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리고·쑤시고·저리고·먹먹하다면… ■업무관련성 근골격계 질환 무거운 물건 어깨높이 들어 올리는 종사자 자주 발생 작업전 체조·스트레칭 운동 등 꾸준한 예방관리 필요 수술 후 업무복귀 위해 적극적인 재활운동 동반 필수 /정리=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2년 07월 05일(목) 00:00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송한수 교수가 업무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를 상대로 시술하고 있다.

사고성 재해가 아니더라도 신체부담작업으로 인해 발생한 질환이라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적용 대상이 된다. 요추 또는 경추 추간판탈출증, 어깨 회전근개손상, 팔꿈치 외상과염, 손목 수근관증후군, 건초염, 결절종 등 선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근골격계 질환이 업무관련성 질환이 될 수 있다. 업무적인 요인으로 이러한 질환이 발생했다고 생각되면 산업재해요양 신청을 할 수 있다. 또 근로복지공단의 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에서 업무관련성을 인정받으면 치료비와 평균급여의 70%에 해당하는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송한수 교수로부터 업무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요추 추간판탈출증 동반

요추 추간판탈출증은 허리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업무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인데 업무관련성 여부는 근로자가 수행한 허리부담작업의 정도로 판단한다.

무거운 것을 반복적으로 드는 작업, 허리를 숙이거나 비트는 작업, 전신진동에 노출되는 작업이 대표적인 요추부담작업이다.

택배기사, 우편물 취급자처럼 중량물을 드는 횟수가 많거나 간병인들이 환자를 이동시킬 때처럼 불편한 자세로 드는 작업을 수 년간 수행했다면 업무관련성을 인정받는다.

최근에는 어깨 회전근개 손상이 업무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으로 많이 신청되고 있다. 어깨를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어깨높이 이상으로 들어 올리는 작업을 수행하는 종사자에게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질환은 한 번의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기 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인 미세손상이 누적돼 발생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어깨부담작업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랫동안 수행했는지가 업무관련성 인정의 기준이 되고 있다.

◇예방

요추 추간판탈출증과 어깨의 회전근개손상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은 추간판의 파열이나 돌출, 신경의 압박이 동반돼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까지 고려해야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노동현장에서 이처럼 손상여부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질환보다는 결리고, 쑤시고, 저리고, 먹먹해지는 등 근육의 불편감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정상 소견이고, 단순하게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만 하게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태는 업무의 효율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심각한 근골격계 손상으로 발전하기 전단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예방적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예방방법은 과도한 신체부담작업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 중량물을 드는 작업을 장비나 운반도구를 이용하는 작업으로 바꾼다거나, 무리한 힘이 들어가는 작업은 힘을 감소시키는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수원에서 가지치기를 하기 위해 전정가위를 사용하는데 손목과 손가락에 매우 큰 부담을 주어 힘줄이 손상되는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최근에는 전기동력을 사용하는 전정가위가 판매되고 있는데 가지치기 작업이 많다면 이러한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업무효율로 인한 생산성의 증가와 근무손실 및 의료비지출의 감소를 고려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다.

신체부담작업을 개선하면서 함께 해야 할 것은 적극적인 스트레칭 운동이다. 요양원 종사자들은 노인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상당한 신체부담작업을 경험한다. 그래서 근육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직업 중 하나다.

그런데 어떤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해 근골격계 검진을 하는데, 허리와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놀란 적이 있다. 왜 그런지 비결을 물어보니 매일 작업 전에 10분간 체조나 스트레칭을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기적인 스트레칭은 과도한 신체부담작업으로 인해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주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재활과 업무복귀

근골격계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후 증상이 호전돼 업무복귀를 하게 될 때 많은 근로자들은 재발을 우려한다.

재발하게 될 경우 다시 호전되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러다가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기도 한다.

허리나 어깨를 수술을 하고 나서 근육이 경직되고 위축된다. 수술 후 상당기간 관절을 고정해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증의 호전과는 별개로 근력과 유연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재활운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기존의 업무부담을 현재의 근육상태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재손상의 위험성이 커진다.

그러나 많은 업무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자들이 재활운동을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요양기간은 단순히 쉬는 기간이 아니라 업무복귀를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재활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첨언하면, 효과적인 재활운동을 위해서 전문적인 운동지도사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도 움 말
송한수 교수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정리=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