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쓰나미 ‘학원가’ 덮쳤다 올 광주지역 442곳 폐원…부동산 매물 잇따라 가계 사정 나빠져 허리띠 졸라맨 부모들 늘어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2년 12월 25일(화) 00:00

지독한 경제 불황이 사교육 무풍지대인 ‘학원가’를 덮쳤다.

2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광주지역 학원 442곳이 문을 닫았다. 그야말로 사교육 열풍으로 호황을 누렸던 학원가가 경제 침체 쓰나미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백기를 든 셈이다.

최근 3년간 광주지역 학원 폐원수는 지난 2010년 334곳, 2011년 377곳, 2012년 현재 442곳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경제 침체가 고착화되면서 서민은 물론이거니와 부자들까지 지갑을 닫으면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교육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모들이 ‘자식농사’를 위해 거침없이 투자했던 사교육 시장에 불황이 없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광주 남구 봉선동에 아이 둘을 학원에 보냈던 이모(43)씨는 “남편의 수입으로 아이 두 명의 사교육비를 절반 이상 지출해왔는데, 최근 물가상승과 경제불황을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어 둘째는 학원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구 금호동에서 맞벌이하고 있는 신세대 주부 김모(32)씨는 “그동안 7살짜리 딸 아이를 영어·피아노 학원에 보냈었는데, 최근 물가는 상승하는데 월급은 제 자리여서 피아노 학원은 그만두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을 닫는 학원수가 급증하다 보니, 새로 설립된 수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0년 503곳을 시작으로 2011년 410곳, 2012년 331곳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학원가가 불황의 직격탄을 맞다보니 부동산 매물로 월 200-300개 정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광주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호황기를 누렸던 학원가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정부가 학원의 10시 이후 교습 금지를 실시한 후 학원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광주지역은 취업하지 못한 고급인력들이 개인과외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사교육 시장에도 경쟁이 붙어 학원가는 한마디로 사양사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