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병] 거북선 제작 해전 영웅 ‘우뚝’ 광주시.전남도 공동기획 구국 항쟁의 횃불, 호남 의병(17) 제2부 이순신의 이름으로 - 임란 승리 주역 나대용 각종 첨단무기 개발…노량대첩 등 혁혁한 공 나주 오륜마을 소충사서 발명정신·충절 기려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2012년 08월 20일(월) 00:00

나주 출신 나대용 장군은 탁월한 전투무기인 거북선을 건조해 임진왜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나대용 장군을 모신 사당인 나주 문평면 오룡리 소충사 앞에 장군의 동상과 거북선 조형물이 금빛 옷을 입은 채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알림=본보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임진란과 이후 광주·전남 의병활동과 전적지, 의병장 등을 발굴해 본란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062-650-2060



충무공 이순신은 조선시대 최고의 영웅으로 손꼽힌다.

그는 군함 수 ‘13대 133’이라는 절대적인 열세 속에서도 임진왜란 전승을 거뒀던 기적 같은 사건의 주인공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업적은 이순신 장군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일까?

임진왜란 최고의 선봉장이자 돌격장 정운, 임진왜란 첫 해전부터 최후의 현장 노량해전의 숨은 공신 송희립, 80세의 나이로 참전했던 해전의 명장 정걸 등 수많은 참모들이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거북선 건조의 핵심 책임자였던 체암 나대용(1556-1612) 장군은 빼놓을 수 없는 충무공의 일등 조력자다.

나대용 장군은 호남에서도 의병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됐던 의향 나주 출신이다.

장군은 임진왜란때 충무공 막하에서 거북선 건조에 전력을 기울인 실질적인 공로자로, 조선의 대표적인 과학자이자 발명가였다.

1556년 나주 문평면 오룡리에서 태어난 장군은 본래 문장이 뛰어나 문인이 되려 했으나 1583년 선조때 훈련원 별시에 응시해 병과에 합격했다. 이후 고향에서 10여년간 거북선에 대해 연구에 몰입했다.

초가 형태로 복원된 나대용 장군 생가.

그는 마을 앞 방죽골에서 첫 시험을 성공하고,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1년 전인 1591년 전라좌수영(지금의 여수) 수사로 있는 이순신 장군을 찾아가 그동안 자신이 연구한 거북선의 설계도를 보이며 국방에 대한 계책을 말하면서 충무공 수하로 들어갔다.

충무공은 나대용 장군을 가까이 두고 거북선 건조는 물론 모든 전투 장비의 준비 계획과 추진에 참여시켰고, 나 장군은 임진왜란때 거북선 3척을 처음으로 진수했다.

거북선은 당시 왜군의 주요 전술인 등선육박 전술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고성능 전투무기였다.

각종 첨단무기를 개발한 나대용 장군은 충무공과 함께 사천승첩을 비롯해 당포전, 당항포전, 견내량전, 안골포전, 노량대첩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1592년 옥포해전에서는 유군장 직을 맡아 왜적의 대선 2척을 격파했으며, 사천해전에서는 분전 끝에 총탄을 맞아 부상을 입었고, 한산도 해전에서도 교전중 다치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1594년 강진현감에 올랐고, 이어 금구, 능성, 고성의 현감을 잇따라 지냈다.

1610년 광해군때에는 남해현령으로 있으면서 ‘해추선’이라는 쾌속선을 고안해 건조했고, 이듬해에는 경기수군을 관할하는 교동수사 자리에 올랐으나 전쟁에서 입은 부상이 재발해 부임하지 못하고 1612년 1월 29일 숨을 거뒀다.

소충사 내 묘정비.

문평면 오룡리 오륜마을에는 장군의 생가가 초가 형태로 복원돼 있다. 이 초가에서는 대대로 후손들이 살다가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새로 단장했다.

생가는 남향으로 정면 4칸, 측면 1칸으로 돼 있다. 원래의 모습인 초가로 보존되고 있으나, 양쪽 끝 칸에는 다시 고친 흔적이 보이며 원래는 4칸 집이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장군의 묘소는 생가가 있는 마을에서 3㎞ 정도 떨어진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생가와 가까운 곳에는 장군을 모신 ‘소충사’라는 사당이 있다.

소충사의 정면에는 장군이 거북선을 만들어 시험했다는 방죽이 있는데, 지금은 논으로 경작되고 있다. 또한 소충사 앞에는 장군의 동상과 거북선 조형물이 나란히 금빛 옷을 입은 채 위풍당당하게 세워져 있다.

소충사는 장군의 발명 및 조선 기술의 창의적인 정신을 기리고자 매년 4월 21일 과학의 날에 진해 해군 나대용함의 승조원 및 군악대가 참여한 가운데 추모제를 모시는 곳이다.

소충사는 1975년 건립해 금성나씨 문중에서 관리했으나 현재는 문중의 노령화 등으로 인해 사당 주변 수목 등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나주시와 (사)체암나대용장군기념사업회는 현재 소충사 정비와 방죽골 복원, 과학관 설립, 인근 한옥관광단지 조성 등의 기념사업을 장기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한편 해군은 장군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국내에서 8번째로 건조된 잠수함을 ‘나대용함’이라 명명했다. 나대용함은 거북선의 후손임을 자처하 듯 60m 크기에 1천400톤 규모로 40여명의 승조원이 승선, 50여일 동안 해상에서 작전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글=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