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마을]담배연기 없는 건강 ‘일심동체’

장수마을을 찾아서/<4>장흥군 대덕읍 연지리 산외동 마을
장흥 유일 ‘농촌건강 장수 사업’ 마을
해바라기 길 조성 등 공동작업 활발

/장흥=고병곤 기자
2010년 04월 14일(수) 00:00
장흥군 대덕읍 연지리 산외동 마을에서 노인들이 농촌건강 장수 사업 일환으로 조성된 지압로를 걷고 있다./김기식 기자 pj21@kjdaily.com
“저 멀리 가서 담배 피워. 다른 사람 모두 끊었는데, 자네들은 뭐하는 것이여… 끊어.”
진달래와 동백꽃이 붉게 물들어있는 높이 723m의 천관산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장흥군 대덕읍 연지리 산외동 마을. ‘산밖골 부락’이라고도 불리는 이 마을 군기반장인 정한종(81)할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정 할아버지는 “건강하게 살려면 먼저 술·담배를 하지 말아야한다”면서 마을 곳곳을 다니며 몇 되지 않는 흡연자들을 찾아다니며 담배 끊기를 강요(?)한다.
산외동 마을은 담배연기 없는 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마을 동 회장인 임금도(70)할아버지는 “우리 마을에 담배 태우는 사람이 많았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자는 목소리가 높아져 이젠 마을에 1-2명만이 담배를 태우고 있다”며 “아마 그 사람들도 곧 담배를 끊을 것이다”고 말했다.
산외동 마을은 ‘금연마을’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장흥군서 유일한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됐다. 20일 오전 11시께. 마을 입구에 있는 회관에서는 70-80대 노인들로 북적거렸다.
런닝머신을 달리는 노인들을 비롯해 윗몸일으키기 하는 노인들까지, 또 입구에 마련된 지압로에는 맨발을 한 노인이 지압 삼매경에 빠져 있다.
임익용(87)할아버지는 “지압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며 “맨발로 지압로를 걷고 회관에 들어가서 뛰고 흔들면 몸이 날아갈 듯 시원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압로와 운동기구 등의 각종 장비는 장흥군에서 마련해준 것이다. 군은 산외동 마을을 첫 단추로 삼고 장수마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마을 거주자는 총 262명. 이중 60-69세는 14명, 70-80세는 20명, 80-90세는 5명이다. 마을최고령은 97세의 문복례 할머니.
문 할머니는 여전히 직접 재배한 각종 채소로 ‘장(醬)’을 담그고 마을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여전히 건강한 모습이다.
문 할머니는 “깨끗한 물과 공기는 우리 마을 자랑이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마을사람들이 모여 운동까지 하는데 건강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장수비결을 밝혔다.
산외동 마을은 건강생활 프로그램 일환으로 매월 2회씩 외부강사를 초청해 요가수업을 받는다. 요가 수업이 있는 날이면 먼저 좋은 자리를 잡느라 회관은 오전 일찍부터 분주해진다.
요가 연습을 하던 윤원식(78)할아버지는 “요가가 건강유지를 위한 보조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나이 때문에 생각만큼 몸이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확실히 요가를 하고 나면 하늘을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환경조성에도 적극 나서 마을로 들어서는 길가에는 8-9월이면 온통 해바라기로 가득차있다. 이는 마을 노인들이 스스로 나서 이뤄낸 것.
김복순(75·여)노인회장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언제나 웃음이 절로 나온다”며 “무엇보다도 건강유지를 위해서는 마을 환경이 좋아야 한다. 마을 사람들끼리 모여 운동도 하고 마을가꾸기에 나서면 몸과 마음이 항상 행복해진다”고 웃어보였다.


“장수비결은 즐겁게 사는 것” 곽경수 산외동 노인회장

“무엇보다도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산외동 마을 곽경수(74)노인회장은 장수 비결을 이 같이 말했다. “우리 마을서 최고로 삼는 것은 ‘어울리자’다”면서 “모두 함께 한자리에 모여 운동도 하고 마을을 가꾸고, 언제나 함께하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곽경수 노인회장의 별명은 ‘밥 하는 회장’이다.
곽 회장이 직접 한 흰쌀밥은 마을에서 맛있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내가 직접 밥을 해주면 사람들은 와서 먹기만 하면 된다”면서 “나이 많은 노인들이 귀찮게 혼자 차려 먹지 않아도 돼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면 이야기꽃을 피우고,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모여서 웃고 서로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혹시 나쁜 이야기가 나오면 고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이런 식으로 사니까 건강에 보탬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관산 자락에 잡고 있는 산외동 마을 자연환경 역시 건강비결이라고 연신 자랑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친환경 먹을거리가 어우러져 무병장수의 삶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쉴틈없이 일하는 것도 건강비결 중 하나다.
그는 “농사철이 지나면 마을 가꾸기 등의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마을 환경과 건강을 모두 지키는 1석2조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 것이 우리 마을의 장수비결이다”고 환한 미소로 대답했다.

/송일호 기자 ilho@kjdaily.com

/장흥=고병곤 기자
/장흥=고병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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