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암 환자, 광역동 치료 임신 성공 자궁경부암 수술 조선대 한세준 교수 , 생식기능유지 암치료법 개발 주목 빛에 의한 광역동 치료, 자궁종양 환자 실험 100% 완치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0년 07월 15일(목) 00:00

조선대병원 산부인과 한세준 교수가 여성의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에 획기적인 치료 방법인 광역동 치료를 환자에게 시술하고 있다.

한세준 교수님!
저는 선생님 덕에 예쁜 아이를 둘이나 얻어 나날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밤에는 자고 낮에는 놀고, 몸무게도 꾸준히 늘고 있고 요즘은 옹알이도 하는 쌍둥이 아이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제게도 이런 날이 왔나 싶기도 하고 모든 것이 기적 같기만 하답니다.
선생님, 부디 건강하셔서 저같이 고생하는 많은 분들께 소중한 기회를 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주전에 집에서 제가 아이들 50일 기념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사진으로나마 우선 아이들 소식을 전합니다. -2010년 4월 26일 서울서 올림


이는 최근 광역동 치료후 정상분만으로 낳은 쌍둥이 사진을 한 아이 엄마가 보내온 감사의 편지내용이다. 이처럼 한세준 교수는 임신을 원하는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동시 항암 화학 광역동 치료로 여성의 생식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암 치료 법을 개발,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동시 항암화학 광역동 치료는 기존의 암 치료(수술, 방사선 및 항암화학요법)와는 달리 고통 없이 병변 부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자궁과 생식기능을 보존할 수 있어 삶의 질의 향상은 물론, 향후 결혼해 임신을 원하는 미산부 여성의 자궁경부암과 자궁 내막암에 획기적인 새로운 치료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광역동 치료란 체내의 산소와 빛에 대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물질이 빛에 의해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켜 단일한 산소와 이에 의해 유발되는 자유라디칼이 각종 병변부위나 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치료하는 최소 침습적 방법이다.
현재 광역동 치료는 산부인과를 비롯해 피부과, 내과, 성형외과, 안과, 비뇨기과, 신경외과 등 다양한 범위에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산부인과의 경우 성공적인 임상케이스가 계속적으로 보고돼 화제다. 기존 암 치료법 한계를 넘는다. 광역동 치료법이 도입되기 전, 젊은 여성이 이를 진단 받는다는 것은 곧 ‘불임’이 된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였다.
과거 전기 소작술과 내동요법, 환상투열요법 등 국소파괴요법과 수술적 치료법(원추절제술)은 자궁경관의 협착과 점액선의 파괴 등으로 불임을 유발했다. 또 임신이 되더라도 자궁경관 무력증, 양막 조기파수, 유산, 조산 등의 발생률이 높았던 것. 치료를 위해서는 조직의 기능적·구조적 손상이 불가피 했다는 이야기다. 광역동 치료법은 이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병원 산부인과에서는 2001년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광역동 치료법으로 부인암 치료를 시도했다. 당시 그 중심에는 한세준 교수가 있었다.
그는 2003년 이 요법으로 치료 경험사례를 발표했다. 당시 발표된 사례는 자궁경부상피내 종양 10건, 침윤성 자궁경부암 및 질암 9건, 자궁내막암 1건 등이었다. 다시 이듬해에는 2001년부터 2년여에 걸쳐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 환자 가운데 23-32세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광역동 치료를 실시한 결과를 학계에 보고했는데, 놀랍게도 그 결과는 100% 완치였다.
당시 이 임상실험의 성공은 의료계 전문가들로부터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과 자궁암 치료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으며, 임신을 원하는 젊은 여성환자들에게 100% 완치라는 성과를 거둬 향후 치료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자궁경부암의 경우 전 암 단계가 7-20년으로 비교적 길어서 다른 장기의 암과는 달리 이 기간 동안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검진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이 개발돼 예방단계에 있지만 기존 환자들의 치료와 생식기능의 보존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수술적 절제 ▲방사선 조사 ▲항암화학요법(항암제) 등의 기본적인 치료법을 비롯해 ▲면역요법 ▲광역동 치료법 ▲자연요법(미슬토, 그린티폴리페놀) 등이 보완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이 중 광역동 치료법에 대해 한세준 교수는 “체내의 산소와 빛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광과민 물질이 특정 파장의 빛에 의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단일한 산소나 이에 의해 유발되는 반응성산소가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치료하는 최소 침습요법이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또 “이 방법은 치료 중 출혈이나 통증이 없어 마취가 불필요하며, 임신 및 출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수술과 방사선,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정상조직에 대한 손상이 적을 뿐 아니라 치료 횟수에 제한이 없어 같은 부위에도 여러 차례 반복해 시술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광역동 치료법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는 이 요법을 국가 신의학 프로젝트로 지정해 400여개 종합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1990년대 캐나다와 독일, 일본 등에서 임상시술이 승인된 이래 미국의 경우에는 1996년 FDA가 식도암 치료 허가를 냈으며, 1997년 9월 초 폐암 치료에 대해서도 승인했다.
FDA 허가 이후 현재까지 100개 이상의 병원에서 이 요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은 1994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해 1996년 의료보험으로 지정했다. 1996년 초 통계에 의하면 이 시술법을 사용한 나라는 32개국에 이르며 약 3천건의 임상 케이스가 보고 되기도 했다.

◇치료법 보급 및 신약 개발이 관건
국내에는 2001년 대한광역학학회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광역학 치료법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대한광역학학회는 지난 8월 ‘새로운 광역학 치료 전략과 임상적인 폐암치료 응용’을 주제로 제8회 대한광역학학회와 제3회 국제광역학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일본 동경의 가토(Harubumi Kato), 우수다(Jitsto Usuda) 교수를 비롯해 미국 하버드대 웰먼 광역학 연구소 하산(Tayyaba Hasan) 교수 등 세계의 권위 있는 광역학 전문가들을 위한 ‘알기 쉬운 광역학 치료 강좌’가 마련돼 광역학 치료법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접할 수 있었다.
대한광역학학회는 앞으로 이 강좌를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마련해 차세대 암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광역학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최근 난치병으로 알려졌던 여러 질병의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의학계에는 ‘테라그노시스(theragnosis)’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진단(diagnosis)과 치료(therapy)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기법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광역학 치료법과도 일맥상통한다.
미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의학계에서는 이를 차세대 치료법으로 주목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새로운 광감각제의 개발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움말=조선대병원 산부인과 한세준 교수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