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고속철 무안공항 경유 新線으로 건설돼야” 민선5기 취임1년 릴레이 인터뷰 / 박준영 전남지사 |
| 2011년 06월 21일(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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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5기 전남도지사로 취임한지 1주년을 맞았다. 1년을 맞는 소감은?
-우선 기업 유치와 일자리창출, 친환경농업과 농촌·농업·농민을 아우르는 ‘3농정책’ 추진, 2012년 여수박람회 등 4대 국제행사 개최 및 준비, 전남만이 갖고 있는 비교우위 자원을 활용한 미래산업 구축 등을 꼽을 수 있겠다. 모두가 전남의 미래를 결정하는 성장 기반들로, 이들 사업의 기틀을 만들고 튼튼히 해가는 한해였다.
친환경농업은 지난 2004년 취임 이후 7년 동안 꾸준히 추진했었다. 전남이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농업이 과거산업이 아닌 미래산업이란 전제에서 출발해 전남을 친환경농산물의 보고이자, 청정지역의 이미지로 각인시켰다.
기업유치를 해야 줄어드는 인구를 막을 수 있다. 7개의 연구소를 만들어 R&D(연구·개발)기능을 강화했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들이 많이 들어왔다. 특히 식품기업들이 많이 오고 있는데 이는 친환경농업과 상승작용을 일으킨 결과다.
그동안 작은 정책을 결정하더라고 간단하게 선택하지 않았다. 친환경 농업이나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들어 정책에 반영해왔다. 앞으로도 성장동력이 될만한 사업들을 발굴하면서 미래산업으로 개발하겠다.
▲전남도가 추진중인 F1국제자동차 경주대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F1대회 준비에서 가장 큰 어려움 및 향후 전망을 듣고 싶다.
-F1대회는 대한민국과 전남을 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 브랜드다. 또 지역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와 유무형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회 초기 투자비용이 집중되고 정부의 지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여러가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안정적으로 대회가 개최되도록 노력하겠다.
우선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도록 정치권과 함께 노력을 해나가겠다. 정부도 상당 부분 이해하고 있고, 정부 지원이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켓과 광고 스폰서십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회 운영비도 줄여나가 적자폭을 감소시키겠다. 또 대회 개최권료와 중계권료를 국제자동차연맹과의 협상을 통해 조정하겠다. 국내 모터스포츠대회 등 각종 이벤트를 유치해 다양한 수익원도 확보하겠다.
▲당초 10월에 예정된 내년 F1 자동차 경주대회가 4월로 앞당겨질 경우 차질없이 개최 가능하겠는지?
-FIA(국제자동차연맹)가 발표한 경기 일정은 임시안으로 최종 결정은 개최국과 협의를 통해 올 연말쯤 월드모터스포츠위원회에서 공식 발표된다.
2011년 대회가 끝난 뒤 불과 6개월 만에 다음 대회를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 4월 대회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또 내년 5월 개막되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와 겹쳐 마케팅, 홍보활동 등 수익사업에도 어려움이 예상돼 올해와 마찬가지로 10월중으로 일정을 잡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조정될 것으로 본다.
▲전남에서는 내년에는 여수박람회가, 2013년에는 순천만정원박람회가 잇따라 열린다. 대부분 대형 행사로 막대한 예산과 준비가 필요한데 어려움은 없는지?
-여수박람회는 계획대로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박람회 관련 SOC를 둘러싼 일부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정부, 전남도, 여수시가 잘 협조해 착실하게 진행중이며, 전남도민, 여수시민들도 세계인의 대제전을 앞두고 친절운동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주-순천간 고속도로는 지난 4월 이미 개통했으며 목포-광양간 고속도로, 광양-여수간 이순신 대교, 자동차 전용도로, 철도 복선화 사업은 박람회 개최 전까지는 차질없이 완공될 것이다.
순천정원박람회는 여수박람회를 위한 SOC가 완성되고 난 후에 열리기 때문에 박람회 자체 예산만 확보되면 개최에 문제가 없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잘할 수 있고 오래 남길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5+2광역경제권 호남권 선도사업의 나눠먹기 배정을 비롯, 풍력산업 등 신재생에너지 정부지원 사업 등이 전국적으로 분산되는 추세다. 따라서 이들 산업을 통해 지역발전에 속도를 내려던 전남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5+2 광역경제권’은 현 정부의 지역발전전략의 기본틀이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단적인 예로 신재생에너지사업은 호남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으로 지정됐으나 지금은 태양광, 풍력, 관련 부품산업이 전국으로 흩어져 버렸다. 선진국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집적화를 통해 발전을 기했다. 우리나라는 이를 전국으로 분산시키는 우를 범한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은 ‘선택과 집중’이란 원칙 아래 이뤄져야하고 선진국가들은 모두 이런 형태를 띤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대표적이다. 호남지역 선도사업으로 지정만해 놓고 전국으로 분산시켜놓으면 정부정책을 수긍할 수 있겠는가.
과학비즈니스벨트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가 내놓은 ‘남해안 선벨트 사업’도 수도권과 대칭해 국가성장을 이룰 사업이라고 요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없는 나열식에 그쳤다. 전국이 골고루 잘 살게 해야 하는 데 수도권에 모든 것을 집중시켜 놓으면 온갖 비효율이 제기되고 지방은 항상 뒷전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호남고속철 기존노선 개량과 관련 “현 정부는 손을 떼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정부는 아직 계획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입장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 신선 설치를 위한 전남도의 로드맵은 무엇인가?
-사회간접자본은 미래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정부가 미래를 보지 않고 당장 돈만 적게 드는 방안을 선택한다면 차라리 하지 않하는 것이 낫다는 뜻으로 ‘현정부는 손을 떼라’고 말한 것이다.
앞으로 전남과 제주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생각한다면 호남고속철은 신설노선으로 건설돼 무안공항을 반드시 경유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 4월 제2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을 고시하면서 호남고속철도 광주-목포 구간은 기존 노선을 고속화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잘못된 정책이다.
국가의 주요 SOC가 미래를 보고 결정되지 못하면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당장의 비용, 편익분석만 강조하면 낙후지역의 낙후는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낙후도를 감안하고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이런 점에서 호남고속철도 광주에서 목포구간은 무안국제공항을 직접 경유하는 고속 신선으로 건설돼야 한다. 정부가 전남도안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고 요청하겠다.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서남해안의 2천여개 섬, 청정 바다와 해안, 생태의 보고 갯벌, 온화한 기후와 깨끗한 공기는 전남만의 무한한 자원이다.
이런 자원을 잘 활용하고 미래의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 2004년 취임해 친환경농업을 시작할 때도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다. 그러나 전남농업의 현실과 미래, 농업의 미래산업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친환경농업만이 대안이었다. 힘들었고 난관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남이 ‘친환경농업의 메카’라는 데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전남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
호남인들은 임진왜란과 같은 국난이 있을 때마다 분연히 앞장섰고,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었다. 의로운 고장의 주민답게 민주적 절차를 중시하고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는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공직자들도 오늘만 보지 말고 미래를 보고 앞으로 도움이 될 것들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논쟁도 있겠지만 극복하고 가야 된다.
/대담·정리=오성수 기자 star555@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