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20]“아시아문화전당은 국제문화교류 허브 역할 할것” 최 협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 한-아세안 오케스트라 사업 성과 큰 보람 전당개관 앞서 문화콘텐츠 개발작업 착착 문화도시 광주 만들기는 市와 시민의 몫 개방적 자세·국제네트워크 구축 최선을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2011년 09월 16일(금) 00:00

프로필 ▲전남대 인류학과 교수 ▲전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 ▲전 광주 YMCA 이사장 ▲전 (사)광주·전남비전21 이사장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 위원 역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역임

대담·정리=이경수 정치부장
3년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최협 위원장(전남대 교수)은 요즘 다소 여유가 있다. 지난 2008년 11월, 3기 위원장을 맡았을 때와는 달리 문화도시조성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최협 위원장을 만나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진행상황과 향후 계획을 들어본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장을 연임하면서 아시아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진두지휘해 오셨습니다. 지금까지 위원장으로 일하시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아쉬웠던 일이라면 무엇보다도 별관문제로 인해 문화전당의 완공시기가 무려 2년이나 늦어진 것이지요. 예정대로라면 내년이면 완공돼 금남로에 활기가 넘쳐날 것인데 안타깝게도 2년을 더 기다려야합니다. 농성 때문에 건설이 중단되면서 배정된 사업비를 2년 동안 일부 불용처리하거나 이월시키기도 했구요. 정부 재정운영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어 그 이후 연도의 예산배정에서 어려움을 겪게 돼 안타깝습니다.
▲보람 있었던 일도 많지 않겠습니까.
-좋은 예가 2009년 창설한 한-아세안 오케스트라의 성과입니다. 그동안 한-아세안 오케스트라는 동남아 10개국과 한국의 전통음악가들이 팀을 이뤄 창작작업을 해왔고, 다국적 오케스트라를 결성해 광주를 포함, 국내에서 수차례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작년 겨울에는 유네스코문화교육세계대회가 한국에서 열렸을 때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 1천여명 앞에 공연을 했는데 그 반응이 열광적이었습니다. 아시아문화교류의 새로운 장을 연 창의적인 시도로 높게 평가받는 것을 목도하면서 우리사업의 성공가능성을 예감했습니다.
▲문화전당 개관(2014년)이 3년 남았습니다. 하드웨어적인 것에 앞서, 전당 안에 들어갈 소프트웨어들이 준비돼야 하는데, 현재 문화콘텐츠 개발 작업은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또한, 문화창조원·문화정보원·어린이관·예술극장·민주평화교류원 등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개관은 어떤 단계에 와 있습니까.
-지금 건립중인 아시아문화전당이 세계적으로도 그 규모가 방대한 건축물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성패는 전당건물에 담을 내용물, 즉 소프트웨어가 결정할 것입니다. 그래서 금년부터 전당에 들어설 각 기관의 운용에 관한 연구를 내실 있게 진행시켜오고 있습니다. 우선 문화창조원을 위해서는 올 들어 공연기획안 국제공모를 통해 3편의 작품을 선정해 그 창작워크숍을 10월에 가질 예정이고, 문화정보원에서는 2년 전부터 디지털기반 문화자원을 수집해왔으며 지난 5월에는 정보원준비관을 개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방했습니다. 아시아예술극장의 개관준비작업도 금년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시아 다장르 협업공연의 제작 및 시연을 소규모로 시도한바 있으며, 2014년 개관을 위한 작품을 결정하기 위한 준비단계로서 공연기획안 국제공모와 국제프로듀서 캠프개최, 작품제안공모 등을 진행시켜왔습니다. 그리고 금년 말까지는 예술감독을 선정해 개관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을 내년부터 가시적으로 실행시켜나갈 계획입니다. 민주평화교류원의 운영방안은 현재 전남대, 고려대, 한신대의 연구진에 의하여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금년 말이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입니다. 어린이문화원은 2년 전부터 ‘두드림에서 오는 상상’ 등 실험적 프로그램의 운영을 시도해 왔구요. 이러한 다양한 작업들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통합적인 기관운용방안이 마련되면 아시아문화전당이 문화예술콘텐츠 창작공간임과 동시에 관람객과 소통하는 복합문화 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과 조성위원회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광주시민들은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의 성격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전액 국비로 건립되는 아시아문화전당은 국제적 문화교류의 허브(Hub)를 만드는 사업입니다. 문화전당에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거대 미술관이나 오페라하우스 등이 들어서지 않아 관심을 덜 받는 것 같습니다만, 아시아문화정보원과 문화창조원같은 기구가 본격적으로 가동돼 아시아 각국의 문화적 인재들이 모여드는 국제문화교류의 허브로 자리잡게 되면 광주는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는 문화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국제교류의 경제적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증대할 것이 예상됩니다. 물론 그러한 체제가 자리잡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 하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하는 점은 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과는 달리 광주시 전체를 문화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은 광주시가 그 주체가 돼 추진돼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보면 광주시를 몇 개의 지구로 나누어 문화기반조성을 하는 사업은 광주시가 계획을 세우고 정부가 지원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광주라는 도시를 문화적 여유와 멋이 넘치는 아름다운 도시로 가꾸어가는 일은 일차적으로 광주시와 광주시민의 몫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문화적 다양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의 토양에서 광주가 진정한 문화도시의 꽃을 피우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겠습니까.
-옳은 지적인 것 같습니다. 광주에는 피라미드같은 세계적인 유형의 문화자원이 없습니다. 또한 아직은 국제적인 문화도시도 아닙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광주는 ‘아시아문화교류’라는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국제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이는 21세기가 ‘문화의 세기’이자 ‘아시아의 세기’라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적 자양분을 흡수하고 나누는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지역 대학의 역할도 클 것이고, 시민단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국제적 네트워크의 구축이나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조성하는데 힘을 모아야할 것입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아도 ‘우리만이 한다’는 독선보다는 ‘함께한다’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주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은 광주의 미래가 달려있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성공은 우리의 자라나는 다음세대가 아시아에서 존경받는 자랑스러운 시민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업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