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급의료] 구급대원의사간 의료지도 핫라인 구축 ‘눈길’ 응급의료 지방화모델 만들자 / 5. 오사카대학병원 고도구명구급센터 /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 |
| 2011년 11월 04일(금)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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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10월10일부터 15일까지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대학병원 고도구명구급센타와 센리(天里)구명구급센타, 지바현 일본의과대학 호쿠소병원 구명구급센타의 응급진료시스템과 닥터헬리, 닥터카의 운행상황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중증외상센터 설립이 이슈가 되고, 닥터헬리가 운항을 갓 시작한 시점으로 이 부분에 취재의 초점을 맞췄다. 관련 내용을 3-4회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오사카대학 고도구명구급센터는 지난 1967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중증 구급 전문시설을 갖춘 ‘특수 구급부’로 개설된 이후 일본의 구급의료·의학발전에 매진해 온 의료기관이다. 지난 2000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 새롭게 조직을 정비 한 후 이듬해인 2001년 고도 구명구급센타로 인가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사카 대학병원 고도 구명구급센터는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24시간 진료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보다 나은 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심장질환자를 비롯 급성외상환자 등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를 위해 응급의학 전문의와 각 진료과의 전문의를 중심으로 진료팀을 구성, 전 진료분야에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일본의 고도구명구급센터는 일반적인 구명구급센터에 특수한 고도의 진료기능을 제공하도록 후생노동대신이 정한 의료기관이다. 특수한 진료기능에는 광범위한 열상(화상)과 사지절단 접합, 급성중독 등 3대 특수 환자에 대한 구급의료 제공이 필수조건이며 나머지는 일반적인 모든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구명구급센터의 역할을 한다. 2010년 현재 일본 전역에는 248개의 구급구명센터가 있으며 이 가운데 21개의 고도구명구급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오사카대학병원 고도구명구급센터 다케시 쉬마즈 박사(센터장·교수)와 유코 나카가와 박사로부터 닥터헬리를 비롯 고도구명구급센터의 현황 및 운영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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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문일답.
▲응급환자의 병원 전 이송단계가 중요한데 구급차 출동체계와 현장에서의 응급환자의 중증도 분류, 이에 적합한 병원선정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응급환자발생 신고가 접수되면 소방청의 119 구급대에서 구급대원(응급구조사)가 탑승한 구급차가 출동합니다. 응급구조사가 환자의 증상과 부상 정도를 파악해 중상인 경우 대부분 오사카대학병원 고도구명구급센타로 오고, 경상인 경우 가까운 구명구급센터로 이송되는데 응급구조사가 판단해 병원을 선정하게 됩니다. 환자의 정도가 심한 경우 응급구조사가 구명구급센터 의사에게 직접 전화로 상담을 한 후 어느 병원으로 갈 것인지 선정합니다. 구급대원이 곧바로 직접 구명구급센터 의사에게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 구급대원으로 하여금 중증의 환자를 응급처치할 때 의사의 의료지도를 받아 적절하게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구급대원이 응급상황에서 언제라도 의료지도를 받을 수 있는 핫라인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시행 초기에는 구급대원이 의료기관으로 연결, 간호사가 받아 전달해주는 과정에서 협조가 잘 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해 구명구급센터만은 바로 의사와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구급대원이 의사의 의료지도와 중증도 분류기준 매뉴얼에 따라 의료기관을 선정하므로 경상을 입은 환자가 고도구명구급센터로 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환자의 중증도 분류기준은 소방청이 의사의 자문과 협의를 통해 기준을 마련, 10년전부터 활용하고 있습니다. 구명구급센터의 경우 외상외과전문의(일본 구급의학회 인정)가 상주해 있으며, 규모에 따라 시설과 인력에 차이가 있습니다. 경증으로 판단해 일반 구명구급센터로 이송됐으나 중증일 가능성이 있을 경우 규모가 큰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소개하는 경우가 드물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사카 고도구명구급센터의 경우 1년에 900명 정도의 중증응급환자를 받고 있습니다.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해 닥터헬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닥터헬리 운용 현황과 성과, 예산은 어떻게 조달하는가.
-오사카대학병원 구명구급센터는 지난 2008년 오사카부의 닥터헬리 전용기지로 선정됐으며 현재 1대를 민간항공사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닥터헬리의 활동영역은 오사카현을 포함해 와카마야현, 나라현까지 반경 200키로를 커버하고 있습니다. 오사카 부는 시골지역과 지리적 여건이 좋지 않은 곳이 많아 지난해의 경우 130건의 출동횟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닥터헬리 연간 예산 운영비는 2억1천만엔(31억여원)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인 오사카부가 각각 50%씩 지원하고 있습니다. 닥터헬리 출동 신청은 구급대원이 판단하는데 이를 위한 출동판단기준이 마련돼 있으며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0년 현재 오사카의 인구는 800만명 정도로 닥터헬리 1대로 커버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지만 인접지역의 헬리운영으로 커버하고 있습니다.
닥터헬리 운용은 외상센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인구가 증가할 수록 구명센터수가 많아지는 추세이나 전체 분야를 커버하는 곳은 고도구명구급센터입니다.
구명센터의 베드를 이용할 경우 의료비가 상승하지만 관련 보험의 혜택과 후생성이 정한 의료비만을 징수하므로 큰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한국은 최근 중증외상센터 건립과 관련 적정규모를 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시스템이 다르지만 외상전문의 등 선진응급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소개해준다면.
-일본은 지난 1975년 구명구급센터를 설립할 때 후생성이 인구 100만명당 1곳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하에 구명구급센터가 설립,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설과 규모의 경우 구명구급센터는 20병상 이상, 24시간 체제, 복수의 진료과 영역을 갖추고 중증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전문의와 간호사를 배치하도록 했습니다. 1배드당 간호사 2명 배치는 의무화 규정을 두었으나 의사의 수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올 10월 현재 오사카대학병원 고도구명구급센터에만 의사 25명(구급의학회 전문의 6명), 간호사 45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간호사는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본의 경우 연간 의사 1인 1천만엔, 간호사 500만엔 정도의 인건비가 투입되는데 간호사의 경우 채용공고를 해도 모집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오사카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인접지역 인구 300만명을 고려할 때 센리구명구급센터, 미나미구명구급센터 등 3곳을 합하면 의사는 75명, 간호사는 120-150명선으로 집계됩니다.
한국의 교통 여건 등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적정규모를 얘기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일본의 경우도 과거와 달리 외상부분은 줄고 있는 반면 뇌졸중 등 인구 노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응급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인구 1억2천만명 중 1970년에는 사망자가 1만7천명에 달했으나 2010년 5천명으로 크게 줄었고, 구명구급센터도 50만명당 1곳으로 늘었습니다.
한국의 외상센터 설립의 경우 중증외상의 기준을 정하는게 중요하고, 예산의 경우 나라마다 다르지만 실효성있는 규모를 지원하는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명구급센터의 경우 매년 5억엔의 적자가 발생하지만 전액 정부에서 연말에 보전해 주고 있습니다. 민간병원의 경우 적자가 발생, 최근 5년새 2차병원 400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특히 예방가능사망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설과 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도 중요합니다.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글=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
/사진=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
/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