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스포츠대회]국가적 관심·흥행이벤트·시설 활용방안 ‘성공 열쇠’ <8>에필로그 광주U대회 지방비만 4천억…정부지원 확대 절실 노르웨이 등 선진사례 통해 차별화방안 마련 필요 문화·인권도시 프로그램으로 도시브랜드 높여야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2011년 12월 19일(월) 00:00

겨울철은 물론 여름철에도 스키선수의 훈련장소와 일반인들의 여가공간으로 이용되는 릴레함메르 노르딕 스키점프 경기장은 유럽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시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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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스포츠대회는 분명 개최도시의 글로벌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한다.
동계올림픽을 통해 작은 시골도시에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탈바꿈한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두차례 개최하며 ‘육상도시’로 자리매김한 핀란드의 헬싱키, 정부의 ‘통큰’ 지원에 힘입어 아시안게임과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도시의 위세를 대내외적으로 알린 중국 광저우와 선전 등의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2015년 하계U대회를 준비하는 광주시도 이들 역대 개최지의 성공사례들을 면밀히 살펴 광주만의 차별화된 성공 방안을 마련해 지역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지난 1994년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산속에 굴을 뚫어 아이스하키장(Olympic Cavern Hall)을 건립하는 이벤트로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광주 U대회 국비 늘려라
매년 수많은 국제스포츠대회가 국가와 도시를 바꿔가며 열리고 있지만, 어느 대회에서나 준비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문제점들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대회개최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들어갈 막대한 예산 마련은 가장 큰 고민거리다.
광주시도 U대회를 준비하는데 들어갈 예산 부담이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간이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광주U대회 사업비 적정 규모는 8천276억원(시설비 5천76억원, 운영비 3천200억원)으로 추산됐지만, 이 가운데 국비지원은 2천642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4천466억원은 지방비다. 지난해와 올해 운영비 명목 등으로 이미 지방비 230억원이 소요된 만큼 앞으로 4천2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광주시는 U대회 조직위 자체 수입으로 1천168억원을 충당할 계획이지만 앞으로 4년간 투입될 막대한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위해 지방채를 무분별하게 발행할 수 없는 입장에서 손을 벌릴 수 있는 건 정부의 국고지원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선전 U대회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면서 무려 50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 주목받는다. 공산주의 국가인데다 경제규모에서 우리나라와 큰 차이는 있지만 국가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큰 행사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중국정부의 모습은 우리 정부가 배워야 할 대목이다.
광주U대회 역시 광주시가 중심이 돼 치르는 대회이긴 하지만 성공 여부에 따라 국가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중국처럼 정부차원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재정적 지원과 함께 국가적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도 U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필수적 과제다.
◇사후 시설활용 힘써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르면서 낡은 경기장을 활용하는 등 최소비용으로 최대수익을 일궈낸 핀란드 헬싱키의 사례는 대회예산을 줄이기 위해 경기시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답안이다.
지난 2005년 세계육상대회를 개최한 헬싱키가 사용한 비용은 우리돈으로 35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새로운 시설투자 대신 옛 것을 소중히 여기며 이를 적극 활용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경기장은 1939년 완공된 헬싱키 올림픽스타디움을 그대로 사용했다. 올림픽 등을 치러낸 바 있는 ‘관록’의 경기장이긴 하지만 전세계 200여개가 넘는 국가가 참가하는 대회에 반세기가 훌쩍 넘은 낡은 경기장을, 그것도 전체적인 리모델링없이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선수촌은 헬싱키 공대 기숙사를 활용했다.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대회기간 학생들을 이주시키는 방안을 택했다.
이같은 헬싱키의 알뜰한 지혜는 2002년 월드컵경기장을 잘 활용한 대구와 유사하다. 지난 2003년 U대회를 개최하고 올해 세계육상대회를 열면서 시설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특히 세계육상대회를 치르면서 트랙 개보수와 조명, LED전광판만 새로 교체하며 비용을 최소화했다.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시설활용 방안에 중점을 둬 대회이후 대학캠퍼스, 노인요양시설, 아파트, 주민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했고, U대회를 치른 중국 선전 역시 선수촌을 대학 기숙사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대회예산 절감과 사후 활용방안은 다각적으로 모색해볼 수 있지만 최대 난제는 역시 시설 운영 적자다.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대부분 도시들도 적자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이에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릴레함메르의 경우 펀드를 활용하고 있다. 릴레함메르는 현재 올림픽시설에 스포츠 행사 외에도 세미나 등 각종 행사를 유치해 적자폭을 줄이고 나머지 비용은 조성된 펀드로 충당하고 있다.
광주시도 U대회 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선수촌은 재건축 대상인 화정·염주주공아파트를 활용하는 방안을 채택했고, 신설경기장 입지는 대학 부지로 정해 토지 매입비용을 절감했다.
◇‘흥행 이벤트’ 찾아라
국제스포츠대회의 흥행성공을 위해선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이벤트 마련이 중요하다.
광주는 U대회를 전 세계에 남도문화를 알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참신한 이벤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러낸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릴레함메르는 산 속에 굴을 파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건설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세계의 시선을 한데 모았다. 또 세계 최초로 ‘환경 올림픽’을 마련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노르웨이는 노벨 평화상 수상지이며 세계 평화의 중심지라 불리는 국가이미지를 활용하기도 했다. 실제 대회기간 구호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노르웨이 올림픽 영웅 요한 올라브 코스는 아프리카에 교육기관 설립과 구호지원을 했다. 이후 구호 프로그램은 올림픽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노르웨이는 올림픽 기간중 무려 1천200개의 문화행사를 마련해 경기장 안팎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으며 성화 봉송기간에는 각지역 문화를 소개해 큰 이슈를 만들었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광주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예향·미향인 광주가 이를 활용한 이벤트를 만들어 성공시킨다면 세계적 관광지로 변모한 릴레함메르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권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과 함께 현재 추진중인 남북단일팀 구성도 성사시킨다면 세계적인 ‘인권도시’로도 우뚝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