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가 청렴해져야 선진국 진입한다” ‘이동신문고’ 운영차 전남방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임재식기자 jaesica@kjdaily.com |
| 2009년 11월 26일(목) 0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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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킨 주역으로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됐다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 이 전 최고위원은 올해 초 귀국한 후 정중동 행보를 보였으나, 지난 9월 말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취임이후 서민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 전국을 찾아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동신문고’ 운영의 일환으로 장성을 방문한 이 위원장을 25일 장성군청에서 만났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이후 서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서민의 고충 해결을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국민권익위원회나 이동신문고가 국민들에게 생소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정권때 대통령 산하에 있던 고충처리위원회와 청렴위원회, 그리고 국무총리 산하이던 행정심판위원회 등 3개를 통합해 지난해 출범한 기구다. 3개 기관을 통합하다 보니 지난 1년동안은 인원감축 등 조직을 정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실질적으로 현장을 찾아다니는 행정을 하지 못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들의 고충을 처리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이고, 공직자들의 청렴성을 확보하는 것이 두 번째 임무다. 또 정부로부터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행정심판을 통해 구제해주기도 한다. 국가기관이면서도 국가에게 억울한 피해를 당한 국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기관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이동신문고는 직접 권익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지방단위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씩 3개 시·군지역을 직접 찾아가서 민원을 듣고 해결해 준다.
▲최근 국무총리 산하인 국민권익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하고, 계좌추적권과 조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개정안이 제출된 것으로 아는데.
-계좌추적권 부여는 오해다. 고위공직자 부패 관련 신고가 들어오면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를 해야 한다. 그때 당사자에게 계좌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또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된 3개 기관중 2개 기관이 당초 대통령 직속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통합되면서 국무총리 산하가 됐다. 권익위원회의 업무는 사실상 국무총리실과는 관계가 없다. 원래의 대통령 직속으로 복원하는 의미로 이해해 달라.
또 국민권익위원회는 헌법기관도 조사한다. 헌법기관까지 조사할 수 있는 업무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 직속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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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투명성기구 발표에 의하면 OECD국가 30개국 중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22위로 나타났다.
-부끄러운 일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조사한 180개국 가운데는 39위를 했다. 지난해는 40위였다. 문제는 OECD 국가중 22위에 그쳤다는 것이다. 최하위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에 비해 부패지수가 너무 높다. 선진국 진입이 늦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규모는 15위 내외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경제규모에 걸맞는 청렴성을 확보해야 한다. 180개국 가운데 20위 이내는 들어가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직사회가 청렴해져야 한다. 공직자가 앞장서야 사회전반이 청렴해 진다. 사회가 청렴해져야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광주·전남의 최대 현안가운데 하나가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조정문제다. 이를 둘러싼 지역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국민권익위 차원에서 조정할 계획은 없는가.
-좋은 지적이다. 그런 공항이 전국에 몇 개 있다. 강원도 양양공항도 그렇고, 청주공항도 그렇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손님이 없다. 운영비도 나오지 않는 공항이라면 주민 불편도 있지만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다.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문제도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있으면 권익위 차원에서 합리적 활성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
▲세종시를 둘러싸고 지방도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에 치중하면서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등이 소외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대통령의 말씀을 들어봐야 윤곽이 잡힐 것이다. 제 소관이 아니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세종시 때문에 다른쪽이 피해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부의 구체안이 나오면 검토해보겠다.
▲지역에서 영산강 살리기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 직접 자전거를 타고 영산강 투어를 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가졌던 당사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가 직접적으로 말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지역에 와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역 주민들은 원하는 것 같다. 실제로 영산강은 엄청나게 오염돼 있다. 농사 짓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질이 좋지 않을 것이다. 개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도 국비로 영산강의 수질을 개선한다고 하니까 좋다고 하는 입장 아니냐.
▲내년 광주 5·18이 30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현정부가 관련예산을 삭감하는 등 5·18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다. 광주 5·18의 민주 평화 인권의 정신은 국가적 자산으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주 좋은 생각이다. 민주 인권 평화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관중의 하나다. 이명박 정부가 특별히 소홀하지는 않을 것이다. 광주 항쟁은 나라 전체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기 위한 아픔이었기 때문에 국민모두의 가슴에 민주주의의 성장통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호남을 자주 방문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민주화운동 이후 광주교도소에서 3년 살았다. 고향처럼 느껴진다. 민주화 운동이후 수배당했을때 지리산 자락에 있는 절에서 지냈다. 선암사에서도 6개월 머물렀다. 전남지역에 있는 큰 사찰은 대부분 2-3일씩 신세를 졌다. 힘든 시절에 제가 많은 신세를 졌던 지역이기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누가 뭐래도 이재오 위원장은 정치인이다. 내년 은평 재보궐선거에 출마할지 여부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지금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까 내년에 선거가 있다는 것 자체도 잊고 지낸다. 오전 6시30분에 사무실에 도착한 뒤 하루 12시간 이상씩 근무한다. 매일 현장 2-3곳 돌아다닌다. 내년 선거는 지금은 머릿속에서 떠나 버렸다.
▲마지막으로 국민들과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호남은 젊은 시절 상처와 고통을 달랬던 지역이다. 인간적으로 인연이 많다.
바람이 있다면 이제는 지역감정을 끝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제 군사정권도 끝났고,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도 대통령을 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통령을 했다. 호남도 10년정도 정권 잡았다. 정권이라는 것은 여당 야당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권은 바뀔 수 있지만 국가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지역적 이해를 떠나 한 단계 선진국으로 올라가야 한다. 사소한 지역감정은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그럴 때가 왔다. 호남의 정서가 국가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정리=임재식기자 jaesica@kjdaily.com 대담=박준수 정치부장
임재식기자 jaesic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