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겸손한 자세로 지역민과 소통하겠다” 김현웅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범죄피해자 권익·안전 보장 업무시스템 구축 형사조정제 활성화 고품격 법률서비스 제공 보해저축은행 부정대출 등 주요 사건 진실규명 사회적 약자 배려로 신뢰받는 검찰상 확립할 터 대담=박준수 편집국장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2년 09월 03일(월) 00:00

/사진=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

종종 언론에서 검찰은 ‘검(劍)’에 비유된다.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그 엄중함과 단호함을 ‘검(劍)’에 빗댄 것이다. 부정부패 척결과 인권보호에 첨병역할을 해온 검찰은 그동안 ‘따뜻함’ 보다는 ‘차가움’에 가까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검찰이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한 개혁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따뜻함’이 느껴지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변화는 광주 검찰에서도 뚜렷이 체감할 수 있었다. 지난달 30일 태풍 ‘덴빈’이 물러간 오후에 취임 40일째를 맞은 김현웅 광주지검장(사법연수원 16기)과 인터뷰를 가졌다. 훤칠한 키에 호남형의 풍모가 느껴지는 김 지검장은 취미생활로 유화(회화)와 사진촬영을 즐기는 ‘부드러운 남자’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는 고향에 대한 애정을 유독 강조했다. 선친 김수 변호사에 이어 법조인 2세로서 고향에서의 처신이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역민과의 폭넓은 소통을 통해 공명하고 정의로운 사회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김 지검장으로부터 검찰의 시대적 소명과 지역사회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들어본다./편집자註


▲먼저 고향에서 중책을 맡으신 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프로필 ▲1959년 5월 4일 고흥 출생 ▲광주제일고·서울대 법학과·동 대학원 졸업 ▲사법연수원 16기 ▲부산·서울지검 검사 ▲광주지검 특수부장 ▲서울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감찰기획관 ▲인천지검 1차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부산고검 차장 ▲춘천지검 검사장 ▲서울서부지검 검사장 /사진=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

-저는 고흥에서 태어나 순천에서 초등학교를, 광주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또 지난 1992년부터 2년간 목포지청 검사로 재직한데 이어 2001년에는 광주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하는 등 광주·전남지역민들과 상당기간 함께 생활을 해 왔습니다.

여기에다 지난 7월에 이곳 고향에서 검사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져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정겨운 산하와 익숙한 거리, 낯익은 얼굴들을 다시 보니,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왔다는 실감이 납니다. 섬기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고향인 광주·전남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더욱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평소 검찰상과 향후 광주지검 운영방침은.

-검찰의 기본 임무는 법질서 확립과 부정부패 척결, 국민의 인권보장 등을 통해 자유롭고 안정된 민주사회를 구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검찰의 임무는 국민이 검찰의 업무처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신뢰할 때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국민이 검찰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그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다면 국민의 신뢰는 당연히 뒤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도 검찰 구성원들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맹자가 남기신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는 글귀가 있는데, 하늘과 땅의 도움이나 외형적으로 좋은 조건이 인화보다 못하다는 뜻이라 합니다.

이에 한 점 의혹없는 제대로 된 수사, 적법절차를 통한 인권보장, 직원 간 인화단결을 광주지검 운영방침으로 정했습니다.

특히 조직의 단결은 인화단결에서 비롯된 만큼, 직원들 모두가 따뜻한 칭찬과 격려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아껴주는 조직을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수사시스템과 환경을 과감히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이에 대한 복안이 있으신지.

-그동안의 수사시스템은 범죄자의 적발과 처벌에 중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자의 처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범죄피해자 보호와 지원입니다. 범죄피해자의 권익과 안전을 보장해주는 업무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 당사자간의 법적분쟁뿐만 아니라 감정적 앙금까지 말끔하게 해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형사조정제도를 더욱 활성화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찰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사건관계인이나 민원인에게 품격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피의자에 대한 고소사실 통지 및 고소장 사본 송부제도, 사건처리전에 고소인의 자료제출 및 진술기회 보장제도를 더욱 강화하고 변호인이나 민원인의 불만이 많은 기록열람·등사에 대한 개선방안 등을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수도 광주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한 검찰의 역할은.

-광주는 남도의 정신이 담긴 문화예술이 있고, 격년마다 개최되는 비엔날레를 통해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구 도심에 문화의 전당을 건축 중에 있습니다. 진정한 문화수도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활동이 왕성한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며 도시전체가 환경친화적이고 교통 등의 기초질서나 공중질서가 확립돼 있어야 할 것입니다.

검찰도 기초질서 저해사범에 대해서는 사회적 감시와 함께 지속적인 계도와 제재를 통해 광주가 문화수도가 되는데 일조를 하겠습니다.

▲판사와 국회의원을 역임하신 부친께서 평소 강조해온 점이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지.

-선친께서는 늘 서민의 입장,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도움을 주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대적으로 어려움 없이 성장한 자식들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 대해 배려하는 자세가 부족하지 않을까 항상 걱정하신 것이지요.

이러한 선친을 말씀을 유념하고 제가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서민,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해 배려와 법이 허용하는 관용을 베풀도록 노력해왔습니다.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 검찰은 그동안 불철주야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각종 부정부패, 불의와 싸움을 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검찰에 대한 지역민들의 신뢰는 높다고 할 수 없으며 검찰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이 너무나 차갑습니다.

지역민들이 검찰에 대해 시선이 차가운 경우는 그 만큼 정의에 대한 갈망과 검찰 수사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에 광주지검은 그동안 보해저축은행 부정대출사건, 광주 총인시설 입찰비리 사건 등 주요 부정부패 사건을 한 점 의혹없이 말끔히 수사해 진실을 밝혀냈습니다.

지역주민들로부터 필요성과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검찰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이 저의 평소 신념입니다. 검찰이 광주·전남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주민과 소통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께서도 검찰에 대해 애정어린 충고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정리=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