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빚 1천조원에 육박한다는데 오성수 논설위원 /star555@kjdaily.com |
| 2012년 08월 28일(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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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올림픽이 끝나자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극심한 경제 위기와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서인지 정치나 정치인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산층의 자신감이 무너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보면 전국 성인 남녀 1천1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의 절반인 50.1%는 자신이 저소득층이라고 답했다. 또 국민들의 98%는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국민들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느끼는 의식이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산층이 엷어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구조가 취약해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 명목자산가치는 수억원에 이르지만 월급을 다 털어서 빚을 갚아야 하는 하우스푸어, 빚에 허덕이면서도 교육비는 과다하게 지출하는 300만명에 이르는 ‘교육 빈곤층’(에듀푸어)이 대표적이다.
더 절망적인 것은 이들에게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후 대책은 커녕 당장의 생계대책 마련도 버겁다.
물론 가난을 남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역경을 극복해 부자가 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자력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크다.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양극화를 해소하고, 열심히 일하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예측 가능하도록 안정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역량이다. 역대 대선 후보들도 이를 잘 알기에 저마다 경제공약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비중 있게 제시한다. 그러나 지키지 못할 공약으로 오히려 신뢰를 잃은 사례도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는 대선 경제공약으로 ‘747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무능과 정책부재로 실업자는 급증하고 각종 실물경제는 최악이다. 그래서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기대에서 실망을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
그런 이명박 정부를 대신할 새로운 후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직 야권의 대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경제공약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번에는 유난히 경제민주화가 화두다. 여·야가 대선에서 경제정책 대안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서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혈안이다. 마치 경제민주화가 경제 난국을 극복할 최고의 대안이나 되는 듯 하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조국 서울대교수는 “우리 사회가 정치민주화는 이뤘으나 경제민주화는 ‘전혀’ 이루지 못했다”며 “압축적 경제성장 이후 노동과 복지의 압축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라고 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재벌개혁 대신 그 핵심으로 제시한 보편적 복지제도의 확립을 주문했다.
이처럼 경제민주화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고 정의가 명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재벌개혁과 공정한 경쟁 등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경제민주화는 국민적인 체감도가 낮다는 의견이 많다. 경제정책은 명확하고 누구나 쉽게 공감해야 하는데 경제민주화는 너무 추상적이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 정당학회가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이 우선해야 할 정책질문’을 묻는 질문에도 19.9%가 경제성장, 16.6%가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경제발전과 성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피부에 와 닿는 경제위기 해결 정책이다.
경제민주화도 좋지만 일자리를 늘리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생활물가와 교육물가를 잡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원하고 있다. 당장 지난 2분기 기준 가계빚이 922조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라고 하는데 정말 큰 걱정이다. /star555@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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