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서방지하상가 안전하다는데… /kim777@kjdaily.com 김종민 정치부 부장

2012년 06월 04일(월) 00:00

‘자체점검시 문제점이 발견되면 정밀안전 진단을 실시하겠다.’ 광주시가 서방지하상가는 안전하다고 했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서방지하상가는 북구 풍향동 동문로 서방시장 앞 8차선 도로 지하에 위치하며, 총연장 135m, 폭 17.6m, 높이 4.5m, 연면적 2천376㎡ 규모다. 지난 99년 1월 공사 중지 이후 방치돼 오던 이 곳에 최근 시가 LED를 활용한 식물재배시설 유치를 발표했다.

시민들의 뇌리에 잊혀질 법도 한 13년의 시간을 버틴 지하터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시는 지난 2001년 10월말로 민간사업자와 협약을 해지하고 관리해 왔다. 시는 4차례 전문기관의 정밀안전진단 점검 결과, 구조물 기둥과 벽체는 물론 시설 전반이 최상의 상태라고 생색(?)을 냈다.

실상은 관리권을 넘겨받은 이후에는 세기엔지니어링(2001년 12월, 2006년 4월)에서 2번, 그 이전에 2번이다. 2006년에는 가벽구간 보강공사까지 진행했다. 그리고 2012년 12월, 계획대로라면 지하에 식물재배시설이 완공된다.

시는 2002년부터 분기별로 자체점검하고 있다. 특히, 서방지하상가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상 정밀안전진단의 대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육안에 의존하는 시설물 유지 관리를 어느정도 신뢰해야 하는 지 의문이다. 특히 매일 수만대의 차량과 사람들이 통행하고 있고, 앞으로 재활용을 위한 진·출입 계단 등 기반시설 공사까지 이어지는 마당이어서 시민들과 인근 상가 주민들은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문제가 드러나면 안전진단을 실시할 수 있다고 한다. ‘사후약방문’식이다.

지난 95년 강운태 시장이 관선이었던 당시 민간사업자와 맺은 협약을 보면 안전도 검사를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그것도 전문기술 용역업체 또는 전문가에게 용역을 주어 실시토록 했다.

무엇보다 안전에 신경 썼다는 것인데, 식물재배시설을 추진하는 지금에는 앓던 이 빼내 듯 ‘용도전환’에만 집착하는 모습이다.

입안 때부터 논란이 일었던 서방지하상가는 시장이 몇 번 바뀌었음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은 대표적인 골칫거리다. 이제야 활용방안을 찾았다며 결코 반길 일만은 아닌 듯 하다.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항간의 염려가 있다면 이를 말끔히 털어내고 사업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 형식적인 점검은 안된다. 철저하게 안전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신중해서 해가 될 리 만무하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넌다’는 속담도 있지 않던가./kim777@kjdaily.com 김종민
정치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