는 교육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는 설치비의 50%를 지원할 예정이다.
　운동본부의 세부사업들 앞으로 심도 깊은 분석과 협의를 거친 후 추진될 것이다.
　▲검찰청장 내정으로 대규모 후속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며, 지검장도 인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통질서 캠페인을 주도해온 검사장이 자리를 옮기게 되면 추진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데 이에 대한 강구책은 무엇인가.
　-30일을 기점으로 '광주 선진교통문화 범시민운동본부'가 출범하면 이제 광주의 '선진교통문화 확립운동'은 운동본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다. 그 동안 검찰이 운동본부 출범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운동의 궁극적인 추진 주체는 광주 시민이다. 시민들의 적극적, 자발적 참여가 이번 '선진교통문화 확립운동'의 진정한 추진력이고, 성공의 관건이다. 앞으로도 검찰은 이 운동을 최대한 지원하고 후원할 것이다.
　▲교통질서 확립과 관련,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선진교통문화 확립운동'은 모든 광주 시민들이 추진 주체다. 교통정책은 '시설개선', '의식개선', '계도단속'의 3박자가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광주의 심각한 교통 무질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속에 앞서 교통체계와 시설개선 작업 및 계도와 의식개혁 운동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 하에 이번 운동이 추진된 것이다.
　모든 광주 시민들의 도움이 없이는 이 운동은 성공할 수 없고, 선진교통문화를 비롯한 제반 법질서가 바로 서지 않는 한 우리가 원하는 '1등 광주', '선진 광주'의 길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 여러 국제행사를 앞둔 지금, 광주 시민 모두가 나서서 선진교통문화, 선진교통질서 확립운동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가까운 장래 광주가 다른 도시들의 모범이 될 만한 '선진 국제도시', '아시아 중심도시'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또한 현재 OECD 30개국 중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은 최하위권인 27위권에 불과하며,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력에 비춰볼 때 낮은 수준이다. 가까운 장래에 광주의 선진교통문화 범시민운동이 성공모델로 타 지역에 전파된다면 우리나라 전체의 교통질서를 비롯한 법질서가 바로 서게 될 것이다.
　그 결과 OECD 30개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법질서 준수 수준이 대한민국의 경제력에 상응하는 10위권 내로 진입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법질서 명품도시 광주'라는 이미지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광주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거듭 부탁드린다.
　

　약력
　▲1956년 경기 하남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대 졸업
　▲1981년 사법시험(23회) 합격
　▲2005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2007년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장
　▲2008년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2009년 광주지검 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