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길게 늘어선 택시 꽉 막힌 도심<8>택시 불법 주·정차　 /정성문기자 moon@kjdaily.com

2009년 07월 03일(금) 00:00

광주 도심 곳곳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도로 한쪽을 차지하면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다. 2일 서구 광천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버스 승강장 인근에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면서 길게 줄을 서 있다. 김애리기자 kki@kjdaily.com

　늘어선 택시 교통 정체 부추킨다
　　
　도심 곳곳에서 손님을 기다리기 위해 늘어선 택시 때문에 차가 뒤엉키는 등 정체를 경험한 운전자가 적지 않다. 심지어 버스 정류장까지 마구잡이로 세워진 택시 때문에 승객들이 차로를 넘어 버스를 타는 위험천만한 일들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2일 오전 8시30분 광주시 서구 광천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버스 승강장. 편도 10차로의 넓은 도로지만 출·퇴근길 광주지역 대표적인 정체구간이다. 이 정체를 부추키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길게 늘어선 택시다.
　광주시가 교통혼잡 개선을 위해 3억원의 예산을 들여 광천터미널 앞 버스 정류소를 8차로에 만들고 인도와 버스 정류소 사이에 택시 승강장을 조성했지만 교통혼잡은 여전한 상태다. 택시가 길게 늘어서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을 염려한 일부 얌체 기사들이 버스 정류소쪽에서 손님을 싣기 위해 불법 주·정차 구간까지 길게 점령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광주시 북구 용봉동 경신여고 앞 버스 정류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곳이 광천동터미널과 다른점이라면 택시 승강장 표시가 없음에도 불구, 출·퇴근길 이동인구가 많은 길목인 점을 노린 택시들의 불법 주정차가 하루종일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등경기장 방향의 경신여고 앞 버스 정류장은 급행, 간선, 지선 등 13개 노선 버스가 다니는 주요 지점인 까닭에 분 단위로 수대의 버스가 정차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택시들은 이에 아랑곳 없이 버스 정류장마저 침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때문에 편도 4차로인 이 도로는 출·퇴근 시간이면 1, 2차로를 빠져나오거나 들어가려는 버스·택시와 일반 승용차까지 뒤엉키면서 정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운전자들은 "도심 한복판에 불법으로 주·정차한 택시 때문에 정체가 가중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회사원 최모(38·광주 북구 용봉동)씨 "택시 기사들이 생계 때문에 주·정차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장소에 따라서 달라야 하며, 특히 버스 정류장까지 침범해 늘어서는 것은 더더욱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택시 행렬로 인한 도심 교통 정체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택시 승강장 위치의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승강장이 유동 인구가 적은 곳에 설치돼 있다 보니 승객은 물론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와함께 택시를 승강장에서 기다리기보다는 아무 곳에서나 잡으면 된다는 시민들의 생각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