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홈피 오류’ 누구 책임인가 노병하 정치부 차장대우

2012년 06월 25일(월) 00:00

지난 19일 본보 1면 ‘제 6대 광주시의회 전반기 성적표 <상>시정질문’ 편이 보도되자 광주시의회가 발칵 뒤집혔다. 몇몇 시의원들은 기자에게 “왜 내 건수가 이렇게 적냐”고 항의했고 그중 어떤 의원은 “누구는 100건이 넘는데 누구는 왜 10건 이하냐”며 기사의 의도를 의심했다.

이에 ‘일부 의원에게 확인을 했고 공식 통계자료를 인용했다’고 답했더니 시의원들은 ‘어디서 나온 자료냐’고 되물었다. ‘광주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라고 답하자 항의는 수그러드는 듯 했다.

필자는 이번 기사를 위해 홈페이지 공개자료를 검토할 때 일부 의원들이 다소 많은 건수가 집계된 것과 관련 시정질문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해석, 시정질문을 포함해 본회의 발언, 긴급현안질문, 5분자유발언 등으로 파악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추적했다.

이에 홈페이지에 본회의 속기록에 따른 발언횟수가 객관적 데이터로 게재돼 있어 카테고리가 따로 있는 5분자유발언을 제외한 나머지 자료를 참고했다.

그 전제가 없다면 상식적으로 한 의원이 100여건이 넘을 수가 없다. 또 시정질문을 회기별 시의원의 순서대로 돌아가는 1-2건의 공식 질문 횟수만 쓴다면 구태여 회의 속기록을 찾아볼 필요가 없는 일이다.

의원들의 항의가 줄어든다 싶더니 이번에는 의회 사무처에서 전화가 쏟아졌다. 의회 사무처는 홈페이지에 게재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시스템의 부실 운영에 따른 오류로 틀렸으니 ‘오보’라는 것이다. 나아가 통계자료를 인용할 때 왜 의회 사무처에 연락을 하지 않았느냐고 되려 따지고 든다.

그동안 의회사무처에 본회의 속기록 자료를 요청하면 최근 회기를 포함해야 하므로 한달 이상 걸린다는 답변을 해왔다.

광주시의회 홈페이지가 일반 사기업이나 개인의 홈페이지인가? 아니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의 공식 홈페이지다. 더욱이 시의회 홈페이지는 지난 2010년 10월 막대한 세금을 들여 종합 검색 시스템을 도입, 140만명의 광주시민들 누구나 의원별로 회기 중 어떤 발언을 했는지, 어떤 조례를 만들었는지, 시의원 개인별 의정활동을 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공신력이 기본적으로 전제돼 있다. 이것이 아니라면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기관에서 공개한 자료는 하나도 믿을 수 없다는 말이 된다. 나아가 혈세를 헛되이 썼다는 해석까지 할 수 있다.

더 당혹스러운 발언은 관련기사 해명자료 취재 과정에서 나온 “1년 전까지는 이상이 없었다”는 말이다. 1년 동안 시스템이 이상이 있었는데 누구 하나 몰랐던 것이다. 그러다 보도가 되니까 사무처는 부랴부랴 손으로 집계한 새 통계의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항의한 시의원들도 그렇다. 시의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아주 간단히 눈으로만 훑어만 봐도 오류인지 아닌지 알 수가 있는데 전반기 2년 동안 이것에 대한 항의가 단 한건도 없었다. 심지어 모 의원은 “그런 자료가 어디에 있냐”고 되묻는다.

그런데 누구도 확인을 하지 않았다가 보도가 나오자 ‘오류가 발생한 것을 알면서 일부로 썼다’, ‘의도적으로 특정 시의원을 도와주려고 하는 행위다’는 등 곡해하고 항의한다.

자, 다시 한번 짚어보자. 시의원도, 시의회 사무처도 홈페이지 오류를 모르고 있다가 공신력을 신뢰한 기자가 집계 결과를 인용하자 그때서야 난리가 났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가? 시의원, 시의회 사무처 스스로 반문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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