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고’ 챙길 때다 김대종 전무이사 더 굳어진 영호남 지역기반 구도 심상치 않은 선거사범과 후유증 서민경제 등 지역현안 산 넘어 산 당선자, 지역경제 활성화 최우선 둬야 /bigbellkim@hanmail.net

2012년 04월 17일(화) 00:00

19대 총선 결과, 민심은 냉엄했다.

국민들이 절대 다수당이 없는 정국을 만들어주긴 했지만, 어찌됐든 야권의 참패다. 이번 지역민의 투표행태는 오로지 12월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민주당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이 예뻐서 표를 준 게 아니었다. 착각하면 안 된다. 상대적으로 참신한 신인들의 좌절이 매우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선거는 실망감에 따른 낮은 투표율도 문제지만, 전국적으로 볼 때 영·호남의 지역구도가 더 굳어진 ‘지역기반 선거’가 됐다는데 심각성이 크다.

또다시 새누리당=영남, 민주통합당=호남구도가 되레 완벽히 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더욱이 호남은 그나마 제3당을 수용했지만, 영남지역은 아예 문까지 닫아버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제외한 제3당인 통합진보당의 진출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제3당인 통합진보당의 경우 호남에선 순천과 전북 남원, 광주 서구을(야권연대 지역구)등에서 3석을 배출했지만, 영남지역은 한명도 배출시키지 않았다. 영남지역은 18대 국회에선 2명의 제3당 지역구 의원을 뒀으나 이번 선거에선 그 씨마저 말리고 만 것이다. 슬픈 일이다.

급증한 선거사범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자 가운데 무려 74명(1명 기소자포함)이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대법원 판결에서 100만 원 이상이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있다. 이번 해당자는 당연히 지역구 당선자들로 전체 지역구 246곳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니 보통일이 아니다. 그중에는 광주 전남지역 당선자도 3-4명이 포함됐다고 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전국적으로 15명이 무효처리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동안 대법원에서 ‘선거사범을 엄히 처리 하겠다’는 대원칙을 세웠던 만큼 무더기 재선거가 우려되고 있다.

화제를 바꾸어 민생 얘기로 돌아가 보자. 선거 이야기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는 법’이다. 모두가 이젠 선거에서 벗어나 민생을 챙겨야 할 때이다.

총선이 끝나자 물가인상과 또다시 글로벌 경제위기 등 각종 악재 소식이 몰려온다. 먼저 물가가 오르면 제일먼저 서민경제가 피폐 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공공서비스 요금과 생활물가를 인위적으로 누르고 있었다. 가격인상 계획을 발표했다가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수차례 철회를 반복했던 곳이 식품과 주류업계라는 점에서 심상치가 않다. 사정을 알고, 정부와 지자체도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경제는 심리고 정책은 시기가 중요하다. 하루 빨리 대책을 세우고 해법을 내놓아야 물가대란을 막을 수 있다.

광주 전남지역 현안도 산 넘어 산이다. 앞서 본란에서 지적했지만 지역현안은 이명박정부들어 소외를 넘어 분노에 가깝다.

사실, 산적한 현안 중에는 시급한 현안들이 부지기수다. 먼저 5+2 광역경제권정책 수정을 비롯해 호남고속철 무안공항경유문제, 여수엑스포개최와 사후활용방안, 정부의 F1사업지원, 농어촌 노인복지문제, 아시아문화전당 조성사업, 광주 U대회개최, 광주외국인 투자지역 확대지정,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사업, 지방대학생 일자리 등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오죽했으면 지역 경제계가 선거 다음날 당선자들에게 호소문을 발표했겠는가. 광주상의와 광주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2일 “당선자들이 지역의 현안과 경제여건을 충분히 살펴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 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당연한 얘기다.

산적한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 대고 나서야 한다. 큰 정책부터 작은 현안까지 빠짐없이 역할 분담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 ‘당선 기분’에 들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선자들은 결코 초심을 잊어선 안 된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4년의 임기는 짧다. 금방 선거가 다가온다. 지역경제와 민생고를 챙기지 못하는 지역 국회의원은 앞으로 설 땅이 없게 돼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시대의 국회의원 이라면 적어도 주민들의 부릅뜬 눈이 항상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아파하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bigbell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