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당직 의료종사자 신고의무·근무방식 법제화를” 응급의료 지방화모델 만들자 / 1. 응급의료 현주소 (2)병원 내 진료 ‘전문의 없는’ 응급실 응급진료 공백 잦아 해당 전공의 841명…충족률 73.6% 그쳐 /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

2011년 09월 30일(금) 00:00

응급의료자원의 적정한 관리는 응급의료체계의 근간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시설과 인력 등이 부족한 상황으로 기반마련이 시급하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진료를 펼치고 있다.

응급상황은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는다. 24시간 어느때에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으면 구급차가 현장에 출동, 환자의 의학적 긴급도 판단과 이에 따른 응급처치를 하고 치료에 적합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이송해 진료할 수 있어야 한다. 병원 전 이송단계에서 응급환자의 상태에 따른 적합한 다중출동체계와 응급환자에 맞는 병원 선정, 이송과정에서의 적절한 응급처치는 환자의 생명과 장애후유증 최소화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며 병원에 이송된 후 의료진의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응급의료서비스는 상시 진료체제 유지를 위한 인력과 의료자원 확보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체제로 원가보전율이 평균 68.8%(일반 의료서비스 87.5%)에 지나지 않아 정책적 지원이 불가피하다. 보건복지부는 2003년부터 응급의료기관 평가을 토대로 진료체계 향상을 위한 사업비를 지원하고, 응급의료 수가기준을 고시해 진찰료외에 응급의료관리료 등을 별도로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따라 응급증상의 환자에게는 응급의료관리료를, 비응급증상인 경우 환자본인이 부담하도록 해 응급실의 이용량을 조절, 응급실 과밀화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
응급의료자원은 국가 응급의료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로 적정한 자원 관리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응급환자 추세는 심·뇌혈관 질환이 암에 이어 주요 사망원인으로 나타나고 있고,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 국가중 최고수준으로 응급환자를 위한 적정하고 신속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마련이 시급하다.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470개 의료기관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휴일과 야간에도 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도록 비상진료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2008년부터 심장·뇌혈관·중증외상 등 3대 중증응급질환의 비상진료 체계 구축을 강화하기 위해 권역·전문·지역응급의료센터 중 중증응급질환 특성화센터(응급심장 22곳, 응급뇌혈관 22곳, 중증외상 35곳)를 지정, 전문의가 포함된 응급진료팀의 운영비와 진료팀의 당직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차레 응급실에 ‘인턴만 있고 전문의는 없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당직 응급 의료종사자 신고 의무와 그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또 관련 법률에 당직의료종사자의 성실의무만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의료기관 외 근무 가능여부, 인턴 등에게 응급실 진료를 위임할 수 있는지 등 근무방식과 진료유형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2010년에 마련한 중증응급질환 특성화센터 운영은 해당 질환과의 관련성을 고려해 필수 전문과목과 응원 전문과목 전문의로 응급진료팀을 구성하도록 하고 필수과목 전문의는 의료기관 내 근무를 원칙으로, 응원과목 전문의는 통신 또는 방문에 의한 협진이 가능한 위치에 근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감사원이 47개 중증응급질환 특성화센터중 7곳을 상대로 2009년과 2010년 당직근무 실태를 점검한 결과, 7곳 의료기관 모두에서 전문의가 의료기관 내에 상주하지 않거나 긴급호출에 응하지 않은 채 당직 및 방문 진료 수당만 수령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모 광역시 권역응급의료센터 모 병원에서는 소아과 등 필수과목 전문의가 당직하도록 되어 있으나 일요일인 지난 10월 21일 수련의가 당직하면서 장중첩중 어린이를 진료하지 못해 인근병원을 전전하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같은 응급진료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당직전문의 등 당직응급의료종사자를 주기적으로 응급의료정보센터에 신고하도록 하는 신고의무규정과 불성실 의료기관의 제재, 근무 방식과 진료유형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17조 규정에 의해 응급의료기관을 평가, 지정 취소나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하도록 응급의료기관을 관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권역·전문 응급의료센터를,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은 각각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응급환자를 상시 진료할 수 있도록 지정기준에 따른 시설, 인력, 장비 등을 유지·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응급의료기관이 지정기준에 미달하거나 법에 정하고 있는 처분이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때에는 지정권자가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지정기준에 따른 시설·인력·장비 등을 유지·운영하지 않은 때에는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지정취소 요건과 과태료 부과 요건을 각각 ‘지정기준에 미달한 때’와 ‘지정기준에 따른 시설 장비 인력 등을 유지 운영하지 아니한 자’로 막연히 규정하고 있을 뿐 지정기준 미달의 경중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이 중앙응급의료센터를 통해 2009년 12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전국 457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법정 지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239개 기관에 대한 과태료 등 행정제재 실태를 점검한 결과, 9개 권역응급의료센터와 4개 전문응급의료센터에 대해 시정요구를 했으나 13개 기관 모두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는데도 구체적인 행정처분 기준이 없어 지정 취소 또는 과태료 부과 등 아무런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법정 지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28개 지역응급의료센터와 198개 지역응급의료기관 등 226개 의료기관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해당 의료기관에 적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통보했으나 해당 지자체는 30개 의료기관에 대해선 시정요구조차 하지 않았다. 시정요구를 받은 196개 의료기관중 142곳은 시정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데도 15곳에 대해서만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하고, 나머지 127개 기관에 대해서는 지정취소 및 과태료 처분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응급의료기관 현황<2010년 7월말 기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도별 주요 응급의료자원 통계 <응급의료 통계 연보 2009년>

■응급의료기관 비상진료체계 구축 <자료:응급의료에 관한 시행규칙>

■법정 지정기준 미충족 응급의료기관 현황(2009년) <단위 : 개소>

/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