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신속한 응급처치 가능…외상 사망률 획기적 감소 11. 응급의료 전용헬기(Doctor Heli)의 실효성 도서지역서 대도시로 확대 이송체계 선진국 진입 기재부 예산삭감…예결위서 이정현 의원 반영시켜 /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

2011년 12월 16일(금) 00:00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의사가 탑승, 현장에 직접 출동해 응급처치와 이송하는 시스템이다. 시간을 다투는 응급의료 현장에서 닥터헬리는 중증외상환자를 살리는 중요한 응급의료체계로 필수적이다. 지난 9월부터 전남 목포지역에 배치돼 운항에 들어간 닥터헬리에 구급대원들이 응급환자를 옮겨싣고 있다./전남도 제공

응급의료의 핵심은 병원전단계인 응급사고 발생 접수부터 병원으로 오기까지 가장 빠르게 현장에 도착, 정확한 응급조치와 치료를 거쳐 치료에 적합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다. 문제는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지역의 가능한 모든 응급 의료자원을 동원해 예방가능한 사망률을 낮추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접수 즉시 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다중출동체계와 의료진이 동시에 현장에 출동해 치료하는 닥터헬리는 응급의료 선진화를 위해선 필수적이다. 특히 외상진료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의 경우 닥터헬리는 중증 응급외상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외상센터의 역할도 하게 된다. 가장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 직접 의사의 판단아래 전문적인 치료를 받게해 생명을 살리는 응급의료시스템, 닥터헬리가 필요한 이유다.



◇닥터헬리와 응급의료의 지역성
우리나라는 OECD국가 33개국증 가장 늦은 올해 9월부터 응급의료전용헬기를 도입해 목포와 인천에서 시범운용에 들어갔다.
운영한지 3개월째가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에서 운항시간을 놓고 시행착오를 겪는 등 일부 문제점이 노출되기도 했지만 기존 소방헬기 운영시스템이 하지 못한 의료진이 직접 현장에 도착해 신속한 응급처치와 이송으로 사망자를 줄이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목포와 인천의 경우 도서지역이 많아 구급차(앰뷸런스)의 접근성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닥터헬리의 이용이 불가피한 곳이다. 그동안 소방헬기가 현장에 출동, 응급처지와 긴급이송을 통해 귀중한 생명을 살렸지만 중증 응급환자의 전문치료와 이송체계에 한계가 있었다.
닥터헬리 도입의 필요성은 응급의료학회에서 여러차례 논의돼 온 과제중의 하나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응급환자 발생시 신속한 응급처치와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의 이송이 긴요하나 응급의료자원이 대부분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 도서지역 응급환자 이송체계의 신속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응급의료 전용헬기의 도입은 불기피한 선택이다.
또 2003년부터 응급의료기금으로 소방헬기 구입에 355억원(8대)을 지원하고 있으나 응급환자 이송실적은 2009년 현재 8.9%(2005년 3.6%, 2006년 4.2%, 2007년 4.7%, 2008년 8.0%)로 미흡한 수준이다. 이에 추가적인 지원을 중단하고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을 적극 검토해 올해 시범 운항에 들어갔다. OECD국가중 우리나라만 제외하고 닥터헬리를 운용하고 있어 국격에 맞는 응급의료시스템 인프라 구축이 필요했다. 특히 ‘아덴만 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의 경우 우리나라 항공의료 이송체계가 없어 4억4천8백만원의 예산을 틀여 스위스 인터내셔널 SOS소속 에어 앰블런스를 이용해 국내에 이송할 수 밖에 없었다.
응급의료는 시간과의 싸움으로 해당지역의 응급의료자원을 이용해야만 하는 ‘지역성’을 특성으로 한다. 닥터헬리는 우리의 경우 도입초기로 도서지역이 많은 전남 목포와 인천지역이 우선 필요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일본의 경우 인구가 많은 대도시지역에서의 활용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닥터헬리 분야의 권위자인 일본의대 마시코 구니히로(62) 응급의학과 교수는 “일본도 지난 1999년-2000년 인구 고령화로 앰블런스 호출이 급증, 출동에 급급하고 교통체증 등으로 중증응급환자 이송이 지체돼 문제가 됐다”며 “예방가능한 외상환자 사망률이 38% 이르러 획기적인 이송체계가 필요해 닥터헬리를 도입·운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은 전국을 22개 권역으로 나눠 각 지역 대표 종합병원에서 단터헬리를 운영한 결과, 응급사고 발생후 24시간 내에 사망한 외상환자가 2000년 9천명에서 2010년 4천명으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현재의 우리 응급상황이 당시의 일본상황과 비슷한 처지로 30%가 넘는 예방가능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병원전단계의 이송체계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5년간 소방헬기 운영현황

◇우여곡절 거친 예산확보 과정
올 9월부터 운항에 들어간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당초 1대당 30억원(리스비)씩, 2대 60억원을 투입·운용할 계획으로 예산확보를 추진했다. 30억원에는 헬기 조종사 인건비와 정비비용, 소모품비, 항공유, 항공보험료, 검사비, 의료장비 키트, 부품구입비 등이 포함돼 있다.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운용사업의 시행주체는 보건복지부, 헬기사업자 선정 및 관리주체는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중심이 돼 닥터헬리 도입사업이 진행됐다.
사업추진 경과를 보면 보건복지부에서 지난해 6월 ‘2011년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운영사업 예산’ 60억원을 편성해 기획재정부로 넘겼으나 기재부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기재부의 예산 각감으로 이 사업이 무산되는 위기에 봉착했다. 이후 응급의료학회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운용사업 예산 60억원을 기재부에 증액 요청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국회예결위에서 한나라당 단독처리시 이정현 의원(한나라당·비례)이 예산 30억원을 단독으로 반영했고 이후 국비 50%, 지방비 50% 부담이었으나 기재부를 설득해 국비 70%, 지방비 30%로 조정해 최종 통과됐다.
닥터헬리의 예산 확보 과정에서 기재부가 전액 예산을 삭감해 이 사업은 아예 시작도 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했으나 국회 예결 소위에서 지역 출신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단독으로 예산을 반영, 최종통과시켜 이 사업이 본격화 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올 3월 응급의료 전용헬기 사업설명회, 4월 배치병원 선정, 5월 헬기사업자 계약, 9월1일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및 병원배치 완료, 9월 1일부터 21일까지 운항 시뮬레이션 훈련, 9월 22일 출범식을 갖고 23일부터 시범운항에 들어가 현재 정상적인 운항을 하고 있다.

■응급환자 전용헬기와 소방 구조헬기 비교

◇목포·인천의 닥터헬리 운항 성과
지난 9월 23일부터 운항에 들어간 전남목포와 인천광역시의 응급의료헬기는 11월 20일 기준 총 요청건수가 81건에 달해 운항의 실효성이 입증되고 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총요청건수 81건 가운데 인천광역시 35건, 전남 목포 46건으로 나타났다. 인천 35건은 16건이송(환자 17명), 중단 2건, 기각 15건이며, 전남 목포는 46건중 26건이송(환자수 26명), 중단 2건, 기각 16건으로 집계됐다.
이송된 42건의 증상별 환자를 보면 중증외상 12건(인천 5, 전남 7), 뇌혈관 8건(인천 3, 전남 5), 심혈관 8건(인천 5건, 전남 3건), 기타 14건(인천 3건, 전남 11건)으로 나타났으며, 성별은 남성 27명(인천 11, 전남 16명), 여성 18명(인천 7명, 전남 11명)이며,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32명, 그 이하가 12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자는 불과 은항한지 2개월만의 성과로 닥터헬리 도입에 따른 응급의료의 실효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닥터헬리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주간만 운용하며, 운영범위는 편도 30분이내 운항거리 50-70㎞로 신고 접수 후 5분이내 출동이 가능하다.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