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스포츠대회] 대회 인프라 32조원 투자…중국 발전상 과시 국제스포츠대회와 지역사회 <6>해외 국제스포츠대회 개최지 ③중국 선전 지하철·호텔 등 인프라 구축 ‘도시 전체 리뉴얼’ 정부 전폭지원 통해 역대 최대 U대회 성공개최 선수촌→대학기숙사, 경기시설→체육공간 활용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2011년 12월 05일(월) 00:00

2011 선전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를 위해 신축한 경기장.

중국 광동성 남부 주강(珠江) 동쪽 홍콩과 경계를 이룬 선전(심천). 인구 1천500만명에 달하는 선전은 지난 1980년 중국의 첫 번째 경제특구지정와 개혁개방 1번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선전은 경제특구로 지정되기 이전에는 조그만 국경도시로 중국출입의 요지에 불과했다. 1979년 선전시로 승격되고 경제특구가 설치되면서부터 화교의 자본과 외국과의 합작기업에 의해 공업이 급속도로 발전, 근대적인 공업도시로 변모했다. 이처럼 중국 경제의 요충지로 성장한 선전이 도시의 발전상을 널리 과시하기 위해 지난 8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를 개최했다. 오는 2015년 광주U대회의 직전 하계 대회였다.
지난 8월12일부터 23일까지 12일 동안 열린 제28회 선전 U대회는 중국답게 화려함과 규모면에서 역대 개최도시를 압도했다.
막대한 물량공세로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의 뒤를 이어 또한번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선전 U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152개국, 1만603명(선수 7천132명·임원 3천471명)이 참가했다. 육상과 축구, 태권도 등 24개 종목이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타디움 등 63개의 경기장에서 열렸다.
선전시 롱강구에 있는 유니버시아드센터는 메인스타디움(6만여석)과 농구장(1만8천여석), 수영장(3천여석), 시민건강광장, 종합서비스센터, 뉴스지휘센터 등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U대회 시설이다.
총 6천300억원이 투입된 이곳은 대회 이후 시민체육시설 및 대형경기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자원봉사자는 등록 120만명, 활동 26만명, 집중훈련인원 3만명에 달했고 유로스포츠, 폭스TV, 러시아국영TV RTR 등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중국 정부와 선전시는 이번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32조원을 쏟아부었다.

선전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선수촌으로 지금은 선전정보기술대학 기숙사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재원은 중국 정부와 광동성, 선전시가 마련했다. 하지만 중국이 사회주의국가라는 점에서 보면 사실상 정부에서 전액 투자한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은 특히 U대회를 국가적인 이벤트로 여겼다.
중국 개방 정책의 선두주자와 개척자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젊고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비즈니스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개막식에 국가 최고 권력자인 후진타오 주석이 직접 참석, 국가적인 이벤트로서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
선전시는 지난 2007년 1월17일 제26회 하계U대회 개최 도시로 선정된 뒤 4년7개월 동안 공을 들여 경기장과 시설, 교통, 경기운영시스템, 선수촌, 호텔 등 대회 개최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구축했다. 도시 전체를 리뉴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5개 지하철과 광저우-선전 고속철도 등 SOC를 대폭 신설했고, 전체 63개 경기장 중 21개 경기장를 새로 지었다.
또 도심외곽지역(롱강구)을 집중적으로 개발했다.
개막식만을 위해서 선전만 체육센터을 신축했고, 폐막식은 테마파크 특설무대를 활용했다.
선전시는 선수촌 등 부대시설 신축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공동기획취재단이 중국 선전정보기술대학 관계자로부터 지난 8월 열린 선전유니버시아드대회 관련 시설물 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현재 선전시 중심가에서 차량으로 40분 가량 떨어진 곳에 국립대학인 선전 정보기술대학이 있다.
이곳은 U대회 기간동안 배드민턴과 축구 등의 경기가 펼쳐졌고, 종합청사와 선수촌, 선수식당 등 U대회 관련시설들이 들어섰다.
지금은 대부분의 시설들이 다른 용도로 활용되고, 특히 U대회 선수촌은 대학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다.
선전시는 기존의 선전정보기술대학교 부지내에 추가로 U대회 관련 경기장과 시설물 등을 배치해 ‘대학스포츠 축제’라는 의미를 최대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에서 신청을 한 뒤 중국 정부와 선전시에서 예산을 투입해 관련 경기장과 시설물를 건립했다.
현재 소유권은 대학이 갖고 운영하고 있다.
선전정보기술대학 관계자는 “이곳의 시설물은 현재 대학생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향후 시민 활용 부분 등에 대해서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U대회 선수촌으로 사용된 2만명 투숙 규모인 기숙사에는 현재 4천500여명의 대학생이 생활을 하고 있다”며 “U대회 선수촌이라는 이미지와 교육환경 개선 등으로 이 학교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선전시는 선수단의 교통편의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다.
U대회 전용차선을 만들고 입장권 소지자에게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했다.
유니버시아드 전용도로와 전용번호판 운영으로 교통 체증도 예방했다.
이밖에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오페라, 음악, 댄스, 오케스트라 등 23회 공연 및 미술품(서예, 유화)을 전시했고 유니버시아드 문화공원도 신축했다.



“도시기반 확충·이미지 제고에 집중 투자”
허병하 중국 선전한인상공회장

“선전유니버시아드대회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치러졌습니다.”
허병하 중국 선전한인상공회장은 “중국 정부는 국제스포츠대회를 도시 기반 확충과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한 최고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회장은 “지난 8월 선전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152개국이 참가한 세계적 규모의 스포츠행사였다”며 “이번 행사를 앞두고 중국 정부는 지하철 개통을 서두르고 도시 청결 등에도 엄청난 돈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선전은 이번 대회를 위해 U대회 전용차로를 신설하고 입장권 보유자에게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 줬다”며 “광주U대회도 선수단과 응원단을 위한 교통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허 회장은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철저한 통제와 관리로 단 한건의 사건과 사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허 회장은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민관합동위원회를 설립,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공항에서는 대규모 환영행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선전한인상공회는 지난 5월 선전 한인상공회 U대회 지원본부를 결성한데 이어 6월 민간합동위원회를 구성했다.
선전한인상공회는 자발적으로 모금활동까지 벌여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교육과 입장권 구입, 한국 선수단 응원 등 다양한 활동을 실시했다.
허 회장은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부 언론에서만 취재를 오는 등 세계적인 대학 스포츠 행사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면서 광주U대회 성공개최를 위한 관심 제고를 당부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중국 선전=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