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도로 위 흉기 마구 달린다 <9>무면허 운전 /정성문기자 moon@kjdaily.com

2009년 07월 07일(화) 00:00

면허 취소 또는 정지된 운전자들의 운전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4거리에서 경찰들이 단속을 벌이고 있다. /김애리기자 kki@kjdaily.com

　
　
　2008년 2천687건 단속…전년 比 22% 늘어
　심리적 압박감→대형사고로 이어져　
　
　무면허 운전이 증가하고 있다.
　음주운전에 적발당하거나 벌점 누적으로 인한 면허 취소 또는 정지를 당한 운전자들이 느슨한 단속을 틈타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또 운전에 호기심을 느낀 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무면허 운전은 단속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경험없는 10대들의 교통사고는 사상자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 5월6일 새벽 1시38분께 순천시 해룡면 여수-순천 도로에서 A(19·고3)양이 운전하던 스포티지 승용차가 길가에 주차된 탱크로리를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함께 타고 있던 G(19)양이 숨지고 P양과 Y(19) 군 등 친구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무면허 상태에서 G양의 아버지 승용차를 몰다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면허 운전이 살인을 불러온 경우도 있었다.
　지난 달 광주 북구 일곡동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공기총 살인사건은 교통사고를 낸 이모(48)씨가 무면허 음주운전 처벌이 두려워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지난달 4일 밤 8시30분께 음주운전을 하다 광주 북구 일곡동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초등생 B군(11·초교4)을 들이받은 이후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2분만에 나와 담양군 고서면으로 데려간 뒤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가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횡단보도에서 초등생을 들이받는 등 중과실 교통사고를 내 처벌(구속)받을 것이 두려워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사고로 연결되는 무면허 운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은채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한 해동안 적발된 무면허 운전은 2천207건이며, 2008년에는 2천687건으로 22%나 증가했다. 올들어 지난달 말 현재 적발된 무면허 운전도 1천2건에 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 동부경찰서 임규영 교통과장은 "무면허 운전은 '언제 단속될지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감속에서 자동차를 운행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일반 운전자보다 높다"면서 "특히 10대들의 무면허 운전은 도로위를 달리는 흉기와도 같다는 점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