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아저씨가 우리 담임이예요” 고흥여중-고흥경찰서 학급담임제로 결연 ‘화제’ 서장이 교장·女청소년계장이 학생부장으로 변신 “학교폭력 비켜” 장기적 유대로 교육효과 기대 /고흥=신용원 기자

2012년 12월 27일(목) 00:00

고흥여중과 고흥경찰서가 ‘경찰관 1일 학교’를 운영하며 학교폭력에 대응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고흥군 제공

“우리 학교 담임선생님은 경찰관 아저씨예요.”

학교폭력과 왕따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학교와 경찰이 손을 잡고 폭력예방에 나서기로 해 화제를 낳고 있다.

26일 고흥여자중학교에 따르면 고흥여중은 지난 24일 고흥경찰서의 14명 경찰관이 참여한 가운데 청소년들의 바른 성장과 학교폭력 예방 교육활동을 위한 ‘경찰관 1일학교’를 운영했다.

이날 고흥여중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든 반에 고흥경찰서의 경찰관을 담임교사로 발령을 냈다.

김치중 경찰서장은 교장으로, 박주용 생활안전과장은 교무부장으로, 하대영 여성청소년계장은 학생부장으로 변신했고, 다른 간부급 경찰관 11명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담임을 맡았다.

전교생을 상대로 김치중 서장의 학교장 훈화 특강과 수사과장의 범죄예방 교육이 이뤄졌다.

또 담임으로 변신한 경찰관들은 각 학급교실에서 준법정신과 학교폭력, 직업과 진로, 인생 경험담, 당부하고 싶은 내용 등 자유 주제로 45분간의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물론 상징적인 의미가 큰 행사지만, 그동안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강사 1명에게 맡겨 집단강의만 해 온 데 비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학교와 경찰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흥여중과 고흥경찰서는 학교현장에서 경찰관들이 학생들과 직접 어울려 함께하는 체험학습 형식의 현장교육으로 학교폭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또 이번 학급담임제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유대를 맺을 수 있는 장기적인 관리방안도 세우기로 했다.

고흥여중 학생회장인 3학년 신유연양은 “낯설고 두렵게만 느껴졌던 경찰관 아저씨들이 자상하고 따뜻한 선생님 역할을 해주시고 친구처럼 상담도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며 “이젠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달려가 도움을 청할 수 있을 것 같이 가깝게 느껴진다”고 반가워했다.

차하준 고흥여중 교장은 “학교폭력은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에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력이 있어야만 예방 효과가 크다”며 “경찰관들도 학교현장의 학생들의 모습을 더 알게 돼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흥=신용원 기자