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총알택시 곡예운전에 승객 조마조마<10>택시 난폭운전 /정성문기자 moon@kjdaily.com

2009년 07월 09일(목) 00:00

　
　상반기 자동차 사고 중 택시 72% 차지
　과속 신호위반 다반사…공포의 대상　
　
　광주지역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의 한 축인 택시의 난폭운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사납금을 맞추지 못한 회사택시들의 과속, 난폭 운전이 심각한 상태여서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울산에서 광주로 출장을 온 회사원 이윤석(42)씨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회의시간보다 다소 여유있게 광주에 도착한 이씨는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할 마음으로 택시를 탔다가 낭패를 봤다. 택시를 탄지 5분여 뒤 두 손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채 머리 위 손잡이를 붙잡고 있었고, 두눈은 두려움으로 가득찬 채 전면을 바라봤다.
　기사의 운전스타일이 경주대회에 참가한 선수못지 않았기 때문이다. 1차로에서 중앙선 차로까지 끼어들기는 다반사이고, 황색불이 켜진 교차로에 속도를 내며 진입하더니 파란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평소에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게 된 이씨에게 광주는 교통이 무질서한 도시였다.
　이 처럼 광주지역 택시 운전스타일은 승객과 일반 운전자들에게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광주에서 택시 운전을 해 봤다면 전국 어디에서든지 택시 운전을 할 수 있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오고 있는 지경이다.
　택시의 난폭운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불황때문에 더욱 심각해졌다는 지적이다.
　경기침체로 승객은 줄어든 반면 사납금은 거꾸로 올라 수입을 맞추기 위해 과속과 신호위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차선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곡예운전을 하고, 지하차도에서도 좁은 차 사이로 끼어들지만 방향지시등 조차 켜지 않아 항상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지경이다. 심야 '총알택시'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그 결과 올 상반기동안 발생한 사업용 자동차 교통사고(924건) 중 택시가 72%(669대)로 가장 많다. 사망도 13명중 5명이나 되며, 부상은 1천495명중 1천87명으로 압도적이다.
　또 광주경찰청이 지난 6월11일부터 한달간 택시에 대한 교통단속을 실시한 결과 519건이 적발됐으며, 신호위반(232건)이 45%로 가장 많았으며, 안전띠(192건), 속도위반(29건), 중앙선침범(25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한 택시기사는 "경제난으로 손님이 줄어들면서 승객 확보를 위한 택시들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반대편 인도에 손님이 있으면 예전에는 주행차선 택시에게 양보했지만 지금은 중앙선을 넘는 게 기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