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자동차 산업 어둡다는데… 박연오 논설위원 |
| 2012년 11월 27일(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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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전망치인 4.0%보다 낮고, 가장 부정적으로 예측한 금융연구원 2.8%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은행 등 기관들의 전망치도 거의 3% 중반대로 4%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경제연구단체나 기관들이 내년에 대해 낮은 예상 전망을 내놓으면서 2013년의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곳곳에 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제2의 IMF가 오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내년 산업경기 전망에서 한국의 대표 수출업종인 자동차 산업 역시 경기후퇴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자동차 산업이 후퇴할 것으로 보는 이유로 세계적인 경기부진을 들고 있다. 미국·유럽 등 기존 자동차 시장뿐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도 신차의 구매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파산위기에서 벗어난 탓에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시장은 줄어드는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악순환이 바로 내년도 자동차 시장의 기상도다.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수출하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이미 비상이 걸린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 역시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될 위기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산업의 어두운 전망은 광주지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생산량과 매출이 명실상부한 지역 제일기업인지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IMF 위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는데서다. 또한 기아차 광주공장의 성장 여부는 지역 협력업체의 미래와 광주시 재정 등 각종 경제유발 효과와 직결됨은 엄존의 사실이다. 즉 자동차 산업과 지역경제는 이미 생사고락(生死苦樂)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지 오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경제주체의 눈은 온통 기아차 광주공장에 쏠려있다. 특히 위기상황이 다가오는 작금의 광주공장은 지역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62만대 증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어떠한 위기도 이겨낼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의 여부는 비단 기아차 광주공장 뿐 아니라 지역경제의 위기극복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 기아차 광주공장 증산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위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최소한 증산 프로젝트만큼은 어떠한 쓰나미가 몰려와도 광주공장 노사가 막아낼 수 있는 튼튼한 방파제를 축조한다는 각오로 임해주었으면 한다.
경기가 좋을 때는 어떤 기업이든 잘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가치를 발하는 기업은 바로 위기에 강한 기업이다. 과거 IMF 위기상황 당시 국내 거대기업들이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전철을 기아차 광주공장은 결코 밟아서는 안 된다. 현재 기아차 광주공장이 준비하고 있는 증산 프로젝트는 그런 의미에서 광주공장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모쪼록 기아차 노사가 이 기회를 잘 살려 증산 프로젝트 성공과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금호타이어와 삼성전자 광주공장 역시 지역경제를 이끌어 나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매출증대 등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한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하루빨리 노사가 힘을 모아 회사를 정상화시켜 타이어 업계의 최강자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 지역기업이 스스로 화합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갈 때 지역민의 지역기업 제품사랑도 커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13년을 바라보는 경기전망이 어둡고 암울하다고 하지만, 기아차 광주공장을 위시한 지역기업들 만큼은 사상누각이 되지 않길 간절히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